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서 항당뇨병제 발전·상용화 논의
양산부산대병원 강양호 교수 "제1형 당뇨병·간질환 등 적응증 확대 기대"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CVOT 연구 긍정적일 것"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 혜택과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한 항당뇨병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더 강력한 치료제로 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이 계열에서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최초 먹는 약이 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1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제32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New therapies, new avenue'를 주제로 항당뇨병제의 발전 및 상용화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GLP-1 수용체 작용제, 당뇨병 이어 NAFLD·NASH 치료제로?

양산부산대병원 강양호 교수(내분비내과)는 'Recent progress of injectable therapy for diabetes'를 주제로 발표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강양호 교수(내분비내과)는 'Recent progress of injectable therapy for diabetes'를 주제로 발표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강양호 교수(내분비내과)는 GLP-1 수용체 작용체가 △제1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간질환 등의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먼저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GLP-1 수용체 작용체를 투약하면 글루카곤 평형(glucagonostatic) 작용으로 글루카곤 분비가 억제돼 체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위 운동 변화로 정상적인 위 배출이 방해를 받는 상태인 위 배출 지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혈당 조절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제1형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한 GLP-1 수용체 작용제 연구가 거의 없기에 향후 근거가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 간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간질환은 대사증후군, 비만, 제2형 당뇨병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고 보고된다. 때문에 체중을 줄이면서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표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는 NASH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다기관 위약 대조군 연구에서 확인한 바 있다(Lancet 2016;387:679-690). 

단 이 역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간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게 강 교수의 전언이다. 

아울러 리라글루타이드와 지속형 인슐린 디글루덱을 결합한 고정용량 당뇨복합제(제품명 줄토피)가 조만간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사와 상관없이 투약할 수 있는 펜 타입 주사제로 지난 2016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는 릭시세나타이드/인슐린 글라진 당뇨복합제(제품명 솔리쿠아)가 먼저 도입됐다. 

강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계속 발전하고 있기에, 앞으로 당뇨병 환자 특징을 고려해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GLP-1 수용체 작용제뿐 아니라 주사형 항당뇨병제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가 적합한지는 환자 특징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당뇨복합제는 인슐린에 혈당 조절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환자나 저혈당 위험이 높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는 당뇨병 환자 등을 잘 선별해 적용해야 한다. 아직은 임상에서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심혈관 혜택' 검증 중…내년 연구 종료 예상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가 'Pace and direction of new oral hypoglycemic agent'를 주제로 강연했다.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가 'Pace and direction of new oral hypoglycemic agent'를 주제로 강연했다.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는 주사제에서 경구용 제제로 변신에 성공한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가 향후 심혈관 혜택도 입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발표된 PIONEER 1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과 함께 체중 감량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Diabetes 2018 Jul; 67(Supplement 1): Poster Session). 

당시 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는 1.4% 감소했고(위약 0.3% 감소), 체중은 용량 의존적으로 줄어 고용량인 14mg 복용 시 등록 당시 대비 3.7kg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 3월 발표된 PIONEER 3 연구 결과, 메트포르민 단독 또는 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 병용에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시타글립틴 대비 당화혈색소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다(-1.3% vs -0.8%)(JAMA 3월 23일자 온라인판).

최근 개발된 항당뇨병제는 심혈관 혜택 검증이 기본적으로 이뤄지면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저울질하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PIONEER 6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환자 등록은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전체 환자 중 50세 이상의 심혈관질환 환자 또는 중등도 만성 콩팥병 환자가 84.6%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60세 이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만 동반한 환자도 모집돼(15.4%), 이들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60mL/min/1.73㎡ 미만 환자도 27% 포함돼 신기능이 악화된 환자에게서도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 교수는 "당뇨병 치료에서 경구용 항당뇨병제가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 심혈관 혜택뿐 아니라 체중 감량, 저혈당 예방 등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로 개발되고 있다"면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CVOT는 내년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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