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 세극등현미경·적색필터로 마이봄샘 소실 확인
기존 진단법과는 달리 적외선 카메라 필요 없어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안과)가 적색필터를 이용해 마이봄샘 기능장애 유무를 검사하고 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안과)가 적색필터를 이용해 마이봄샘 기능장애 유무를 검사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적외선 카메라 없이 안구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마이봄샘이란 눈꺼풀에 있는 일종의 피지샘으로 안구 표면에 마이붐이라는 기름을 분비해 눈물막의 지질층을 형성한다. 이 지질층은 눈물 증발을 억제하며, 마이봄샘이 막히거나 소실돼 기름이 분비되지 않으면 지질층이 얇아지면서 증발형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안과) 연구팀은 병원에 내원한 환자 총 64명 125안을 대상으로 적색필터와 세극등현미경만으로 마이봄샘의 소실 정도를 확인하는 새로운 진단법과 기존 진단법의 정확성을 비교·분석했다.

기존에는 적외선 통과필터,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적외선 마이보그래피로 눈꺼풀 결막 밑에 위치한 마이봄샘을 촬영했다. 그러나 모든 병원에 이 장비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이봄샘 소실 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새 진단법은 모든 안과가 구비하고 있는 세극등현미경과 적색필터만을 사용한다. 위아래 눈꺼풀을 뒤집은 다음 세극등현미경 앞에 적색필터를 위치시킨 후 의사가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직접 확인하거나 세극등현미경에 연결된 일반 카메라로 촬영하여 마이봄샘을 확인한다. 

연구팀은 새 진단법으로 촬영한 사진과 기존 진단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확인해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0점(정상)부터 3점(2/3 이상 마이봄샘 소실)으로 매겼으며 위아래 눈꺼풀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합산해 두 촬영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새 진단법으로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점수는 기존 적외선 마이보그래피를 이용해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점수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A, C, E는 적색필터 없이 눈꺼풀 결막을 촬영한 사진으로 마이봄샘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적색필터를 이용해 촬영한 B, D, F에서는 마이봄샘이 비교적 잘 보이며 특히 F에서는 마이봄샘 소실이 관찰된다.
▲A, C, E는 적색필터 없이 눈꺼풀 결막을 촬영한 사진으로 마이봄샘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적색필터를 이용해 촬영한 B, D, F에서는 마이봄샘이 비교적 잘 보이며 특히 F에서는 마이봄샘 소실이 관찰된다.

조사대상 125안 중 70안은 두 진단법간 마이봄샘 소실점수 차이가 0점이었으며 120안에 대해서는 1점 이하 차이를 보였다. 또 새로운 촬영법으로 얻은 마이봄샘 사진을 동일한 검사자가 1달 간격으로 다시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평가했을 때 상당한 수준의 신뢰성을 보였다.

황호식 교수는 "기존에는 마이봄샘 소실 여부 판단 시 고가의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된 현미경을 이용해야 했으나 본 연구를 통해 안과 진료실에 있는 세극등현미경과 적색필터만으로도 마이봄샘을 관찰해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과 관련해 마이봄샘과 눈물샘 이미징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 연구는 SCI 학술지 Cornea 5월호 실릴 예정이다(Cornea 2019 May;38(5):57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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