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대열 강동성심병원 교수

강동성심병원 양대열 교수(비뇨의학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강동성심병원 양대열 교수(비뇨의학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소변이 새어 나오는 '배뇨후 요점적(Post micturition dribbling)'. 

남성에게서 발생하는 이 질환은 얼핏 요실금과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증상이다. 소변을 본 뒤 찔끔 새는 주요 원인은 요도 근육이 노화돼 요도 후방부에 소변이 고여 무의식적으로 흘러내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배뇨후 요점적을 호소하는 남성 환자가 많아졌는데, 정작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그동안 배뇨후 요점적이라는 질환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지 않았을 정도로 관심 밖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강동성심병원 양대열 교수(비뇨의학과)팀은 유럽성기능학회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센돔(성분명 타다라필) 5mg을 매일 복용하면 배뇨후 요점적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그래프 참조>를 발표하며 주목을 끌었다. 

양 교수는 배뇨후 요점적이란 질환 개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진 인물로 유명하다. 그를 만나 배뇨후 요점적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배뇨후 요점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많은 남성들이 배뇨후 요점적 증상을 호소했다. 그래서 그 개념을 찾다 보니 1977년 이후 발표된 연구가 없었다. 용어에 대한 정의만 잡혀있고 마땅한 치료법은 없던 것이다. 당시 가설로만 존재했을 뿐 관련 연구도 없었다. 게다가 나 역시 잘못된 용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질환 자체에 관심을 뒀다면, 최근에는 삶의 질 측면이 부각되면서 우연한 기회에 이 질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배뇨후 요점적 평가를 위한 설문지와 정략적인 평가방법 등을 고안하는 연구에 돌입하게 됐다. 2014년 국내 연구에 따르면 약 52%가 배뇨후 요점적을 갖고 있다. 

- 타다라필 5mg 매일복용이 배뇨후 요점적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그동안 비뇨의학과 의사로서 국내 출시되거나 개발 중인 임상에 모두 참여할 만큼 PDE5 억제제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와중에 배뇨후 요점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고 구두요도, 즉 음경 안에 고인 소변이 배뇨후 요점적 증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 연구에 돌입했다. 

실제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음경해면체 조직이 퇴화하고 구부요도가 늘어나게 된다. 이에 PDE5 억제제가 해면체 조직의 퇴화를 억제하고 볼륨감소를 막아 효과적인 배뇨를 유도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 실데나필 또는 고용량 타다라필 매일복용법은 효과가 없나.

효과가 있을 개연성은 있다. 다만, 약을 개발할 때 필요 시 고용량 복용 요법, 매일 복용 요법 등 약리역동학상 차이가 있다. 현재로서는 배뇨후 요점적 치료 가능성이 높은 약물은 타다라필과 유데나필이다. 

- 타다라필 외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이 있다면.

배뇨후 요점적 질환 원인은 방광경부폐쇄,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사용하는 알파차단제(α-blocker) 계열 약제나 방광경부폐쇄 증상에 이용하는 항무스카린제제(antimuscarinic) 등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이들 약제와 PDE5 억제제 병용처방 시 배뇨후 요점적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유럽성기능학회에서 연구를 발표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

사실 배뇨후 요점적은 비뇨기 임상의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증상이다. 

유럽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배뇨후 요점적 치료를 위해 타다라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놀라워했다. "왜 그동안 이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 타다라필 성분의 적응증 확대도 기대할 수 있지 않나.

적응증 확장을 위해서는 많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존재한다. 

PDE5 억제제가 배뇨후 요점적에 효과가 있지만, 적응증 확장에 대한 저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꾸준히 연구를 진행한다면 차후 적응증 추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 약물 치료 외에 배뇨후 요점적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배뇨후 요점적의 주요 원인은 요도 후방부에 고인 소변으로, 이 소변을 외부 자극으로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 

환자는 소변을 볼 때 고환까지 완전히 꺼내 배뇨하고, 배뇨 후에는 고환 뒤쪽을 천천히 마사지하면 미처 나오지 못하고 고여 있던 소변이 배출된다.

- 향후 계획도 궁금하다.

젊은 교수들과 함께 배뇨후 요점적을 두고 동물실험, 요루역학시험, 약물역동학시험 등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배뇨후 요점적은 그동안 관심 밖 질환이었던 만큼 이론적인 연구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앞으로 배뇨후 요점적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를 진행해 비뇨의학 분야 교과서에 실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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