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혈관질환 환자의 치료에서 베타차단제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첫 세션 좌장은 오용석 교수(가톨릭의대), 한규록 교수(한림의대), 최동주 교수(서울의대)가 맡았으며, 한성욱 교수(계명의대), 한정규 교수(서울의대), 박진주 교수(서울의대)가 각각 강연했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한성욱계명의대 교수계명대동산의료원 심장내과
한성욱
계명의대 교수
계명대동산의료원 심장내과

 Carvedilol의 항부정맥 효과  

심실조기수축(premature ventricular contraction, PVC) 및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VT) 등을 보이는 부정맥 환자에서 carvedilol은 확실한 항부정맥 효과를 나타낸다. Carvedilol의 항부정맥 효과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작용기전으로부터 비롯된다(그림 1).

 

그림 1. Carvedilol의 항부정맥 효과의 다양한 기전
그림 1. Carvedilol의 항부정맥 효과의 다양한 기전

 

Class III 항부정맥 효과

Carvedilol은 amiodarone과 같은 정류형 칼륨 채널 억제제(rectifier potassium channel current inhibitor, Ikr)와 마찬가지로 활동전위(action potential)의 지속기간을 연장함으로써 항부정맥 효과를 나타낸다. 토끼의 심실 근세포에서 Ikr은 칼슘 채널을 억제하여 활동전위의 지속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이러한 Ikr에 의한 치료 효과는 실제 임상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DCM)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임상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에서 carvedilol을 3.125mg-25mg 일주일 간격으로 증량하면서 투여했을 때 심방과 심실에서 활동전위의 지속기간을 반영하는 유효불응기(effective refractory period, ERP)가 길어짐이 관찰되었다.

칼슘 과저장에 의한 칼슘 방출 억제 효과(Anti-SOICR effect)

세포 내 칼슘 농도는 칼슘 유도 칼슘 방출(calcium-induced calcium release, CICR)에 의해 조절된다. 하지만 SOICR(sodium overload induced calcium release, SOICR)은 탈분극과 무관하게 칼슘 과저장에 의해 라이노딘 수용체(RyR2)가 개방되는 병리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때 이완기(diastolic phase)에서의 칼슘 누출을 보상하기 위한 나트륨의 유입은 후탈분극(after depolarization)을 일으킬 수 있고 이것이 부정맥의 주된 원인이 된다. 역치 이상의 후탈분극이 발생하면 조기심실수축(PVC), 심실빈맥(VT)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발활동(triggered activity)이 일어나게 된다. Carvedilol은 이러한 SOICR에 의한 칼슘의 방출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다. 세포 실험 및 동물 모델에서도 carvedilol 유사체는 급격한 세포 내 칼슘 농도의 증가를 방지함으로써 항부정맥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베타 차단제의 베타 수용체 억제 효과는 카테콜아민성 신경 억제 효과도 있지만 세포 내 칼슘 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타 수용체가 자극을 받으면 단백질 인산화효소(protein kinase A) 및 칼슘-칼모둘린 인산화효소(Ca/Calmodulin kinase)가 활성화되면서 인산화가 촉진되어 phospholamban의 활성화 및 라이노딘 수용체(RyR2)의 개방을 일으켜 근소포체 내의 칼슘 과저장 및 그에 따른 SOICR 현상을 유발한다. 부정맥 치료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칼슘 조절을 정상화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주로 사용되는 부정맥 치료제인 flecainide, propafenone, carvedilol 등은 직접적인 라이노딘 수용체(RyR2) 억제제로서의 기전을 가진다. 2018년 업데이트된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근거로 carvedilol이 다른 항부정맥 약제와 같이 abnormal calcium handling에 쓰일 수 있는 약제라고 추가 권고했다.

