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단체서 개선 요구 목소리 높고 연구자들도 한계점 존재 인정
신현웅 보사연 보건정책실장, 종별가산·상대가치·기본진료료 등 연계 연구 예고
2~3년 후 새 모형 적용 목표…가입자·공급자 간 공론화 중요성도 강조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2020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일정이 절반가량 지난 가운데 이번 협상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를 꼽으면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SGR, Sustainable Growth Rate)'이다.

SGR모형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관계자들은 지난해 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제도발전협의체'를 구성·운영했음에도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수가협상에도 'SGR모형'이 적용된다. 

단지 공급자부터 연구자, 건보공단까지 현 'SGR모형'의 한계에 대한 공감대는 예년보다 강하게 형성된 모양새여서 2020년도 수가협상 이후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할 부분이다.
 

공급자단체들의 'SGR모형'에 대한 비판은 올해도 진행형

매년 SGR모형의 문제점으로는 △거시지표에 따른 격차 △목표진료비 산출시 적용기준 시점에 따른 격차 △산출결과의 실효성 △누적개념 장기간 사용 시 과대·과소 편향 등이 지적돼 왔다.

이와 관련 대한병원협회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진료비가 증가한 상태에서 SGR모형은 병원급에 불리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피력했다.

SGR방식은 진료비 변동 차이를 기준으로 유형별 수가 인상률을 추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SGR방식을 비롯해 추가재정소요분(밴드) 안에서 유형별로 인상률을 정하는 현행 수가협상 방식으로는 적정 수가 인상요인을 반영하기 힘들다"며 "건보공단이 문제를 인식했다면 실제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수가협상에서 기댈 곳이 환산지수 하나밖에 없다며 SGR모형의 근본적인 개선·보완을 요구했다.

한의협 김경호 수가협상단장은 1차 협상이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오로지 기댈 곳이라고는 환산지수 밖에 없는 한의유형에 현 SGR모형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1차 수가협상 이후 SGR모형에 대한 불만을 일부 제기했다.

치협 마경화 수가협상단장은 "수가협상 모델로서 SGR모형이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도 맞다"며 "이번 수가협상 기간에 새로운 모형에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일찍 노력해서 바꿨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SGR모형 중·장기적 개선방안 마련 연구 시작…공론화 과정도 중요

이 같은 공급자단체들의 비판과 불만에 연구자들도 공감을 표하고 있다.

특히 SGR모형의 중·장기적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실행과 동시에 지속적인 공론화 과정이 함께 진행돼야 개선 모형의 빠른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책임을 맡은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실장은 현 SGR모형이 앞으로 2~3년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단지 환산지수에 국한된 SGR모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상대가치, 종별가산, 기본진료료, 의료전달체계 등을 연계한 중·장기 개선모형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현웅 실장은 "단기적인 SGR모형 개선만으로는 의원과 병원 간 수가역전현상 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환산지수, 종별가산, 기본진료료,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과 통합해 큰 틀에서의 개선모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2020년도 수가협상 제1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장면
2020년도 수가협상 제1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장면

이에 신 실장은 앞서 진행된 'SGR모형의 개선방안 연구'에 이어 오는 6월부터 중·장기 개선모형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될 계획임을 밝혔다. 

신 실장은 "기존의 환산지수 연구가 'SGR모형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까지 내놓는 것이었다면, 6월부터 진행될 후단 연구는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즉, 2022년 혹은 2023년을 목표로 상대가치, 환산지수, 종별가산, 기본진료료 4대 요소의 가중치를 면밀히 분석해 통합 개선 모형을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당분간(2~3년) 현 SGR모형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현웅 실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신 실장은 개선모형 마련과 별도로 공급자와 가입자 간의 공론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공급자와 가입자 간에 내린 결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문제점 인식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됐다면 공론화를 통해 개선 모형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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