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Clifford R. Weiss 박사팀, 체중감소 8% 효과 발표
Weiss 박사 "위동맥색전술 비만대사수술을 대체할 수 없다"
LHK 김용진 부원장, "리라글루타이드 8% 정도인데, 굳이 시술까지 할 필요는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위(stomach)에 있는 여러 동맥 중 하나를 막아 체중을 감소시키는 위동맥색전술(Bariatric embolization)이 영국과 미국 등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미국은 초고도비만인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가량을 넘는 상황이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중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이 위동맥색전술이다. 

위는 혈행이 풍부한 장기로 혈관 하나를 차단해도 장기 자체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점을 이용해 위 상부로 가는 혈관 하나를 차단해 식욕촉진호르몬 즉 그렐린(ghrelin) 분비를 감소시켜 체중을 감소토록 하는 것이 위동맥색전술이다. 

위동맥색전술은 원래 위장관 출혈 환자에서 수술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는데, 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체중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돼 임상에 적용하게 된 것이다. 

BEAT Obesity 연구 발표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Clifford R. Weiss 박사(영상의학과)팀이 위동맥색전술이 체중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Radiology 4월 2일 온라인에 게재했다. 

Bariatric Embolization of Arteries for the Treatment of Obesity(BEAT Obesity) 연구라 명명된 이 연구는 개념입증연구(proof-of-concept study)로, 연구에는 2014년~2018년까지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15명과 마운트시나이병원에서 수술받은 5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주로 여성(16명)이었고, 미국 흑인(African American) 12명, 백인 8명이 참여했다. 기준점에서 평균 몸무게는 139kg이었고, 평균 BMI는 45kg/㎡였다. 

연구팀은 왼쪽 위와 위그물막동맥(gastroepiploic arteries, 16명) 또는 위그물막동맥 (4명)을 메리트메디컬사의 엠보스피어 미세구(Embosphere microspheres)를 이용해 시술했다. 시술에는 평균 32분 걸렸고, 이때 방사선량은 5255mGy였다.

이번 연구에는 영상의학과, 내분비내과, 호르몬 전문가, 대사비만수술 외과의사, 영양사 등 다양한 직종이 참여했다. 

위동맥색전술 이후 8.2% 체중 감소

위동맥색전술은 모든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한 달 후 환자들은 그들의 초기 초과 몸무게의 평균 8.2%를 감량했다. 3개월, 6개월, 1년 후 각각 11.5%, 12.8%, 11.5%를 감량했다. 

기준 체중보다 평균 67 kg가 초과되는 대상 환자들은 위동맥색전술 12 개월 지속한 후 초과체중의 11.5%가 감량됐다.

환자들은 시술 한 달 이후 식욕감소가 가장 컸다고 보고했다. 이후 식욕은 또 증가했지만, 기준점보다는 낮은 것은 여전했다.

이외에도 삶의 질과 대사량도 증가했다. 특히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트리글라이세이드, A1C가 감소했고, HDL-콜레스테롤은 증가했다. 

약간의 부작용은 있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명의 참가자에게 표피성무증상 궤양이 생겼지만 3개월 뒤 치료됐다. 한명의 참가자에게는 3개월 째 경미한 위염이 생겼고, 또 다른 한명에게는 한달되는 지점에서 위배출(gastric emptying)지연 증상이 있었지만 6개월 뒤 해결됐다. 

Weiss 박사는 "위동맥색전술은 안전하고 믿을만한 시술로 한 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하며 "위동맥색전술이 평균 체중 감소가 2~9% 감소하므로 적어도 리라글루타이드, 올리스타트, 로카세린 등의 약물만큼 효과적"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위동맥색전술이 비만대사수술(Bariatric surgery)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란 게 Weiss 박사의 의견이다.

2년 동안 비만대사수술을 관찰한 결과 위밴딩(gastric banding) 19%,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36%, 위내풍선(gastric balloons) 34%의 체중감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Weiss 박사는 "위동맥색전술은 체중감소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보조도구가 될 수 있어도 비만대사수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매력 떨어지는 시술" 

현재 국내에서 위동맥색전술을 시행하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고도비만수술 권위자인인  순천향대서울병원 김용진 교수(외과). 최근 대학을 떠나 LHK비만대사수술전문병원 개원을 준비 중이다. 

김 부원장은 "국내에서 위동맥색전술을 하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만일 시술을 한다면 영상의학과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쪽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위동맥색전술은 국내에 맞는 시술은 아닌 것 같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부원장은 "미국은 초고도비만 환자가 많은 국가다. 따라서 다양한 치료법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중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위절제술 등의 수술은 무섭다고 느끼는 사람은 위동맥색전술을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위동맥색전술은 위우회술 등 비만대사수술보다 덜 위험하고, 덜 침습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또 위에 있는 혈관을 비교적 찾기 쉽다는 점과 간단한 시술이라는 점 또한 강점이라고. 

위동맥색전술에 대한 국내 관심이 적은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인 것 같다고 말한다. 

리라글루타이드 경우 체중감소 효과가 약 9%라 알려졌다. 그런데 위동맥색전술 효과가 약 8%라면 굳이 시술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게다가 15% 정도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약물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위동맥색전술의 매력은 떨어진다는 것. 

김 부원장은 "위동맥색전술이 간단한 시술이라지만 위에 있는 혈관을 망가뜨려 놨을 때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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