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혈액관리의 효과적 추진방안' 토론회 열려
환자혈액관리 시, 맞춤치료·수혈 부작용 최소화 등 효과 예상
심평원, 상급종합병원 등 대상으로 수혈 적정성 예비평가 시행 예정

'국내 환자혈액관리의 효과적 추진방안' 토론회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과거에는 안정적인 혈액 공급이 우선과제였다면 이제는 환자의 안전을 위한 적정한 수혈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고 환자의 적정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자혈액관리(Patient Blood Management, PBM)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국가 및 학회 주도 하에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김상희 의원이 주최한 '국내 환자혈액관리의 효과적 추진방안' 토론회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영우 교수는 발제를 통해 "환자 혈액관리는 환자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 요구"라며 "혈액자원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환자 혈액관리가 필요하고, 의료계가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외국의 PBM 제도를 소개하면서 국내 도입을 역설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모든 주를 아우르는 PBM 프로그램을 시행한 호주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원내 사망률 28% 감소, △평균 재원일 수 15% 감소, △병원 감염 21% 감소, △허혈성 심질환 또는 뇌혈관 질환 31% 감소 등의 효과를 얻었다.   

이탈리아는 2014년 정형외과 수술 분야에 처음으로 PBM을 도입한데 이어 2016년 이탈리아 보건부의 PBM지침에 따라 전 지역에 배포됐다. 독일은 2014년 PBM 네트워크가 시작돼 현재는 독일 병원의 주요 품질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은 1998년 BBT(Better Blood Transfusion)가 PBM 구축 기반이 됐으며 2014년 PBM 프로그램이 수립돼 안전한 수혈 및 적정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PBM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환자 임상 사항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맞춤치료가 가능하며 수혈로 인한 부작용이 최소화 돼 치료결과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기관 마다 사정이 있어 부작용과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며 "PBM 사업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실제 20개 의료기관 및 학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89%가 '단계적으로 시범사업을 거쳐 시행해야 된다'고 답했으며, PBM이 지속가능한 성공적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의료인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52%를 차지했다. 

패널로 나온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민혁기 혈액안전국장도 PBM 도입 필요성 및 국가 주도적 관리를 주장했다. 

민 국장은 "PBM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양질의 치료결과를 주기 위해 수혈의학, 외과, 마취과, 혈액내과, 간호과 등 다양한 임상과 의료인이 참여해야 한다"며 "국가 및 학회 주도의 PBM이 이뤄져야 하고 예측 가능성 있는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김현옥 교수(현 혈액관리위원회 위원장)는 "혈액사업은 국가 책임사업임에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적십자사에 업무가 위임돼 있고 복지부의 전문성과 인력도 떨어져 관리하기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행 혈액관리법은 헌혈로 얻은 혈액을 안전하고 품질 좋은 혈액제제로 제조해 의료기관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것을 관리하는 것 뿐"이라며 "PBM 도입과 정착을 위해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심평원, 상급종합병원 등 대상으로 올해 예비평가 시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주한 연구용역사업인 '수혈적정성 평가지표 개발'을 바탕으로 예비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평원 양기화 평가수석위원은 "올해 시행예정인 예비평가를 위해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1차 회의를 가졌다"며 "아직 예비평가안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등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가대상은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를 수혈 받은 입원환자며, 2018년 진료분 가운데 6개월 정도가 대상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수석위원은 "평가지표는 연구 용역사업에서 제안한 18개 지표들을 전문가 그룹과 논의했고 구조, 과정 및 결과지표를 포괄적으로 포함한 10개 내외 지표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수혈에 무게를 두고 수혈 적정성평가를 시작하지만, 수혈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설정되고 관련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적절한 수혈이라는 또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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