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 밖에서 맴도는 이유는?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 밖에서 맴도는 이유는?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5.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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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부족으로 의료계 진지한 논의 요구 없는 듯
政, 수련비용 지원 난색, 수련 프로그램 표준화·일반화 위한 정부 지원 검토 가능
대전협, 수련프로그램 개발비용 지원 등 단계적 지원 확대
병원계, 전공의법 상 행정·지원 규정 명시 당연히 지원해야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료계와 병원계는 수련비용 국고지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만 정부와 진지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양성비용 국가지원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계, 병원계,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가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국고지원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수련 프로그램 표준화 및 일반화를 위한 예산 지원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은 전공의 수련과정의 표준화 및 일반화를 위한 것에 대해서는 예산을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과장은 "전공의 수련 비용 자체에 대해서는 전공의 성격 중 근로자의 성격도 있어 국고지원에 대해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현재도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수가로 지원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 지위에 대해 다양한 성격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며 "국고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와 병원계가 지속적으로 수련 비용 국고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 구체적인 논의 요청은 아직 없었다는 것이 손 과장의 설명이다.

손 과장은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았다"며 "그 이유는 의료계와 병원계도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을 요구하기 전 전공의 수련 성격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의료계와 병원계도 강하게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즉, 의료계와 병원계가 수련의와 근로자라는 전공의 수련 성격에 대해 명확한 입장정리가 되지 못해 정부와 공식적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복지부의 입장에 대해 병원계는 뒷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은백린 병원평가 부위원장(고려의대 교수)은 전공의법에는 국가는 전공의 육성, 수련환경 평가 등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반박했다.

또, 지난 2018년 대한의사협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에 전공의 수련비용 전액 국고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은 부위원장은 "전공의법 제정 당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려고 했지만 복지부가 '해야 한다'에서 '할 수 있다'로 변경했다"며 "그 당시에는 해줄 것 처럼 하다가 이제 발 빼는 것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수련교육과정의 강화로 인해 수련기관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역량 중심의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가하기 위한 비용을 학회가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공의 직접인건비 뿐만 아니라 수련교육관련 행적지원 인건비와 행정비용, 학술비용, 지도전문의 인건비 등 수련병원이 책임지고 있다"며 "이런 비용을 고려하면 7350억원을 수련병원에서 지불하고 있으며, 임금인상까지 감안하면 2019년에는 1조원 내외의 수련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백린 부위원장에 따르면, 전공의 인건비 뿐 아니라 교육자인 지도전문의 교육, 시설 및 환경 정비, 양질의 교육을 위한 시뮬레이션 교육센터 등을 위해 국가가 별도의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급여 일부 또는 전액 지원 △전공의 수련 담당 지도전문의의 인건비 일부 또는 전액 지원 △수련병원에 전공의 수련 관련 간접비 지원 등이다.

또, 대체인력 확보 방안과 수련병원 규모에 따라 지방세 감면 등 세제지원, 수련프로그램과 평가 시스템 개발 비용 등이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 부위원장은 "전공의법 시행에 따라 전공의들에게 최종 지급되는 급여가 근로기준법에서 제시하는 최소 기준 이상이 돼야 한다"며 "수련교육과정의 강화로 인해 수련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국가의 재정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복지부의 수련교육프로그램 표준화와 일반화에 필요한 예산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단계적으로 국고가 지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복지부가 수련비용 국고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안될 말"이라며 "복지부가 수련 과정의 표준화, 일반화를 위한 예산 지원 검토도 일정 부분 수련비용 지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협의 입장은 한 번에 수련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 보다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수련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예산 지원도 하나의 수련비용 지원으로 본다. 시작이 중요하다. 이런 시작을 기점으로 차츰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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