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비만대사수술 후 영양관리' 주제로 논의 진행
비만대사수술 후 단백질 결핍·빈혈·골다공증 등 발생 가능
외과 전문의들 "수술 전 영양상태 확인해야…수술 후 경구용 제제 또는 주사제 치료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도비만 환자는 비만대사수술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영양결핍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영양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고도비만 환자는 수술을 통해 체중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수술로 인해 수술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가 바뀌고 수술 후 식이섭취가 제한돼 환자는 영양결핍을 겪게 된다. 이는 환자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이에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는 의료진들은 6일 쉐라톤디큐브시트호텔에서 개최된 '제50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만대사수술 후 영양관리'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과 전문의들은 비만대사수술 전부터 환자의 영양상태를 확인하고 수술 후에는 경구용 제제 또는 주사제 등으로 최소한의 영양소를 보충해야 한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단백질 결핍' 막기 위한 하루 최소 섭취량은?

은평성모병원 김동진 교수(외과)는 6일 쉐라톤디큐브시트호텔에서 개최된 '제50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Protein supplement in bariatric patients'를 주제로 발표했다.
▲은평성모병원 김동진 교수(외과)는 6일 쉐라톤디큐브시트호텔에서 개최된 '제50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Protein supplement in bariatric patients'를 주제로 발표했다.

비만대사수술 후 환자가 겪는 주요 영양 문제 중 하나가 단백질 결핍이다. 단백질은 피부, 근육, 헤모글로빈 등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음식물로 섭취한 단백질은 위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된 뒤 십이지장에서 이자액에 의해 분해되고 최종적으로 소장으로 이동해 소화가 이뤄진다. 

하지만 위소매 절제술 또는 루와이 위우회술 등 비만대사수술 시 위 일부를 절제하면서 위 용적이 작아지고, 루와이 위우회술의 경우 위 절제 후 소장을 끌어 올려 위주머니와 연결하면서 음식물은 위와 십이지장, 근위부소장 등을 우회해 소장 일부만 통과하게 된다.

이로 인해 체내 단백질 흡수가 저해되고 환자는 탈모, 말초부종, 창상치유 지연, 지방제외체중(lean body mass) 손실 등을 겪는다.

은평성모병원 김동진 교수(외과)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임상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단백질 결핍을 관리하기 위해 환자가 하루 최소 60g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국내분비학회는 비만대사수술 후 지방제외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들이 매일 60~120g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J Clin Endocrinol Metab 2010;95(11):4823-4843).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비만학회(TOS)·비만대사수술학회(ASMBS)도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매일 최소 60g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권장한다(Obesity (Silver Spring) 2013;21 Suppl 1:S1-27). 

지난해 발표된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비만대사수술 진료지침 역시 수술받은 환자가 단백질을 매일 60~80g 또는 이상체중(ideal body weight) 당 1.5g까지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J Metab Bariatr Surg 2018;7(1):1-21).

김동진 교수는 "단백질은 신체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영양소다. 의료진은 환자가 단백질을 하루 최소 60mg 섭취할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한다"며 "다만 수술 직후에는 위가 작아지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단백질 섭취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진은 영양사와 협조해 환자 교육자료를 만들고 환자들이 식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식 자체로 단백질 섭취가 어렵다면 단백질 보충제 섭취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빈혈 예방 위해 '비타민B12'·'철분' 주사 고려해야

LHK비만대사수술전문병원 김용진 부원장(외과)은 'Anemia: how to escape from iron deficiency and vitamin B12'에 대해 강의했다.
▲LHK비만대사수술전문병원 김용진 부원장(외과)은 'Anemia: how to escape from iron deficiency and vitamin B12'에 대해 강의했다.

비만대사수술에 따른 영양결핍 중 환자 삶의 질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있는 증상이 '빈혈'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영양소가 비타민B12와 철분이다.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만대사수술 전·후에 비타민B12와 철분 결핍을 겪는다. ASMBS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수술 전 비타민B12 결핍 발생률은 약 2~18%, 수술 후에는 루와이 위우회술의 경우 약 20%, 위소매 절제술은 4~20%로 보고된다(Surg Obes Relat Dis 2017;13(5):727-741).

