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사' 전문가 미팅서 세브란스병원 천재희 교수 발표
천재희 교수 "관해유도뿐 아니라 유지치료에도 저용량보다 표준·고용량 효과적"

세브란스병원 천재희 교수(소화기내과)는 16일 열린 '제1회 펜타사 전문가 미팅'에서 국내외 궤양성 대장염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세브란스병원 천재희 교수(소화기내과)는 16일 열린 '제1회 펜타사 전문가 미팅'에서 국내외 궤양성 대장염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도~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5-아미노살리실산(5-aminosalicylic acid, 5-ASA) 제제가 치료 용량을 증량해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고 치료 효과는 더 좋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외 가이드라인도 5-ASA 제제 저용량보다는 표준용량 또는 고용량을 우선 권고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브란스병원 천재희 교수(소화기내과)는 16일 열린 '제1회 펜타사 전문가 미팅'에서 국내외 궤양성 대장염 가이드라인을 리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천 교수가 제시한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종합하면, 과거와 비교해 경도~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5-ASA 제제 권고 용량을 높이고 있다.

2019년 미국소화기협회(AGA) 가이드라인은 경도~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 치료 시 5-ASA 제제 저용량(1일 2g 미만)보다는 관해유도 용량으로 고용량(1일 3g 이상)을, 관해유지 용량으로 표준용량(1일 2~3g) 이상을 권고했다.

2017년 대한장연구학회 염증성장질환 연구회가 발표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서도 2012년 저용량을 권장했던 것과 달리 관해유도 용량으로 1일 2.4g 이상, 유지 용량으로 1일 2g 이상을 사용하도록 했다. 

천 교수는 "많은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경도~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관해유도에 5-ASA 제제 저용량보단 표준용량과 고용량의 효과가 더 좋다고 나타났다"며 "또 차이는 크지 않지만 고용량이 표준용량보다 효과가 약간 더 우월했다.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환자에게는 5-ASA 제제 용량을 조금 더 늘리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ASA 제제 관해유지 용량도 AGA의 경우 저용량보단 표준용량이 더 우월하다고 명시했고,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1일 2g 이상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경도~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 초치료에 5-ASA 경구제제 단독요법보다는 경구제제와 국소제제(rectal) 병합요법 치료 효과가 우월하며, 관해유지 역시 단독요법보단 병합요법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병합요법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울러 원위부(distal) 궤양성 대장염 환자 치료 시 5-ASA 경구제제 또는 국소제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효과가 더 뛰어난 국소제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게 천 교수의 전언이다. AGA 가이드라인에는 5-ASA 국소제제가 경구제제보다 관해유도 및 유지에 더 우월하다고 명시돼 있다. 

천 교수는 "국내 가이드라인은 초치료로 5-ASA 제제 투여를 권고하면서 관해유지에는 5-ASA 경구제제를 우선 권장했으며  5-ASA 국소제제도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며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환자가 5-ASA 국소제제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고 순응도가 좋다면 국소제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스테로이드 국소제제가 5-ASA 국소제제보다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5-ASA 제제가 초치료에 우선 권장되며 관해유지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관해유도뿐 아니라 유지 치료에도 저용량보다는 표준용량과 고용량이 더 선호된다"며 "또 5-ASA 제제 단독요법보단 병합요법의 치료 효과가 조금 더 좋고, 원위부 궤양성 대장염 환자 치료에는 경구제제보단 국소제제가, 스테로이드보단 국소제제가 더 좋다고 정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5-ASA 제제는 고용량일수록 약제 크기가 커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물이나 주스에 현탁 가능한 5-ASA 제제도 있어, 환자에 따라 현탁제제를 처방해 복약 순응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천 교수는 "5-ASA 제제는 약제 크기가 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 수가 많아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환자에게 5-ASA 제제가 체내에 흡수되는 약이 아닌, 장 점막을 코팅해 장 점막에만 작용하고 상당 부분 대사되지 않고 체외로 빠져나간다고 설명하면 복약 순응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이를 환자에게 안내해주면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어 "의도적으로 약물 비순응을 보이는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환자에게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치료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라며 "의료진과 환자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치료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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