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당뇨병 진료지침 발표···"신환 평균 A1C 6.95%, 초기 적극 혈당조절 타당"
"저혈당 적은 혈당강하제 처방 늘어···안전하게 목표 혈당조절 가능해져"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11일 춘계학술대회장에서 '2019 당뇨병 진료지침' 완전판을 소개, 전국 진료현장의 임상의들과 소통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위원들이 진료지침 발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11일 춘계학술대회장에서 '2019 당뇨병 진료지침' 완전판을 소개, 전국 진료현장의 임상의들과 소통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위원들이 진료지침 발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을 고수하면서도 적극 혈당조절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 올리며 소통에 성공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19 당뇨병 진료지침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대한당뇨병학회 측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통해 혈당조절 목표치를 기존의 A1C 6.5% 미만으로 못박으면서, 그 배경과 근거를 설명하며 소통에 나섰다. 특히 서구와 비교해 좀 더 공격적인 혈당조절을 주문하는 데 따른 논쟁에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며 선을 그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9~11일 경주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당뇨병 진료지침을 발표, 일반적으로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A1C 6.5%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가이드라인에서 7% 미만조절을 요구하는 것과는 계속 차별화되는 패턴이다.

특히 학회 측은 한국인의 제2형당뇨병 유병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의 보다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요구되고, 신세대 혈당강하제의 특성으로 인해 저혈당증 걱정 없이 강력한 혈당조절에 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6.5% 미만조절의 타당성을 피력했다.

여기에 혈당조절과 함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입증된 약물에 2차치료 시 우선선택권을 부여한 것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 혈당조절 목표치

가이드라인 초미의 관심사는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어느 정도까지 낮춰야 하느냐였다. 먼저 혈당조절은 대한당뇨병학회가 A1C 6.5% 미만을 고수해온 데 반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7% 미만조절에 힘을 실으며 차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달리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영국보건의료연구원(NICE) 정도만이 6.5% 미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특히 최근 미국내과학회(ACP)가 A1C 정상수치 미만으로 혈당을 강하게 조절하는 데 우려를 표시하며, 7~8% 대로 목표치를 상향조정한 바 있어 강력한 혈당조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경험도 있다.

▲ A1C 6.5% 미만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위원장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격론 끝에 이번에도 우리나라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보다 강하게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2019 당뇨병 진료지침: 혈당조절 목표치'에 대해 발표에 나선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혈당조절 목표는 A1C 6.5%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목표치를 개별화해야 한다는 단서조항도 뒤따랐다.

▲ 신규환자 혈당 평균값

김 교수는 진료지침위원회의 격론에도 불구하고 A1C 6.5% 미만을 고수했던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근거에 따르면, 2015~2016년 사이 전국의 개원의·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신규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의 평균 A1C 값은 6.95%였다(Diabetes Metab J 2018).

A1C 6.5~6.9% 구간이 16%, 6.5% 미만인 경우는 35.2% 정도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혈당조절 목표치를 7% 미만으로 잡으면, 일선 진료현장의 임상의들에게 7% 미만 구간의 환자들은 적당히 치료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 제2형당뇨병의 진단기준인 A1C 6.5% 미만에 혈당조절 목표치를 일치시켜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에 근거했을 때 제2형당뇨병 초기의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타당성이 부여된다며 "초기, 즉 당뇨병 이환기간이 짧은 경우나 기대여명이 긴  환자에게 A1C 6.5% 미만조절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 신세대 약제특성과 저혈당증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저혈당증 위험이 적은 신세대 약물의 등장과 임상적용으로 안전하고 강력한 혈당조절이 가능해졌다는 점 또한 6.5% 미만조절의 근거로 내세웠다.

신규계열군에 속하는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GLP-1수용체작용제 등이 과거의 약물과 비교해 저혈당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저혈당증의 위험부담 없이 혈당을 원하는 수준까지 강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등을 대상으로 했던 과거의 연구에 근거해 혈당조절 목표치를 높혀 잡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처사라는 지적과 함께 최근 우리나라의 혈당강하제 처방동향을 고려할 때 안전하고 강력한 혈당조절이 가능해졌다고 부연했다.

▲ 심혈관혜택과 2차치료

이 가운데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는 혈당조절과 함께 심혈관 임상혜택이 있는 혈당강하제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들 신규계열의 약진이 주목을 받았다. 심혈관질환·제2형당뇨병 환자의 2차치료 선택 시에 이들 계열 중에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받은 약제를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부여한 것.

'2019 당뇨병 진료지침: 경구 혈당강하제'에 대해 발표한 가톨릭의대 고승현 교수(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경구 혈당강하제 가운데) SGLT-2억제제 중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제2형당뇨병 환자의 주사제: GLP-1수용체작용제' 섹션을 설명한 연세의대 강은석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또한 "ASCVD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는 GLP-1수용체작용제 중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권고안을 소개했다.

이는 메트포르민 1차치료에 이어 2차치료 선택 시에 심혈관질환 병력 여부에 따라 두 계열 약제를 우선선택할 수 있다는 뜻으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한 최근의 CVOT(cardiovascular outcome trials)를 반영한 결과다.

다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약제"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우선선택권을 계열 전체로 확대적용하지는 않았다. 아직은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전체 계열효과(class effects)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당뇨병 진료지침 내용을 담은 소책자에는 ASCVD 예방효과가 있는 약물에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 심부전에는 SGLT-2억제제가 언급됐다. 죽상경화성 뇌혈관질환(뇌졸중) 예방효과가 보고된 약물로는 티아졸리딘디온계(TZD)가 이름을 올렸다.

 

▲ 혈압·콜레스테롤 조절

한편 혈당조절 목표치와 함께 향배가 주목됐던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압 및 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도 새롭게 제시됐다.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에 대해 발표한 조선의대 김상용 교수(조선대병원 내분비내과)는 해외와 국내문헌을 종합적으로 인용·분석해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140/85mmHg 미만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적극 조절하도록 권고한 대목이다.

인제의대 노정현 교수(일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대해 발표,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병력 환자는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조절약제는 스타틴을 1차치료에 사용하도록 했고, 최대내약용량의 스타틴으로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에제티미브 또는 PCSK9억제제와 같은 비스타틴계를 추가하도록 해 당뇨병 환자 콜레스테롤 치료의 새 진용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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