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높인 B형간염 신약, 급여 확대돼야"
"안전성 높인 B형간염 신약, 급여 확대돼야"
  • 최상관 기자
  • 승인 2019.04.1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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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내안애내과 원장
▲내안애내과 김창섭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지난해 11월, 3년 만에 개정된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큰 변화로는 베시포비르(besifovir, 제품명 베시보),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 제품명 베믈리디) 등 1차 치료제 2종이 새로 추가됐다는 점이다. 그 밖에 만성 B형간염 치료 시작 기준을 새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변화는 임상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을까? 그 의미에 대해 내안애내과 김창섭 원장에게 물었다.

- 베시포비르와 TAF가 1차 치료제로 새로 권고됐다. 그 의미를 평가하자면?

당연히 권고할 만한 치료제가 추가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5년간 주로 사용했던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TDF) 등 기존 약제는 뼈가 약해지거나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이 주저됐다. 가이드라인에서 해당 부작용을 개선한 약제를 새로 권고한 점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부작용 개선 외에 기존 치료제와 효능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

효능, 효과 측면에서는 기존 치료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을 뿐 효과가 탁월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령 TAF의 경우는 TDF와 유효 성분이 같기 때문에 간세포 안에서 최종 대사 기전은 같다. 따라서 효능, 효과보다는 안전성을 개선한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아직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베시포비르와 함께 투여하는 L-카르니틴이 좀 더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그러나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 새 치료제 처방과 관련해 아쉬운 점은 없나?

현 보험 기준에서는 기존 치료제에서 새 치료제로 교체 투여하는 데 제한점이 있다. 베시포비르는 사실상 신규 환자에게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기존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의 교체 투여는 사실상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콩팥 기능, 골 밀도가 감소된 경우에 한해 교체 투여할 수는 있다. 또한 사구체여과율(GFR)이 50mL/min 미만인 환자에게도 처방하지 못한다. TAF도 GFR 감소 등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골 밀도 수치가 감소하는 등 문제가 있어야 급여가 인정된다.

이미 콩팥 기능과 골 밀도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환자에게 새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근 20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B형간염 치료에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처럼 아쉬운 점도 있다. 새 치료제에 추가적인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급여기준상 교체투여 시 제한, 신약 급여 범위 추가적으로 넓혀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가이드라인에서는 크레아티닌 청소율(Ccr)에 따라 치료제 사용을 다르게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제한점은 없나?

가이드라인에서 베시포비르는 Ccr이 50mL/min 미만, TAF는 15mL/min 미만인 경우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Ccr이 그 정도 떨어진 상태라면 의사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환자다. 초치료 환자에서는 드문 경우이기에 별로 문제되진 않는다. 다만 앞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도 쓸 수 있게 된다면, 기존 약제에서 교체 투여하는 데 보험급여 확대를 설득할 만한 기준이 될 수는 있으리라고 본다.

- 진료지침상 초치료 기준(ALT 30~34 이상)이 실제 급여 인정 기준(ALT or AST 80 이상)과 차이가 커 임상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었다. 두 기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그레이존(gray-zone, 회색지대) 환자는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2017년 말, B형간염 환자 10년 추적관찰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 농도는 높은데 간수치가 정상이어서 지켜본 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간경화, 간암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때문에 간수치가 높지 않게 나왔다고 해서 환자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지 또는 그레이존 환자에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는 약을 써야 하는지 대해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40세 이상, 간 상태가 좋지 않거나 간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게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쓸 의향이 있는지 의사를 확인하고, 환자가 원하면 쓰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아쉬울 따름이다.

- 급여 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나?

진료 현장의 의사들 입장에서는 가이드라인과 실제 보험 급여 기준의 간극에 대한 무력감이 있다. 우리나라 의사는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별도로 ‘심평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심평원에서 보험 심사 기준을 공표하지 않는 것이 제일 문제다. 심사 기준과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내줬으면 한다.

-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베시포비르는 특정 상황에서의 치료에서 '신기능 이상 또는 골대사 질환자'에 권고됐다. 추후 임산부, 소아청소년, 간이식 환자 등 다른 환자에게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보나?

의학적으로야 당연히 환자 적응증을 넓혀주는 것은 환영한다. 다만 B형간염 환자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특정 상황에 해당하는 환자는 10~20%에 불과할 것이다. 즉, 시장이 그리 크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 적응증을 확대를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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