FOREVER study

FOREVER (EFfects Of CaRvedilol on suppressing the prEmature VEntriculaR complex from outflow tract) Study는 11개의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기관 무작위 임상으로 중간데이타를 분석하였다. 유출로 심실조기수축(outflow tract premature ventricular contraction, OT PVC)이 24시간 모니터링 결과 5% 이상이고, 좌심실 기능은 정상(EF 50% 이상)인 104명의 환자를 모집하였다. Carvedilol SR 8mg, flecainide 50mg bid로 시작 후 2주 간 최대내약용량까지 증량하고 3개월 후 Holter 검사 결과를 추적하였다. 일차결과변수로는 치료 3개월째 24시간 Holter에서 나타나는 심실조기수축(PVC) 정도를 비교하였다. 이차결과변수는 증상 변화 및 부작용이었다. 현재까지 추적한 환자는 총 41명으로 carvedilol군 20명, flecainide 21명이었다. 그 결과 심실조기수축(PVC) 정도가 carvedilol군에서는 13명, flecainide군에서는 16명 감소하였다. 감소 정도를 비교해 보면 반응자(responder)에서는 양 군이 유사했고, 비반응자(non-responder)에서는 carvedilol군이 더 높았다. 증상 점수의 경우 비반응자에서도 carvedilol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심실조기수축 뒤 증상 완화에 있어서 베타 차단제는 도움이 되며, 항부정맥효과는 flecainide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carvedilol은 베타 차단 효과, 직접적인 class III 항부정맥 효과, 자발적 칼슘 방출 억제 효과를 통해 부정맥 치료제로서 기능할 수 있는 약제로, 특히 유출로 심실조기수축(OT PVC) 환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strong>한정규</strong><br>서울의대 교수<br>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한정규
서울의대 교수
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관상동맥질환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  

베타차단제 치료법은 상당히 오래된 치료법이나 일부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어 최근 몇가지 연구들이 진행됐다.

현재의 재관류 시대에도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베타차단제 치료법은 여전히 효과적인가?

GRAND-DES 연구는 다기관에 전향적으로 등록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 레지스트리 5개를 합친 대규모 융합 레지스트리이다. 이 중 17,000명의 적격 환자를 대상으로 베타차단제의 유효성과 적정 용량을 알아보았다. 우선 급성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는데, 베타차단제 투여군은 5,049명, 비투여군은 1,715명이었다. 사용된 주요 베타차단제는 carvedilol 52%, bisoprolol 34%였다.

연구 결과 IPW로 여러 교란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1차 평가항목인 심장사는 비투여군에 비해 베타차단제 투여군에서 70% 감소됐고, 심장사와 심근경색을 합친 비율은 69% 정도 감소돼 베타차단제 투여군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p<0.001). 최근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대규모 레지스트리 연구는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에서 베타차단제의 투약이 여전히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보여준 것이다. .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에서 베타차단제 치료 유익성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도 적용 가능한가?

PCI를 실시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자 3075명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었다. 정도가 포함됐다. 베타차단제 투여군은 1,636명, 비투여군은 1,439여명이었다. 두 군의 환자군 특성은 거의 비슷했으며, 사용한 약제는 carvedilol이 42%, bisoprolol 34%였다.

전체 환자에 대한 분석에서 베타차단제의 투약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초기 발현에 따른 분석 결과에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 비해, 불안정형 협심증,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 ST분절상승 심근경색으로 갈수록 심장사 위험에 대한 베타차단제의 역할이 점점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서 이전의 심근경색이 있었던 환자 또는 만성 심부전 또는 좌심실기능이 40% 미만인 환자들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심장사의 위험률이 유의하게 감소됐다. 따라서 특히 이런 환자에서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서도 베타차단제 투약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겠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베타차단제의 최적 용량은 무엇인가?

