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NECA 10주년 심포지엄 개최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 "국민과 환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허대석 교수
22일 NECA 10주년 심포지엄에서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가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2009년 보건의료연구원(NECA)를 출범시킨 주인공이자 초대 원장인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의 쓴소리가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NECA 10년의 성과와 의료기술평가 발전전략'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패널로 참석한 보건복지부 손호준 의료자원정책과장이 "NECA에서 혁신의료기기를 별도 트랙에서 평가하고, 후평가를 하게 돼 좋아졌다"고 한 부분에서다. 

허 교수는 "정부가 의료기술 평가에서 후평가로 좋아졌다고 말하는데, 과연 누구 입장에서 좋아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의료기기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아졌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아니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건에서 보듯 정부가 업체 입장에서 서면 국민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NECA는 반드시 환자를 중심에 두고 가야 한다는 게 허 교수의 주장이다. 
 
현재의 허가임상시험에는 노인이나 소아가 제외돼 있고, 동반질환이 있는 사람도 제외된 상태다. 또 인종이나 성별의 차이도 고려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이유로 허가임상시험 근거는 리얼 월드에서의 근거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허 교수는 "허가임상시험 결과와 달리 범위 초과에 대한 자료는 근거는 희박하거나 없고, 임상시험과 다른 인구 집단의 근거는 근거가 부족하다. 그 공백을 NECA가 채워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 교수가 환자 중심을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약물이나 질병이 중요했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젠 환자 중심이 핵심이라 무게중심이 미국 환자중심결과연구센터(PCORI)나 미국 의료관리품질조사국(AHRQ),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제 NECA도 미국 PCORI처럼 치료 효율성을 연구하기 위해 환자 자료는 물론 공공자료를 융합하고 연계해 리얼월드 데이터를 생산해야 한다"며 "이런 흐름에서 NECA가 환자중심연구사업단(PCRCC)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윤영호 교수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는 NECA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예방의학과)는 NECA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ECA의 현재 인력과 역량으로 모든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NECA는 국민건강과 밀접하지만 방치돼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 또 시대적 요구에 민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증진이나 환자 진료 현장 등 국민이나 정책 결정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연구 주제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나 출산 절벽, 웰다잉, 인구 초고령화, 만상질환 급증에 대한 연구 등이 윤 교수가 얘기하는 주제들이다. 

또 한시적 급여 형태인 위험분담제, 선별급여, 허가초가항암요법 사후평가 등에 대한 평가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예비급여 재평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만성질환관리, 허가초과항암제 사용 등 그동안 NECA가 진행했던 연구들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NECA가 임상과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NECA가 접근할 수 있는 건강보험심사자료, 건강검진 자료, 암등록자료, 통계청 자료와의 연계를 통해 비용 효과성, 비교효과 연구 등 건강보험정책에 필요한 근거창출의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능동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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