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N 2019] 투렛증후군·만성 틱장애 관리 가이드라인 제정
CBIT 먼저 진행 후 틱 증상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치료 고려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신경과학회(AAN)가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 또는 만성 틱장애 환자의 초기 치료로 약물보단 행동요법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투렛증후군 또는 만성 틱장애 환자의 관리전략으로 비약물적 치료인 '틱에 대한 종합적 행동요법(Comprehensive Behavioral Intervention for Tics, CBIT)'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이다. 

약물치료는 CBIT를 받았지만 틱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환자에 한에서만 고려하도록 했다.

AAN은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투렛증후군·만성 틱장애 관리 가이드라인'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AAN 연례학술대회(AAN 2019)에서 6일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은 발표와 동시에 Neurology 5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국 신경과 전문의들이 투렛증후군 또는 만성 틱장애 환자 관리전략을 제시하고자 처음으로 뜻을 모아 제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CBIT, 환자가 틱 증상 관리할 수 있도록 훈련

CBIT는 약물과 유사한 틱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하면서 최근 10년 사이 주목받은 관리전략이다. 

환자가 틱 증상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틱에 대한 충동이 생길 때 환자가 상반되는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키며, 틱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일상 활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환자가 틱을 억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틱 증상이 나타나는 충동이나 행동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BIT를 받을 수 있는 투렛증후군 또는 만성 틱장애 환자에게 초기 관리전략으로 심리사회적·정신적 개입과 관련된 CBIT를 우선 권고해야 한다(Level B). CBIT는 소아·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서도 효과적이며 주요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진료실에서 의료진의 대면진료가 어렵다면 원격진료 등으로 CBIT를 처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Level C). 만약 환자가 CBIT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틱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행동중재요법을 시행하도록 했다(Level C).

가이드라인 제정을 이끈 캐나다 캘거리대학 Tamara Pringsheim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투렛증후군 또는 만성 틱장애 환자의 관리전략으로 CBIT를 강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임상에서는 행동요법보단 약물을 처방하거나 의료적 개입을 먼저 진행한다. 신경과 전문의들이 CBIT 등 행동요법의 중요성을 인지해 이를 먼저 시행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다수 틱장애 소아·청소년 환자는 청소년 후기에 증상이 개선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은 치료 결정 시 환자 및 보호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함께 논의해 최종 관리전략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약물치료는 '위험 대비 혜택' 고려 후 시작해야

CBIT에도 불구하고 틱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다만 약물치료 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에 위험 대비 혜택을 고려해 약물치료를 진행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먼저 항정신병 약물은 약물치료에 따른 위험 대비 혜택이 큰 환자에게만 처방하도록 주문했다(Level C).

구체적으로 할로페리돌(haloperidol), 리스페리돈(risperidon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티아프라이드(tiapride), 클로니딘(clonidine) 등을 제시하면서, 이들 약물이 위약보다 틱 증상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고(probably) 언급했다.

피모자이드(pimozide), 지프라시돈(ziprasidone),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구아파신(guanfacin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등도 약물치료로 이름을 올렸지만, 앞선 약물보단 틱 증상 개선 효과에 대한 근거 수준이 약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약물치료 시 체중 증가, 약물로 인한 운동 장애, 프로락틴 수치 증가뿐 아니라 심박수, 혈압, 심전도 등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보툴리눔톡신 주사제(onabotulinumtoxinA injection)와 뇌심부자극술도 틱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신경과 전문의 등 다학제 협진을 통해 치료 저항성 틱장애 환자나 음성 틱 환자에서 치료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는 점을 확인한 후 고려하도록 했다. 

"틱 증상 개선 효과 평가한 장기간 RCT 연구 필요"

AAN은 체계적 문헌고찰 및 최소 2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근거 수준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권고안마다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보완해야 할 점이 상당하다는 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의 전언이다. 대다수 관리전략이 한 가지 단기간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만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고,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도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한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의대 John Piacentini 교수는 "향후 틱 증상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안전한 관리전략이 무엇인지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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