베타차단제의 용량에 대한 과거의 연구들은 그 숫자가 부족할 뿐더러, 시술이나 퇴원시점에 1회성으로 조사된 용량을 기반으로 결과를 분석하였다고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매 3개월마다 걱 환자가 복용한 약물 용량을 모두 조사한 다음 이의 평균을 구하여 네 군으로 분류하여 베타차단제 비투여군, 저용량군(최대목표용량의 25% 미만), 중간용량군(최대목표용량의 25% 이상 50% 미만), 고용량군(최대목표용량의 50% 이상)으로 나눴다.

흥미롭게도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중간용량의 투약군에서 심장사, 심장사+심근경색 발생률이 다른 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와 유사하게 최근 심방세동(AF) 환자에서 역시 무작위대조임상연구(RCT)에서 과도한 상향적정으로 부작용 발생에 이르는 고용량보다는 적당한 중간 용량의 투여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반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서는 심장사, 심장사+심근경색 발생률에 대해서 용량에 따른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지만 고용량 투여군에서 예후가 좋은 경향을 보였다.

관상동맥질환에서 일반적인 베타차단제와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는 효과 차이가 있는가?

Carvedilol, nebivolol, labetalol 등의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는 중심혈압 상승, 혈당과 지질대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MIR 연구에 등록된 환자 중, PCI를 실시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와 일반적인 베타차단제의 유용성을 비교하였다. 전체 환자 중 약 7,000명의 환자를 각각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군(n=3,482)과 일반적인 베타차단제군(n=3,645)으로 분류했다. 환자들은 대부분 carvedilol 또는 bisoprolol을 투여 받고 있었다.

임상 결과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에서 심장사가 38% 감소(p=0.028)했다(그림 2).

그림 5. KAMIR 연구 결과
그림 2. KAMIR 연구 결과

심장사 또는 심근경색은 35% 감소(p=0.010), 심장사, 심근경색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은 33% 감소(p=0.003), 심장사, 심근경색 또는 모든 종류의 혈관재개통술은 24% 감소(p=0.026)로 혈관확장 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에서 발생 위험성이 더욱 낮았다.

종합하면 베타차단제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에서 반드시 사용돼야 하며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서는 과거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특히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며 흉통 조절을 위한 1차 약제로 추천된다. 관상동맥질환에서 베타차단제의 최적 용량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에서는 중간 용량으로, carvedilol 6.25mg 1일 2회 또는 16mg 서방형 제제 1일 1회가 추천될 수 있으며,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에서는 고용량이 효과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AMIR, GRAND-DES 연구를 근거로 급성 관상동맥질환에서는 일반적인 베타차단제보다는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가 선호되어야 한다.

 

 

<strong>박진주</strong><br>서울의대 교수<br>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진주
서울의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베타차단제의 어제와 오늘  

울혈성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 CHF),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tress-induced cardiomyopathy, SI-CMP), 박출률 보전 심부전 (HFpEF), 이상의 세 환자군에서 베타 차단제의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울혈성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 CHF)

심부전은 환자가 입퇴원을 반복하고 질환이 만성화됨에 따라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울혈성심부전(CHF)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부종(edema)이다. 부종은 간질공간(interstitium)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이다. 체액의 양은 체액 항상성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세포내액(intracellular fluid, ICF) 및 세포외액(extracellular fluid, ECF) 사이에서 체액의 이동을 결정하는 것은 삼투압이다. 세포외액에서 혈관과 간질액(interstitial fluid) 사이에서 체액의 이동을 결정하는 것은 정수압(hydrostatic presure) 및 삼투압(oncotic pressure)이 존재한다. 정수압은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힘, 삼투압은 혈관 내로 유입하려는 힘을 의미한다. 혈관 내부만 부어 있는 경우 혈역학적 울혈(hemodynamic congestion), 간질 공간까지 부어 있는 경우 임상적 울혈(clinical congestion)로 칭한다.

