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E 2019서 갑상선 안병증 신약 '테프로투무맙' 임상3상 발표
안구돌출증·안질환 관련 증상 유의미하게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갑상선 안병증(thyroid eye disease)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갑상선 안병증은 갑상선질환과 관련돼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안질환으로 초기에 증상이 진행되다 호전되지만, 안구돌출 또는 복시(diplopia)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면 안와감압술 등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테프로투무맙(teprotumumab)이 임상3상에서 갑상선 안병증 환자의 안구돌출과 안질환 관련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하면서 수술 없이 갑상선 안병증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프로투무맙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수용체를 억제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로, 2017년 임상2상에서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유발하는 그레이브스병(Graves' orbitopathy) 관련 안구돌출을 의미 있게 감소시켜 획기적인 치료제로 떠올랐다. 

이에 더해 26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된 미국임상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AACE 2019)에서는 갑상선 안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테프로투무맙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OPTIC 임상3상 결과가 공개됐다. 

테프로투무맙이 임상2상에 이서 이번 임상3상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면서 향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테프로투무맙군 '10명 중 8명' 24주째 안구돌출 2mm 이상 감소

OPTIC 연구에는 증상 발생 후 9개월 이내 안질환 진단을 받았고 갑상선 안병증 활동성 여부를 결정하는 '임상활동점수(Clinical Activity Score, CAS)'가 7점 중 4점 이상 또는 눈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 3점 이상의 활동성 갑상선 안병증 환자가 포함됐다. 

CAS는 눈 뒤 통증, 눈꺼풀 홍반, 눈꺼풀 부종, 결막출혈, 결막부종, 소구종창, 안구 운동 때 통증 등 7가지 증상과 징후에 각 1점을 부여하는 척도로, 3점 이상이면 활동성 갑상선 안병증으로 분류한다.

연구에 포함된 갑상선 안병증 환자 83명은 테프로투무맙군(41명)과 위약군(42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테프로투무맙군에게는 치료제를 3주 간격으로 24주 동안 총 8번 주입했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0세였고 4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1차 종료점은 24주째 안구돌출이 2mm 이상 감소로 정의했다. 최종 연구를 종료한 환자는 테프로투무맙군 40명, 위약군 39명이었다. 

그 결과 1차 종료점 도달률은 테프로투무맙군 82.9%(41명 중 34명)였으나 위약군은 9.5%(42명 중 4명)에 불과해, 테프로투무맙의 유의미한 안구돌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P<0.001).

24주째 전체 반응률도 테프로투무맙군이 승기를 잡았다. 전체 반응률은 △CAS가 0점 또는 1점 △복시가 등록 당시 보다 최소 1등급 개선 △등록 당시 대비 평균 안구돌출 변화 △등록 당시 대비 그레이브스병 환자들의 평균 삶의 질(Grav es' Ophthalmopathy Quality of Life) 변화 등을 종합해 평가했고 테프로투무맙군의 전체 반응률이 위약군보다 좋았다(모두 P≤0.001). 

특히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평균 안구돌출은 테프로투무맙군이 2.82mm 감소했고 위약군은 0.54mm 줄어 테프로투무맙으로 안구돌출 증상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아울러 24주째 안구돌출이 2mm 이상 감소하고 CAS가 최소 2점 이상 개선된 환자는 테프로투무맙군이 78%, 위약군이 7.1%로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P<0.001). 치료 6주, 12주, 18주, 24주에 평가한 반응률도 테프로투무맙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됐다.

안전성 평가의 경우,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테프로투무맙군 83.4%, 위약군 69%,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4.9%와 2.4%였다. 치료 중 사망한 환자는 없었고 각 군의 5% 미만이 치료를 중단했다.

위약군보다 테프로투무맙군에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근경련(31.7% vs 9.5%) △탈모(19.5% vs 11.9%) △고혈당(4.9% vs 0%) △잠재적인 주입 관련반응(14.6% vs 9.5%) △청각장애(9.8% vs 0%)였다. 대부분 이상반응은 경도~중등도로 연구 종료 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됐다. 

추적관찰 동안 치료를 중단한 환자 중 위약군 5명에서 9건의 안과수술이 진행됐고 테프로투무맙군은 2명에서 3번 시행됐다. 

장기간 효능·안전성 이어질까?…경도 환자에서 효과 알 수 없어

이번 연구는 치료기간이 24주로 장기간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갑상선학회 연례학술대회(ATA 2018)에서 발표된 임상2상 연장연구 결과, 24주째 안구돌출증이 2mm 이상 개선된 환자군 중 53%가 72주째에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 이를 비춰봤을 때 임상3상에 포함된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관찰해도 그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세다스-시나이병원 Raymond S. Douglas 교수는 "갑상선 안병증 환자는 삶의 질이 악화될뿐 아니라 활동성 갑상선 안병증이라면 눈에 영구적인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테프로투무맙은 안구돌출을 개선할뿐만 아니라 염증반응을 완화해 환자가 여러 수술을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프로투무맙이 허가를 받는다면 임상에서는 갑상선 안병증 환자가 내분비 의사에서 안과 의사에게 전원되는 진료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환자 진료 시 내분비 의사와 안과 의사들이 지금보다 더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중등도~중증 활동성 갑상선 안병증 환자로, 증상이 경미한 환자가 제외됐다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Marius N. Stan 교수는 "테프로투무맙은 갑상선 안병증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 안병증 환자에게 이 약을 투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도 갑상선 안병증 환자는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에 모집된 환자들은 갑상선 안병증 환자의 약 5%에 해당되는 환자군으로, 그 외 95%는 전신치료 없이 증상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테프로투무맙이 위험 없이 경도 갑상선 안병증 환자의 증상도 개선시킬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발사인 미국 Horizon사는 올해 중반 FDA에 테프로투무맙의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OPTIC-X 연장연구를 시행, 테프로투무맙의 장기간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이 연구는 2022년에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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