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의사에게 다양한 옵션 제시로 기대감 커
두통학회 김병건 이사장 "갈카네주맙, 여름이나 가을에 임상에서 처방할 수 있을 듯"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새로운 치료제가 없던 편두통 치료제 분야에 훈풍이 불고 있다. 

편두통 치료는 크게 치료제와 예방제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치료제인 나라트립탄, 수마트립탄 등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만 있는 상태였다.

편두통 예방제로 항우울제나 보톡스 등이 쓰일 정도로 예방쪽은 취약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트립탄 계열의 맹점이었던 심혈관 부작용을 극복한 치료제가 등장했다.

예방제 분야에도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팹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 CGRP)를 차단하면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기전이 밝혀지면서 여러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편두통 예방제 속속 

CGRP 길항제로 편두통을 예방하는 데 처음 이름을 올린 제품은 에레뉴맙(제품명: 에이모빅)이다. 암젠과 노바티스가 선보인 이 제품은 2018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70mg, 140mg 용량을 월 1회 자가주사하는 약물이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이사장(을지대병원 신경과)은 "에레뉴맙은 현재 국내 임상 막바지에 있고, 연말 정도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에 자료가 제출되고, 2년 뒤면 임상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 갈카네주맙

임상에 있는 의사들이 기대감을 보이는 약물은 일라이 릴리의 갈카네주맙(제품명: 엠갈리티)인 듯하다.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편두통을 예방하는 치료제는 없었는데 갈카네주맙이 혁신적인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부작용도 없고 임상시험에도 효과도 인정돼 편두통 치료를 하는 의사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갈카네주맙은 월 1회 투여하는 주사제다.

갈카네주맙은 유럽 등의 임상시험에 국내 환자들도 포함돼 있어 우리나라 식약처도 빠르면 올해 여름 늦어도 가을이면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에서 1회 투약 가격이 약 70만원, 1년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테바 아조비

프레마네주맙(미국 및 유럽 제품명; 아조비)도 편두통 예방제 흐름에 올라탔다.

지난해 9월 FDA 승인에 이어 이번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

월 편두통 발생 일수가 최소 4일 이상인 성인을 대상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분기별 및 월별 간격으로 모두 투여 가능하다. 

라스미디탄, 심혈관 부작용 극복  

나라트립탄 등 트립탄 계열 치료제는 고혈압이나 관상동맥 질환, 심근경색, 허혈성 심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라스미디탄은 기존의 트립탄 계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디탄계열로 5-HT1F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효과를 발현해 혈관 수축작용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을 거의 줄인 것이다. 

김 이사장은 "기존의 편두통 치료제는 30년 전에 개발된 진통제들로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겐 사용할 수 없었다"며 "임상 3상을 통해 라스미디탄은 심혈관 부작용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라스미디탄은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를 위한 NDA(New Drug Application) 과정에 들어가 있다. 일동제약이 한국 및 아세안 8개국 판권을 보유한 라스미디탄을 국내에서 만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미국 등의 임상시험에 국내 환자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약물을 허가하는 최근 경향을 보면 국내 환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라스미디탄도 국내에서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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