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제제 투약한 RA 환자, 기존 치료보다 이상반응 발생률 2.4배 ↑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서 'KOBIO' 등록사업 결과 공개

아주대병원 김현아 교수는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진행하는 KOBIO(KOrean BIOlogics) 등록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아주대병원 김현아 교수는 17일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KOBIO(KOrean BIOlogics) 등록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진행하는 생물학적 제제(KOrean BIOlogics, KOBIO) 등록사업 결과,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는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군은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를 투약한 이들보다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이 2.4배 높았던 것이다.

생물학적 제제는 병인에 관여하는 표적 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약물로 항염작용이 우수하고 골미란 예방, 관절 변형 진행 억제, 환자의 삶의 질 호전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국내 도입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KOBIO 등록사업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의 이면이 확인되면서 임상에서는 생물학적 제제 투약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대병원 김현아 교수(류마티스내과)는 16~18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39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번 결과를 17일에 발표했다.

생물학적 제제 장기간 안전성 'KOBIO'에서 확인

KOBIO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 등 전통적인 임상시험만으로 생물학적 제제의 장기간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해결하고자 진행 중인 등록사업이다.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중 발생한 모든 이상반응을 수집하며, 급성 심근경색, 폐색전증, 결핵, 악성종양 등 20가지 심각한 이상반응한 자료를 자세히 확보하고 있다. 2012년부터 환자 등록을 시작해 현재 전국 44개 의료기관에서 참여하고 있다.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5월 9일 기준 등록 증례별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2080명, 류마티스 관절염 대조 환자 700명, 강직성 척추염 환자 1836명, 건선 관절염 환자 68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 중 약 80%에서 추적관찰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018년 10월까지 추적관찰 데이터를 모아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따른 이상반응 발생률을 평가했다. 

생물학적 제제를 처음 사용하거나 과거 사용하다 중단 후 다시 시작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군(생물학적 제제군)과 질병 활성도 지수 DAS-28이 3.2점 이상이고 류마티스 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대조 환자군(대조군)을 비교했다. 

생물학적 제제군, 세균 감염 발생률 4.8배 ↑

최종 결과, 생물학적 제제군은 전체뿐 아니라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높았다.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1000인년(patient-year)당 생물학적 제제군이 174.08명으로 대조군(71.99명)보다 2.4배 유의미하게 높았다(P<0.0001). 

특히 폐렴, 신우신염 등 세균 감염 발생률은 생물학적 제제군이 대조군 대비 4.8배(1000인년당 각각 10.22명 vs 2.13명; P=0.0004), 중증 세균 감염 발생률은 7.6배 높아(4.04명 vs 0.53명; P=0.0146) 감염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이 같은 감염 위험은 우리나라가 영국보다 다소 높게 보고된다. 2017년 영국 등록연구 데이터 문헌 검토 결과, 심각한 감염 위험은 생물학적 제제군이 대조군보다 약 2배 더 증가했다(Ann Rheum Dis 2017;76:1093~1101).

▲제39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Korean Biologics Registry Symposium'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제39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Korean Biologics Registry Symposium'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KOBIO에서 대상포진 발생률은 1000인년당 생물학적 제제군 15.61명, 대조군 8.53명으로 생물학적 제제군이 대조군보다 1.8배 높았다(P=0.0266). 

대상포진 위험은 독일 등록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독일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발생률은 1000인년당 생물학적 제제군 11.1명, 대조군 5.6명으로 생물학적 제제 사용 시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2배가량 높았다(P=0.007)(JAMA 2009;301:737~744).

아울러 간질성 폐질환 발생률도 생물학적 제제군이 대조군 대비 4.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1000인년당 생물학적 제제군 10.22명 vs 대조군 2.13명).

생물학제 제제군에서 가장 발생 위험이 높았던 이상반응은 결핵이었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결핵 발생률은 1000인년당 생물학적 제제군 2.69명, 대조군 0.53명으로 두 군간 5.1배 차이가 벌어졌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아(P=0.0844), 생물학적 제제 투약 시 결핵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경향성만 나타났다. 

단 중증 결핵 이상반응은 생물학적 제제군에서만 1000인년당 0.81명 보고됐고 대조군에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뇌혈관 사고, 주사 주입 반응, 림프종 등 이상반응 역시 대조군에서 한 명도 보고되지 않은 반면, 생물학적 제제군에서는 1000인년당 각각 2.15명 34.71명, 1.35명이 확인됐다. 

이상반응으로 3명 중 1명 치료 중단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 안전성 문제는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는 이유로 이어졌다. 

KOBIO에서 확인된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사례는 총 392건으로, 중단 원인을 파악한 결과 이상반응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33%로 가장 높았다.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한 이들이 19%로 그 뒤를 이었고, 관해로 인한 중단율은 10%, 임신, 경제적 이유 등 기타 원인으로 인한 중단율은 38%였다. 

김현아 교수는 "류마티스 환자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되면서 환자의 질병 활성도 조절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생물학적 제제 사용 중 감염, 대상포진 등 이상반응이 기존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발생했고 질병 중증도가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이거나 내과질환을 동반한 경우 생물학적 제제 이상반응이 증가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따라서 국내에서 시판되는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 및 제제 변경 또는 중단에 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빛고을전남대병원 이신석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 후 감염 등 이상반응에 대한 국내 자료가 만들어진다면 실제 임상에서 이를 고려해 환자에게 치료를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비용 대비 효과 등에 대한 국내 데이터가 쌓인다면 향후 (생물학적 제제 관련) 국내 진료지침을 제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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