심부전은 폐부종 및 함요 부종(pitting edema)을 유발한다. 정상 심장의 경우 좌심실의 용적이 증가해도 압력이 거의 증가하지 않는 반면, 수축성심부전(systolic heart failure, SHF) 및 이완성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 DHF)에서는 용적이 조금만 증가해도 압력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때 이뇨제를 사용하면 압력이 감소되면서 부종이 호전된다. 한편 중심정맥압(central venous pressure, CVP)은 실제로 총 체액량과 엄밀한 상관성은 없다. 정상혈량성(euvolemia) 환자에서도 중심정맥압(CVP)은 0일 수도 25mmHg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울혈은 실제 좌심실 과부하(volume overload)보다는 체액의 재분포(volume redistribution)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중심정맥압은 심박출 주기와는 무관하다. 총 체액량과 관계없이 정맥의 수축 또는 이완에 의해 변화되는 긴장용적(stressed volume)에 따라 중심정맥압의 크기가 달라진다.

심부전에서 가장 중요한 베타 차단제는 metoprolol, bisoprolol, carvedilol이다. 좌심실박출률(LVEF) 35% 이하이고, 이뇨제 및 ACE 저해제를 사용 중인 심부전 환자에서 carvedilol 3 또는 metoprolol 을 투여했을 때, carvedilol은 metoprolol 대비 약 17% 더 총사망률을 낮추었다. 특히 carvedilol은 metoprolol, bisoprolol과 달리 비선택적 베타 차단제로서 알파 수용체 차단에 의한 혈관확장 효과를 가지고 있다. 간문맥 고혈압(portal hypertension)에서 carvedilol과 같은 비선택적 베타 차단제 사용 시 내장혈관 확장(splanchnic vasodilation)을 일으켜 긴장용적(stressed volume)이 감소한다. 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carvedilol은 혈관확장성 베타 차단제로서 사용이 권고되어 있다. 신장 관류압(renal perfusion pressure)은 평균동맥압(MAP)에서 신장 정맥압(renal venous pressure)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신장 정맥압은 중심정맥압(CVP) 의존적이다. 또한 심부전 환자에서 신기능 악화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HFrEF, HFpEF의 절반 가량에서 발생한다. 이때 carvedilol은 혈관확장성 베타 차단제로서 신기능 악화(worsening renal function, WRF)를 줄여 준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tress-induced cardiomyopathy, SI-CMP)

심장에는 베타1 수용체 이외에도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베타2 수용체 및 혈관 수축에 관여하는 알파 수용체가 존재한다. 중증 환자에서 갑작스런 심전도 상의 변화, 심기능 이상 등이 발생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tress-induced cardiomyopathy, SI-CMP)이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기전은 카테콜아민에 의한 혈관 수축 및 심근 독성이다.

심장을 이루는 부위 중 심저부(base)에는 신경이 주로 분포하여 노르에피네프린의 영향을 받는 반면, 심첨(apex)에는 호르몬적 경로가 존재해 에피네프린의 영향을 받는다. 이때 심저부에는 베타1 수용체, 심첨(apex) 쪽에는 베타2수용제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생리학적 수준 이상의 에피네프린 분비 시 신호전달의 이동(signal trafficking)에 의해 심저부의 과수축 및 심첨의 풍선(balloon)을 유발한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I-CMP)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한편 이는 패혈증(sepsis)에 의한 심근 위축(myocardiac depression)과 구별될 필요가 있다. 심근 위축(myocardiac depression)의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에 의한 것으로 치료방법으로는 일반적인 쇼크 관리법과 동일하게 수액 공급, 심근수축제(inotrope), 혈관수축제(vasopressor)의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스트레스성 심근병증(SI-CMP)인 경우 카테콜아민 폭풍(catecholamine storm)에 기인하며 베타2 수용체의 신호전달이 주된 경로이기 때문에 심부전의 치료법을 따르며 carvedilol을 쓰는 것이 도움된다.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혈관수축제도 고려할 수 있다.

