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9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EAS 2019의 Late breaking Session에서 연구 결과 공개
벰페도익산/에제티미브 복합제, 스타틴 불내성 환자 LDL-C 조절 혜택 커
인클리시란, 동형접합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가능성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PCKS9 억제제를 잇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대가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신약으로 주목받는 벰페도익산(bempedoic acid)과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임상시험 결과가 26~29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동맥경화학회 연례학술대회(EAS 2019)에서 연이어 공개되면서 유럽 심장학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벰페도익산은 에제티미브와 조합한 고정용량 복합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인클리시란은 동형접합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두 편의 연구 결과는 27일 Late Breaking Session에서 발표됐다. 

벰페도익산, 에제티미브 '짝꿍'으로?

벰페도익산은 에제티미브 짝꿍으로 부상했다. 벰페도익산/에제티미브 고정용량 복합제로 스타틴 불내성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 3월 발표된 CLEAR Wisdom 연구를 통해 벰페도익산이 스타틴 불내성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혜택을 입증한 데 이어 얻은 성과다. 

미국 베일러의대 Christie M. Ballantyne 교수팀은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을 더 낮춰야 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벰페도익산/에제티미브 고정용량 복합제를 투약했을 때 추가적인 혜택이 나타나는지 평가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치료를 받았지만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았고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또는 이형접합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이며 LDL-콜레스테롤이 2.6mmol/L(약 101mg/dL) 이상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동반했고 LDL-콜레스테롤이 3.4mmol/L(약 131mg/dL) 이상 중 한 가지에 해당하는 환자 301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평균 LDL-C 콜레스테롤은 3.87mmol/L(약 150mg/dL)였다. 

전체 환자군은 △벰페도익산 180mg/에제티미브 10mg 고정용량 복합제 복용군(복합제군, 86명) △에제티미브 10mg 단독군(에제티미브군, 86명) △벰페도익산 180mg 단독군(벰페도익산군, 88명) △위약군(41명)에 2:2:2:1 비율로 무작위 분류돼 12주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평가한 LDL-콜레스테롤 변화율로, 복합제군과 에제티미브군, 벰페도익산군, 위약군을 각각 비교했다. 

분석 결과, 복합제군의 LDL-콜레스테롤 변화율이 다른 치료군보다 유의미하게 더 컸다. 

등록 당시와 비교해 치료 12주째 평가한 LDL-콜레스테롤은 복합제군이 36.2%, 에제티미브군이 23.2%, 벰페도익산군이 17.2% 감소해, 복합제군에서 변화율이 가장 컸다(모두 P<0.001). 이와 달리 위약군의 12주째 LDL-콜레스테롤은 등록 당시보다 1.8% 증가했다(P<0.001).

게다가 복합제군의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도 다른 치료군보다 의미 있게 더 감소했다. 12주째 hs-CRP는 등록 당시보다 △복합제군 35.1% △에제티미브군 8.2%(P<0.05) △벰페도익산군 31.9%(P<0.05)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21.6% 늘었다(P<0.001).

이와 함께 비HDL-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Apo B 등을 평가한 2차 종료점도 복합제군이 다른 환자군보다 치료 혜택이 나타났다. 이상반응은 모든 치료군에서 유사하게 보고됐다.

Ballantyne 교수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을 기반으로 벰페도익산/에제티미브 복합제를 복용한 환자군은 벰페도익산 또는 에제티미브만 투약한 환자군보다 LDL-콜레스테롤을 의미 있게 낮출 수 있었다"며 "또 복합제의 내약성도 우수했다"고 강조했다.

인클리시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등극할까

인클리시란은 희귀난치질환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ORION-2 예비연구 결과, HoFH 환자에게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과 함께 인클리시란을 투약하면 LDL-콜레스테롤을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PCSK9 단백질 합성을 저해할 수 있었다.

단 이번 연구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계획, 내용, 방법 등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소규모로 진행한 예비연구로, 향후 발표될 대규모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HoFH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Frederick Raal 교수팀은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만으로 L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 추가 치료가 필요한 HoFH 환자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오픈라벨로 진행된 연구에는 HoFH를 진단받았고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받고 있는 △50대 남성(환자 A) △46세 여성(환자 B) △23세 여성(환자 C) △29세 남성(환자 D)이 포함됐다.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은 각각 14.0mmol/L(약 541mg/dL), 14.2mmol/L(약 549mg/dL), 15.9mmol/L(약 615mg/dL), 4.9mmol/L(약 189mg/dL)였다.

전체 환자에게 인클리시란 300mg을 치료 첫날과 90일에 피하주사했다. 1차 효능 종료점은 등록 당시 대비 치료 90일 및 180일에 평가한 LDL-콜레스테롤 변화로 정의했다. 

최종 결과, 90일, 180일에 각각 평가한 LDL-콜레스테롤은 등록 당시 대비 △환자 B 11.7%, 32.7% △환자 C 33.1%, 37% △환자 D 18.5%, 17.5% 감소했다.

반면 환자 A의 LDL-콜레스테롤은 오히려 등록 당시보다 90일에 14.3%, 180일에 3.3% 증가했다. 인클리시란으로 치료 혜택이 나타나지 않은 이 환자는 과거 에볼로쿠맙, 알리로쿠맙 등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았지만 LDL-콜레스테롤 조절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인클리시란과 관련된 이상반응 또는 주사부위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Raal 교수는 "HoFH 환자 치료 시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 인클리시란을 추가하면 LDL-콜레스테롤을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PCSK9 단백질 합성을 억제할 수 있음을 예비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를 근거로 현재 HoFH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HoFH 환자에서 인클리시란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이 지난 2월 시작됐다. 현재 환자 모집 중으로 2021년 6월 연구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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