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팀, 건보공단 기반 리얼월드 결과 발표
전체 예후는 차이 없어…위장관 출혈 위험 관련 일부 하위분석에서는 에독사반 승기 잡아
최의근 교수 "후발주자 에독사반, 리바록사반과 예후 유사…안심하고 처방 가능"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1일 1회 용법인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 리바록사반(제품명 자렐토)과 에독사반(제품명 릭시아나)의 첫 맞대결 성적표가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등을 평가한 전체 예후는 두 NOAC이 대동소이했다. 

다만 일부 환자는 에독사반 복용 시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이 낮아, 환자 특징에 따라서는 에독사반 우선 처방을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리바록사반과 에독사반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리얼월드 결과를 Scientific Reports 지난달 30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Sci Rep. 2019 Apr 30;9(1):6690).

후발주자 에독사반, 기존 NOAC만큼 효과적이고 안전할까?

리바록사반과 에독사반은 1일 1회 용법으로 복약 편의성이 높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러나 리바록사반은 2013년도에 국내에 도입돼 임상에서 보편적으로 처방됐던 반면, 에독사반은 2016년 2월 국내에 들어온 후발주자로 최근 처방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상대적으로 임상에서 처방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임상에서는 에독사반이 기존 NOAC 대비 어느 정도 효과를 가지고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상황.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복약 편의성이 높은 두 약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진행됐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NOAC 간 첫 헤드 투 헤드(head-to-head)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연구에는 2014~2016년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항응고제 치료 경험이 없었던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리바록사반을 복용한 1만 2369명(리바록사반군)과 에독사반 치료를 받은 4123명(에독사반군)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등록 당시 전체 환자군의 중앙값 나이는 72세, CHA2DS2-VASc 점수는 3.3점이었다. 리바록사반군(51.2%)과 에독사반군(56%) 모두 절반 이상이 저용량을 복용했다.

연구팀은 리바록사반군과 에독사반군을 3:1로 성향점수 매칭해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허혈성 뇌졸중+두개내출혈+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예후 등 6가지 평가지표를 비교했다.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전체 예후는 두 NOAC간 차이 없어

0.8년(중앙값) 추적관찰을 진행한 결과, 에독사반군의 전체 예후가 리바록사반군보다 좋은 경향성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먼저 전체 용량에서 리바록사반군 대비 에독사반군의 각 평가지표 발생 위험은 △허혈성 뇌졸중 4.9%(P=0.782) △두개내출혈 15.6%(P=0.622)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26.8%(P=0.198)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22.5%(P=0.197)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10.1%(P=0.400) △허혈성 뇌졸중+두개내출혈+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9.5%(P=0.334)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저용량 복용군만 비교한 결과 역시 전체 용량과 유사하게 에독사반군의 예후가 좋은 경향성이 나타났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에독사반 도입 후…리바록사반 vs 에독사반 결과는?

그러나 에독사반은 국내에 가장 늦게 도입된 NOAC으로 선발주자인 리바록사반보다 진료현장에서 축적된 처방 경험이 적다. 이에 연구팀은 에독사반이 들어온 2016년 2월 이후를 기준으로 처음 치료받은 리바록사반군과 에독사반군을 매칭해 예후를 비교했다.

6개월 추적관찰 결과, 각 평가지표 발생 위험은 에독사반군이 리바록사반군 대비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30%(P=0.002)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38%(P=0.038)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34%(P=0.027) △허혈성 뇌졸중+두개내출혈+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23%(P=0.005) 등 의미 있게 낮았다. 허혈성 뇌졸중과 두개내출혈 발생 위험은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추적관찰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으므로,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관찰 기간을 연장한 후속연구가 이뤄져야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환자는 '에독사반' 더 좋을 수도?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환자 특징에 따른 하위분석 결과다. 성별,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에 대한 하위분석 결과, 위장관 출혈에 의한 입원 위험을 막는 데에는 에독사반이 승기를 잡았다. 

구체적으로 여성 또는 CrCl이 50mL/min 초과한 환자의 경우, 에독사반군이 리바록사반군보다 위장관 출혈에 의한 입원 위험이 더 낮았다(에독사반군 여성: HR 0.461; 95% CI 0.192~0.936, CrCl 50mL/min 초과: HR 0.455; 95% CI 0.202~0.887).

또 체중 60kg 미만인 환자에서는 에독사반군이 리바록사반군과 비교해 통계적인 의미는 없었지만 위장관 출혈에 의한 입원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경향성이 확인됐다(HR 0.463; 95% CI 0.161~1.060).

최의근 교수는 "아직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위장관 출혈 위험을 놓고 평가했을 때 에독사반이 이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인 것 같다"며 "체중, 성별, CrCl 등 하위분석에서는 에독사반군이 리바록사반군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여성, 60kg 미만, CrCl 50mL/min 초과인 환자에게는 에독사반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고 밝혔다.

국내 데이터 확보…에독사반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을 것

다만 본 연구만으로 리바록사반과 에독사반 중 어떤 약이 더 우월한지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없다.

그럼에도 후발주자인 에독사반이 리바록사반과 비교해 유사한 예후가 확인됐기에, 임상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우려 없이 에독사반을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교수는 "임상에서는 약물을 선택할 때 약물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고 신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에독사반 치료 예후가 리바록사반과 비슷하다는 근거가 된다. 후발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데이터가 확보된 만큼 임상에서는 안심하고 에독사반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하위분석에서는 에독사반군이 리바록사반군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향후 이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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