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반응률 기준 제시...로슈는 'OK' MSD·오노는 'NO'
환자 접근성은 주장하던 회사 어디로?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면역항암제 후발주자인 로슈의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이 급여 확대 과정에서 MSD의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오노·BMS의 옵디보(성분 니볼루맙) 보다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MSD와 오노는 급여확대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급여적용 변경 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뒤처지고 있다는 전언인데, 환자 접근성을 주장하는 다국적사의 이중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면역항암제 옵디보, 티쎈트릭, 키트루다(좌부터)가 급여확대 과정을 밟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쎈트릭은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면역항암제 중 처음이다. 

약평위에서 논의된 티쎈트릭의 급여확대안은 요로상피암(1차), 요로상피암(2차 이상 PD-L1 발현율 삭제), 비소세포폐암(2차 이상 PD-L1 발현율 확대) 등 3개다.

이달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되는 등 정부와 로슈사이에 조율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티쎈트릭보다 앞서 급여확대 절차를 밟고 있던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여전히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간 행보가 차이나는 이유는 정부가 제시한 '급여적용 변경 안'을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국적제약사출입기자모임이 취재한 결과, 정부는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MSD와 오노, 로슈에 급여적용 기준을 기존 PD-L1 발현율에서 실제 환자 반응률로 변경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허가사항에 따라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처방하고 반응이 있으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급여를 지급하고, 반응이 없을 경우 회사 측이 약제비를 지급하자는 것이다. 

반응률이 15~20%에 불과하지만 빠른 속도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는 면역항암제에 과도하게 투여되는 재정을 막고, 치료 불확실성을 제약사와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회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로슈는 해당 안을 받아들였지만 MSD와 오노는 난색을 표했다. 

특히 오노는 옵디보의 급여 적용시 오히려 정부쪽에 PD-L1 발현율이 아닌 반응률로 평가할 것을 제안했었던 곳인 만큼 업계에서는 오노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선이다.

오노 측은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최초 면역항암제 급여기준 협상 당시 우리가 제안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 발현율 50% 이상이라는 허가사항이 있다. 

정부가 제안한 허가사항 내 반응률 여부로 급여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이미 폐암 시장을 점유한 키트루다에게는 좋은 조건이 아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MSD가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MSD 측은 "반응률 조건을 받아들였지만 키트루다는 적응증이 많아 세부적으로 조율할 사항이 많아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이달 안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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