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경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METEOR 임상 2상 공개
메트포르민+레트로졸 vs 레트로졸, 임상반응률은 차이 없어
Ki-67 발현 10% 이하 환자 비율은 메트포르민 병합요법군에서 높아

서울아산병원 김지선 교수(유방외과)는 2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술대회 2019 및 한국유방암학회 학술대회(GBCC)'에서 METEOR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지선 교수(유방외과)는 2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술대회 2019 및 한국유방암학회 학술대회'에서 METEOR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암제 자리를 넘보는 항당뇨병제 메트포르민이 국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국내 폐경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메트포르민과 레트로졸 병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저울질한 결과, 레트로졸 단독요법과 유사한 임상반응률을 보여 메트포르민의 추가적인 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없었다. 

다만 치료 후 종양세포 증식지표 Ki-67 발현이 10% 이하인 재발 위험이 낮은 환자 비율은 메트포르민과 레트로졸 병합요법군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지선 교수(유방외과)는 2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술대회 2019 및 한국유방암학회 학술대회(GBCC 2019)'에서 이번 METEOR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메트포르민은 전임상, 임상연구 등을 통해 항암효과가 확인돼,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항암제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주목받는다. 

본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유방암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진행됐다. 

당뇨병이 아닌 환자에서 메트포르민의 항암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당화혈색소(A1C) 6.5% 이상이거나 공복혈당 126mg/dL 이상인 환자는 연구 대상자에서 제외했다.

2012~2017년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폐경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218명이 모집됐다. 이 중 203명이 메트포르민+레트로졸 병합요법군(메트포르민군, 100명)과 레트로졸 단독요법군(대조군, 103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모든 환자군은 치료 24주 동안 매일 레트로졸 2.5mg을 복용했다.

메트포르민군은 레트로졸과 함께 치료 첫 주 매일 메트포르민 500mg 복용한 뒤 일주일 동안 매일 1500mg을 복용했고, 이어 22주간 매일 2000mg을 투약했다. 

최종 치료의향(intention-to-treat, ITT) 분석에는 메트포르민군 80명, 위약군 83명이 포함됐다. 

일차 종료점은 24주째 완전관해율과 부분관해율을 모두 포함한 임상반응률(clinical response rate)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폐경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호르몬 치료 임상반응률은 60.2%로 조사됐다.

치료에 따른 임상반응률은 메트포르민군 63.8%, 대조군 56.8%로 메트포르민군의 반응률이 7%p 더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P=0.332). 

그러나 메트포르민과 레트로졸 병합요법으로 종양세포 증식지표 발현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메트포르민군 중 치료 초기 Ki-67 발현이 10% 이하인 환자군은 56.6%였으나 치료 후 4주째 조직검사에서는 85.7%로 약 30%p 늘었다. 이와 달리 대조군은 각각 57.5%와 33.3%로 조사됐다. 

4주째 Ki-67 발현이 10% 이하인 환자만 비교하면 메트포르민군의 비율이 대조군 대비 의미 있게 더 높았다(P=0.036).

아울러 4주째 Ki-67 발현이 10% 이하인 환자군의 유방암 치료에 따른 임상반응률은 100%였지만 10% 초과한 환자군은 44.4%로 상당한 반응률 차이를 보였다(P=0.043). 

이와 함께 질병이 진행된 환자는 메트포르민군 1명, 대조군 4명으로 총 5명이었다. 24주째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은 보고되지 않았고, 유방보존수술 비율은 메트포르민군 66.7%, 대조군 69.3%로 유사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원자력병원 노우철 교수(외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만으로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다른 치료제와의 병합요법으로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메트포르민의 병합요법 파트너를 찾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환자군의 특징을 세분화해 연구를 진행한다면 메트포르민 병합요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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