전년도 동기간 2~5월 대비 일평균 외래 환자수 집계…4.2% 증가
흉부외과·혈액종양내과 등 증가…안과·이비인후과 등 소폭 감소
병원 측 "환자 수 늘리기 위한 개원이 아니어서 큰 의미 부여 안 해"

대한외래 외관(사진제공=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외관(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서울대병원 대한외래가 진료를 시작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대한민국 대표외래로서 '인술제중(仁術濟衆)'을 기치로 본격 오픈한 대한외래는 서울대병원의 고질적인 외래진료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대한외래는 지하에 위치했지만 연면적 4만 7천㎡ 규모로 건설돼 각 진료과 면적이 최대 1.7배 증가했고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약국, 식당, 직원 휴게실 등이 자리해 기존보다 확연히 쾌적한 공간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확장된 외래 공간만큼 서울대학교병원의 외래 환자 수도 증가했을까.

서울대병원이 제공한 데이터를 토대로 대한외래가 개원한 이후 약 3개월간 전년도 동기간 대비 일평균 외래 환자 수를 비교했다.

이번 집계는 2019년 2월 25일부터 대한외래 진료를 시작한 '1그룹'과 일주일 후인 3월 4일부터 추가된 '2그룹'으로 분류해 실시됐다.

1그룹에는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포함되며, 2그룹에는 △알레르기내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감염내과 △신장내과 △외과 △장기이식센터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가 해당된다.

두 그룹 모두 대한외래에서 최초 진료가 시작된 날(1그룹은 2월 25일, 2그룹은 3월 4일)부터 최근(5월 25일 기준)까지 일별 외래 환자수 평균을 계산한 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증감을 도출했다.

계산된 수치는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한 주중 일평균 값이며, 외과는 2018년 5월부터 4개 분과로 나뉘어져 '외과(계)'로 합쳐 분류했다. 
 

성형외과·흉부외과·피부과·혈액종양내과는 늘고 
안과·이비인후과·외과·정신건강의학과는 줄고

집계 결과 1그룹에서는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가 전년 동기간 대비 외래 환자수가 증가했고 2그룹에서는 알레르기내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신장내과, 장기이식센터, 비뇨의학과의 환자수가 늘었다.

두 그룹을 통틀어 흉부외과가 23.4%(79.3명→97.9명)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그 뒤를 혈액종양내과 21.7%(31.1명→37.8명), 피부과 18.9%(180.3명→214.3명), 성형외과 9.7%(56.2명→61.7명), 알레르기내과 8.8%(78.3명→85.2명), 장기이식센터 6.7%(49.7명→53.0명)가 잇고 있다.

내분비내과와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비뇨의학과도 1~3%가량 일평균 외래 환자수가 증가했다.

반면 안과와 이비인후과, 감염내과, 외과(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외래 환자수가 감소했다.

특히 대장항문외과, 위장관외과, 간담췌외과 등을 포함한 외과(계)는 일평균 외래환자 수가 278.8명에서 241.1명으로 약 13.5% 줄었고 안과(459.6명→424.6명)와 이비인후과(152.0명→141.6명)도 각각 7.6%, 6.8%의 외래환자 수 감소를 나타냈다.

이어 감염내과는 약 1.4%(33.8명→33.4명), 정신건강의학과는 5.6%(368.9명→348.3명)까지 외래 환자수가 줄었다.

결론적으로 현재 대한외래에서 진료하고 있는 18개 과의 전년도 동기간(2~5월) 대비 외래진료 환자수 평균 증가율은 약 4.2%로 확인됐으며, 진료과 별로 천차만별의 증감을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서울대병원,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기 위한 것 아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대한외래를 오픈하면서부터 강조한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할 전망이다.

즉, 이 기조에 따르면 대한외래로 인한 외래 환자 수의 변화는 서울대병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실제로 대한외래의 준비단장을 맡았던 서울대병원 김연수 진료부원장(신장내과)은 환자들이 기존 외래 공간에서 느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복잡·다양한 치료 기재들과 서비스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대한외래를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 조영민 대외협력실장(내분비내과) 또한 대한외래의 목표가 수익이나 외래 환자 수 증가에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조영민 실장은 "대한외래를 오픈한 목적이 환자를 더 많이 보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은 누차 강조한 부분"이라며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이지 수익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환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외래를 확장한 것이 아닐뿐더러, 장차 외래진료 공간이 더 넓어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조 실장의 설명이다.

조영민 실장은 "실질적으로 의사가 늘어난 것도, 진료세션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며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원한 것이라 외래 환자 수 증가 혹은 감소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외래는 환자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외래진료의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름없는 병원'을 구현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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