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심한 중증 COPD 환자, 흡입치료와 병행해도 악화 예방 효과 나타나지 않아
ATS 2019에서 GALATHEA·TERRANOVA 임상 3상 결과 공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천식치료제 벤랄리주맙(benralizumab, 제품명 파센라)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중등도~심한 중증 COPD 환자를 대상으로 벤랄리주맙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기존 흡입치료에 벤랄리주맙을 추가해도 COPD 악화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COPD 환자의 혈중 호산구 수치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17~22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흉부학회 연례학술대회(ATS 2019)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5월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벤랄리주맙은 호산구의 인터루킨(interleukin)-5α 수용체와 직접 결합해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유인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인간화 단클론항체 제제다.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증 호산구성 천식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어 벤랄리주맙이 천식뿐 아니라 COPD 악화를 경험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검증하고자 이번 두 가지 임상 3상이 진행됐다.

GALATHEA와 TERRANOVA로 명명된 임상 3상에는 호산구성 염증을 동반했고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2제 또는 3제 흡입치료에도 불구하고 COPD 악화를 경험한 중등도~심한 중증 COPD 환자 약 3000명이 모집됐다(GALATHEA 연구 1120명, TERRANOVA 연구 1545명). 혈중 호산구 수치가 220cells/μL 이상인 환자와 그 미만인 환자 비율은 2:1이었다. 

모든 환자는 4주 간격으로 위약 또는 벤랄리주맙을 투약하는 준비기간(run-in period)을 가진 후 벤랄리주맙 치료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GALATHEA 연구에서 벤랄리주맙 치료군은 30mg 또는 100mg을 투약받았고, TERRANOVA 연구의 벤랄리주맙 치료군은 10mg, 30mg 또는 100mg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는 56주간 이뤄졌고, 벤랄리주맙은 8주 1회 간격으로 피하주사했다. 

최종 결과, 벤랄리주맙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연간 악화율이 개선되지 않았다.

GALATHEA 연구에서 확인된 연간 악화율은 벤랄리주맙 30mg 치료군 1.19건(95% CI 1.04~1.36), 100mg 치료군 1.03건(95% CI 0.9~1.19)이었다. 위약군은 1.24건(95% CI 1.08~1.42)으로 조사됐다.

이를 바탕으로 위약군과 벤랄리주맙 치료군의 연간 악화율 비율비(rate ratio)를 평가한 결과, 벤랄리주맙 30mg 치료군이 0.96(P=0.65)으로 COPD 악화 예방 효과는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벤랄리주맙 100mg의 비율비는 0.83(P=0.05)으로, COPD 악화 예방 효과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TERRANOVA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TERRANOVA 연구에서 연간 악화율은 벤랄리주맙 10mg, 30mg, 100mg 치료군 또는 위약군이 각각 0.99건(95% CI 0.87~1.13), 1.21건(95% CI 1.08~1.37), 1.09건(95% CI 0.96~1.23), 1.17건(95% CI 1.04~1.32)이었다.

위약군과 비교한 비율비는 벤랄리주맙 10mg 치료군 0.85(P=0.06), 30mg 치료군 1.04(P=0.66), 100mg 치료군 0.93(P=0.40)으로, 위약군 대비 의미 있는 COPD 악화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56주째 평가한 연간 악화율 역시 벤랄리주맙군과 위약군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여성병원 Bartolome R. Celli 박사는 "두 연구를 종합한 결과, 흡입치료를 받고 있으며 COPD 악화를 경험한 중등도~심한 중증 환자에게 벤랄리주맙을 추가하더라도 용량에 관계없이 연간 악화율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COPD 악화를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를 찾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함께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새로운 치료제 관련 연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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