호전된 심부전(heart failure improved ejection fraction, HFiEF)

베타 차단제는 HFrEF 환자에서는 항상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반면, HFpEF환자에서는 그간의 무작위대조임상연구(RCT) 결과를 종합했을 때 효과가 없었다. 한편 치료 전에는 박출률(EF)이 40% 미만이었다가 치료 후 40% 이상으로 개선된 환자, 즉 박출률 호전 심부전(HFiEF)의 경우 베타 차단제의 사용이 유효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를 분석한 결과, HFrEF, HFmrEF, HFpEF로 환자군을 나누고(그림 3),

그림 6. 좌심실구혈률에 따른 만성 심부전의 분류
그림 3. 좌심실구혈률에 따른 만성 심부전의 분류

1년 뒤 경과에서 박출률(EF)이 개선되는 경우를 박출률 호전 심부전(HF with improved EF, HFrecEF), 유지되는 경우를 지속되는 심부전(persistent HFrEF)으로 분류했다. 4년 추적 결과, 회복된 심부전(HFrecEF)이 가장 예후가 좋았고, 나머지 군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회복된 심부전(HFrecEF) 환자에서 베타 차단제의 사용은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1년 째 약 중단 시 환자 예후는 악화되었다. 다변수 분석 결과에서도 치료 후 박출률 (EF) 40% 이상으로 호전된 HFiEF환자에서 베타 차단제의 사용은 약 40%의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박출률 호전 심부전(HFiEF)에서도 베타 차단제는 충분한 치료 유익을 가지며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혈관확장성 베타 차단제는 심부전 환자에 있어 체액의 재분포에 기여하는 효과를 가지고,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에서도 비선택적 베타 차단제가 더 선호되며, 박출률 호전 심부전(HFiEF) 환자에서도 베타 차단제는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좋다.

 

 Q&A  

Q1. FOREVER 연구에서 유출로 심방조기수축(outflow tract atrial premature constriction)을 억제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A. 환자 증상이 없고 좌심실기능이 정상이며, 심실조기수축(PVC)의 부담이 24시간 모니터링 결과 그리 높지 않다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부담이 10-20% 이상 증가하는 경우 그 자체로 PVC-유도 심근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치료하려고 한다.

Q2. FOREVER 연구에서 carvedilol이 flecainide와 비교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강의에서 말씀드린 Ikr 효과는 class 3의 amiodarone과 동일 효과인데, 실제 좌심실기능 정상인 환자에서는 amiodarone까지는 쓰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기존 데이터가 많은 1C 계열 약제인 flecainide, propafenone이 고려되었고, 그 중 propafenone은 베타 차단 효과가 있어 배제하여 flecainide를 대조군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Q3. 일반적으로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에서는 베타 차단제를 잘 쓰지 않는데, carvedilol은 혈관확장효과가 있으니 써도 되는가? 수축 진행(spasm progression)이 의심되는 협심증에서 유효하게 사용 가능할지 궁금하다.

A. 쓰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심장 박동 후 분비되는 에피네프린은 관상동맥으로 가서 이완을 일으킨다. 이것이 베타2 효과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carvedilol은 관상동맥 수축(coronary spasm)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 변이형 협심증에서는 이론적으로 밝혀져 있듯이 칼슘채널저해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나 NO 공여 약제를 쓰는 것이 더 추천된다.

A. 한편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에서는 혈관 수축 위험 때문에 베타 차단제가 절대금기이나, 이런 경우 혈관확장성인 carvedilol은 사용 가능한 것으로 최근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Q4. 심부전을 동반하지 않으며 심박수가 65회 정도 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베타 차단제가 유효할까?

A. COMMIT 연구 결과를 참고할 만하다. 저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여부에 관계없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에서는 좋은 예후를 보여줬다. 이론적으로 교감신경 조절이 약한 심부전을 억제하고 관상동맥 사건을 줄여주기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박출률(EF)이 낮은 환자에서는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희 분석 결과로는 박출률(EF)과 무관하게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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