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투쟁과 별개로 참여, 회원 납득수준 인상 요구
9기 보다 강성으로 구성된 10기 재정운영위원회의 경향
보장성 강화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로 전환된 건보재정

지난해 5월 열린 2019년도 의약단체장·공단 이사장 수가협상 상견례 모습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을 위한 협상은 오는 5월 2일 건보공단 이사장과 7개 의약단체장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진행된다.

올해 수가협상은 예년과 다르게 시작전부터 다양한 변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굵직한 변수들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수가협상 마저 참여하지 않은 대한의사협회의 이번 협상 참여 여부가 꼽히고 있다.

또,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제10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면서 9기 운영위원회와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흑자였던 건강보험재정의 적자 전환이 협상에 미칠 영향 등이다.

우선, 올해 수가협상에 참여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의협은 참여하는 협상에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협 수가협상단을 이끌 이필수 협상단장은 "수가협상 참여 여부는 의료개혁투쟁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수가협상에 참여한다면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오는 5월 2일 의협에서 중대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 아마, 이날 발표에서 의협의 수가협상 참여 여부도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인상률 2.7%를 받아 회원들의 실망이 매우 컸다"며 "올해 협상에서는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인상률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018년과 2019년도 2년간 30% 가까이 인상된 가운데, 개원가의 수가는 같은 기간 3.1%에서 2.7% 올라 경영악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이 적정수가를 위해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상대가치점수 개편과 함께 논의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가협상을 통해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상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와 모든 대화를 끊은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의 살림살이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수가협상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수는 새롭게 구성된 10기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다.

이번 10기 위원회에서는 김경자 위원, 김진현 위원, 김양균 위원 등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해 공급자 단체들과 각을 세우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병호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재정위는 이제 시작단계로서 29일 2차 회의에서 건보공단의 환산지수 연구 결과 보고를 받아 봐야 재정위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원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최대한 가입자와 공급자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재정위의 권한이 제한돼 있다"며 "재정위는 가격변수만 통제할 수 있을 뿐, 행위량과 약제, 치료재료에 대한 통제 권한이 없다. 재정위의 한계로 본다"고 재정운영위원회의 권한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재정위 A 위원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지출 합리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A 위원은 "보장성 강화와 재정 지출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정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수가협상에서 추가소요재정(밴드) 확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건보공단의 환산지수 연구 결과는 매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연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재정위원들의 몫이다. 재원위원들이 공급자 단체들의 경영상태를 이해하는 수준 만큼 수가인상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도 수가협상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최근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문재인케어를 추진하면서 보험급여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건보공측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수는 1778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3조원 정도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부터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며 "재정운영위원회는 재정 적자에 대한 부분을 수가협상 과정에서 제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20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대한병원협회를 제외한 각 공급자 단체들은 협상단 구성을 완료했으며, 건보공단측도 협상단을 꾸렸다.

건보공단측은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정해민 급여1선임실장(급여보장실장), 박종헌 급여전략실장, 이성일 수가기획부장이 참여한다.

의협측은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을 단장으로, 김종웅 개원내과의사회장, 박진규 신경외과의사회 부회장,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로 구성됐다.

병협 측은 송재찬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유인상 보험위원장만 현재 구성됐으며, 곧 나머지 위원들도 구성할 방침이다.

치협은 마경화 부회장을 단장으로, 김수진 보험이사, 최대영 서울시치과의사회 부회장, 김영훈 경기도치과의사회 보험부회장이 참여한다.

한의협은 김경호 부회장이 단장을 맡고, 이은경 부회장 박종훈·초재승 보험이사가 참여한다.

약사회는 박인춘 부회장이 단장을 맡고, 윤중식·유옥하 보험이사, 엄태훈 전문위원으로 협상단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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