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A 내려오고 ‘저용량 ICS·포르모테롤’ 올라서고

세계천식기구(GINA)가 천식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속효성 베타-2작용제(SABA)에 대한 비중을 대폭 떨어뜨린 부분이다. GINA는 "30년간 변하지 않은 치료전략에 변화를 줬다"며 SABA에 대한 개정에 무게를 뒀다.
특히 SABA 단독요법은 더 이상 권고하지 않았다. SABA가 빠진 자리는 저용량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와 포르모테롤이 채웠다. 이런 변화는 단계별 치료전략에 대한 알고리듬에도 반영됐다.

SABA, 안전성 문제로 후퇴…“주기적 사용 시 악화 위험”
SABA의 입지가 약해진 주요 이유는 안전성이다. GINA를 비롯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경증 천식 환자에게 필요한 경우 SABA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GINA는 "이에 관련된 권고사항은 천식이 기관지수축에 의한 질환으로 간주된 5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천식 환자에서는 기도염증이 발견되고 이는 간헐적 또는 빈도가 높지 않은 환자에서도 발생한다"며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SABA 단독요법 근거는 견고했지만 단기간 천식증상 완화에 대해서만 근거가 있고, 중증 악화 예방에 대한 근거가 없다. 게다가 SABA의 주기적 또는 빈번한 사용은 악화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주기적인 SABA 사용은 알레르기 반응과 기도 염증을 높인다는 근거들도 보고되고 있다. SABA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에서는 1년에 캐니스터 3개 이상의 SABA 사용은 중증 악화 위험을 높이고, 1년에 캐니스터 12개 이상 사용할 경우 천식 관련 사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천식, 필요할 경우 저용량 ICS/포르모테롤 적용
경증 천식에 대한 내용도 많이 추가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경증 천식 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에게 중증 천식 관련 악화 및 사망 위험 감소, 악화 예방 및 천식 중증도의 스펙트럼 등 천식 치료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질환 초기에 SABA에 의존하는 치료패턴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성인 및 청소년 천식 환자에서 ICS 포함 조절제 치료를 통해 중증 악화 위험을 줄이고 증상을 조절하도록 했다. 

새로운 ICS 전략도 추가했다. 경증 천식에서 필요할 경우 저용량 ICS/포르모테롤을 적용하고, SABA를 사용할 경우에는 저용량 ICS를 병용하도록 했다. 또 규칙적인 ICS 또는 ICS/LABA 투여전략에서 필요할 때마다 SABA를 함께 병용하는 전략, ICS/포르모테롤 유지 및 완화 치료로 적용하도록 했고, 완화치료로는 저용량 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 또는 베클로메타손/포르모테롤을 제시했다. 
 
치료 알고리듬 업데이트
치료 알고리듬도 업데이트했다. 이전 알고리듬은 '증상 조절 및 향후 위험 최소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전략'으로 이름을 붙였지만,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한 치료전략'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질환평가(assess), 치료전략 조정(adjust), 치료반응 검토(review response)의 순환 체계를 제시한 부분은 동일하지만, 천식 맞춤치료(personalized asthma management)라는 부제를 달았다. 

5단계 치료전략, ICS/LABA 조기사용 권고
조절제(controller)에 대해서는 악화 예방 및 증상조절을 위해 투여한다는 설명이 추가됐다. 단계별 치료전략도 차이를 보였다. 1단계에서 선호하는 조절제로는 저용량 ICS/포르모테롤을 권고했다. 이 외에는 SABA 복용 시 저용량 ICS 추가전략을 제시했다. 지난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선호하는 조절제 전략은 권고하지 않았고, 추가로 고려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저용량 ICS를 제시했었다. 

2단계에서는 저용량 ICS 또는 필요할 경우 저용량 ICS/포르모테롤을 선호하는 조절제 전략을 제시했고, 대체 조절제 전략으로는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LTRA)나 SABA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저용량 ICS 추가를 제시했다. 지난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용량 ICS를 선호하는 전략을 권고하고, LTRA나 저용량 테오필린을 대체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던 내용과 비교하면 ICS-포르모테롤 전략에 힘을 싣고, 테오필린 전략에 힘을 뺀 것으로 풀이된다. 

3단계에서 선호되는 조절제 전략은 저용량 ICS/LABA, 대체 전략으로는 중간용량 ICS 또는 저용량 ICS+LTRA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가이드라인과 동일하지만, 테오필린에 대한 내용을 배제했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12세 이상 환자에게 테오필린을 고려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붙였었다. 

4단계에서 선호되는 조절제로는 중간용량 ICS/LABA 전략이 꼽혔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중간 또는 고용량 ICS/LABA를 권고했었다. 다른 조절제로는 고용량 ICS, 티오트로피움 추가, 또는 LTRA 추가전략을 제시했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티오트로피움 추가, 중간~고용량 ICS + LTRA를 제시했고, 12세 이상 환자에게는 테오필린을 고려하도록 했다. 

가장 내용이 많이 변한 부분은 5단계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티오트로피움, 항IgE 제제, 항IL-5 제제 등을 추가할 것을 우선 권고했지만, 올해에는 고용량 ICS+LABA를 선호하는 조절제로 제시했다. 또 페노타입에 따라 티오트로피움, 항IgE 제제, 항IL/5R 제제, 항IL-4R 제제를 추가하도록 했다. 대체 치료전략으로는 동일하게 저용량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고려하도록 한 부분은 동일하지만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한편 1, 2단계에서 SABA와 저용량 ICS 병용전략은 오프라벨로 사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3, 4단계에서 LTRA 추가전략을 적용할 때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고 1초강제호기량(FEV1)이 7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설하면역요법(SLIT) 추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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