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

뇌졸중은 매우 응급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다. 뇌에 혈류 공급이 중단되면 빠른 시간 안에 뇌세포가 죽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만약, 언어를 담당하는 좌측 뇌의 뇌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국립 실어증 협회(National Aphasia Association)에 따르면, 실어증은 뇌졸중에서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합병증이다. 실어증의 회복은 뇌졸중 발생 후 3~6개월에 가장 많이 회복되지만 6개월 이후에도 회복이 일어난다.

자기장 및 전기 이용한 두뇌 자극, 실어증 치료 효과 확인

최근에는 언어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자기장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rTMS)이나 직류전기자극을 실시하여 실어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경두개자기자극(rTMS)은 전자기코일로 발생시킨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수술적 뇌자극법이다. 자기장의 자극 빈도를 조절해 대뇌피질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유승돈 교수팀은 2016년부터 20명의 뇌졸중 후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tractography)와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하여 언어 이해력 실어증 점수 변화와 좌측 언어 뇌의 설상속(arcuate fasciculus, 언어이해와 언어표현을 연결시켜 주는 부위)의 언어영역의 크기 변화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두개자기자극을 실시한 최근의 메타분석 결과에서 sham(가짜) 뇌자극과 비교하여 rTMS치료군에서 실어증 호전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큰 효과를 나타내므로(standardized mean difference=1.26, 0.80~1.71, 95% CI) 실어증 환자에서 경두개자기자극치료는 언어치료와 함께 시행할 수 있는 중요한 비침습적 치료법이라고 하였다.

유승돈 교수는 "최근의 뇌인지 재활의학 및 영상기법의 발전에 따라 초기에 정확하게 실어증을 진단하고 언어재활치료, 약물치료, 뇌자극치료라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언어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상 영역별로 증상 달라… 치매와는 구분 되어야 하는 문제

뇌졸중 후 실어증은 크게 베르니케 실어증과 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눌 수 있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있으며,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말은 유창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말을 하거나 쓰는 데 문제가 생긴다. 베르니케 실어증과 반대로 남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말수가 적어진다. 

유승돈 교수는 "실어증은 뇌졸중 후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나 우울증, 알츠하이머병과 다르다. 기억력에는 문제없으나 말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로 영화로 치면 영상은 돌아가지만, 자막이나 음성파일은 깨져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초기 3개월간 조기 치료가 관건, 적극적인 치료 필요

실어증은 완치는 어렵지만, 충분히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치료가 되려면 뇌졸중 후 첫 3개월간 조기부터 실시해야 한다.

특히 치료 횟수와 치료 시간에 비례하여 효과 여부가 결정되므로 적극적인 언어치료가 중요하다.

실어증이 심한 환자는 손상되지 않은 우측 뇌의 음악정보 처리 기능을 이용하는 멜로디 억양치료(melodic intonation therapy)를 사용할 수 있으며 발성, 대화 기술,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 환자가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언어치료와 함께 언어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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