철분 결핍은 비만대사수술 전 약 44%가 겪는 것으로 조사된다(J Gastrointest Surg 2006;10(7):1033-1037). ASMBS 가이드라인에는 수술 후 철분결핍성 빈혈 유병률이 위소매 절제술 후 약 18%, 루와이 위우회술 후 약 20~25%로 명시됐다. 

이에 ASMBS는 빈혈 예방을 위해 비만대사수술 전 모든 환자의 영양상태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운 뒤 수술하도록 강조한다. 관리전략으로 비타민B12 결핍을 막고자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매일 비타민B12 350~500㎍을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경구용 비타민제제의 비타민B12 함량은 6~67㎍으로, 경구용 제제만으로 비타민B12를 보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HK비만대사수술전문병원 김용진 부원장(외과)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환자 내원 시 비타민B12를 근육주사로 투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용진 부원장은 "경구용 비타민제제만으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타민B12 결핍 문제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로서 유일한 관리 방법은 비타민B12 근육주사다"며 "진료실 검사에서 환자의 비타민B12 농도가 많이 떨어져 있으면 병원에서 비타민B12를 매주 3~4회 근육주사하거나, 소견서를 작성해 거주지 근처 보건소에서 환자가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분 결핍도 경구용 철분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음식물로 섭취한 철분은 주로 십이지장과 상부 공장(jejunum)에서 흡수되는데, 수술 후 음식물이 이를 우회하도록 바뀌면서 철분 흡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루와이 위우회술을 받고 철분 결핍이 발생한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철분제(ferrous sulfate) 100mg 경구 섭취 후 철분 결핍 확진에 활용하는 혈청 페리틴 농도를 1시간 간격으로 확인한 결과, 단 1명만 철분 흡수가 나타났다(Obes Surg 2014 ;24(1):56-61). 즉 경구용 철분제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맥주사 철분제가 주목받는다. 근치적 위절제술 후 급성 정상혈량 빈혈이 발생한 국내 환자 약 454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정맥주사 철분제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12주째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맥주사를 받은 군에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JAMA 2017;317(20):2097-2104).

다만 정맥주사 철분제가 경구용 철분제와 비교해 철분 결핍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는 올해 5월부터 진행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ClinicalTrials.gov Identifier: NCT03777514). 정맥주사 철분제인 'Ferumoxytol'과 경구용 철분제의 효과를 이중맹검으로 비교하는 연구로, 2022년에 종료될 예정이다.

김용진 부원장은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철분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올해부터 진행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빈혈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철분 결핍 예방 목적으로 정맥주사 철분제를 투약하도록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경구용 철분제는 보험이 적용돼 비용이 저렴하다"면서 "하지만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 환자와 (건강 상태가) 다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비만대사수술 후 철분 보충이 필요한 환자에게 정맥주사 철분제를 고려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골다공증이 '골절'로 이어져…필요 시 내분비내과와 협진해 'DXA' 진행해야

분당서울대병원 박영석 교수(외과)는 'Osteoporosis: how to escape from the calcium and vitamin D deficiency after bariatric surgery'를 주제로 강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박영석 교수(외과)는 'Osteoporosis: how to escape from the calcium and vitamin D deficiency after bariatric surgery'를 주제로 강연했다.

비만대사수술로 수술 부위에 해부학적인 구조 변화가 나타나면서 음식물을 섭취하더라도 소장에서 칼슘과 비타민D 흡수가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골손실(bone loss)이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구체적으로 혈액 내 칼슘과 비타민D 농도가 감소하면 체내 칼슘 농도 조절 호르몬인 부갑상선 호르몬(PTH)이 분비돼 파골세포의 활성화를 촉진시켜 뼈에 저장된 칼슘과 비타민D를 방출된다.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뼈와 관련된 칼슘과 비타민D 결핍이 발생한다. 

이에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저칼슘혈증과 비타민D, PTH 농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중 혈청 칼슘 농도는 비만대사수술 전·후로 크게 감소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임상에서는 비타민D와 PTH 농도를 면밀히 확인하고 가능한 수술 전부터 교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관리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골절이다.

영국 연구팀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를 후향적으로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약 2년간은 골절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3~5년 후에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BMJ 2012;345:e5085). 

미국 연구팀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258명을 7.7년 추적관찰(중앙값)한 연구에서도 수술 후 골절 위험이 2.3배 상승했다(Osteoporos Int 2014;25(1):151-158).

이에 임상에서는 비만대사수술 후 골손실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매년 △알부민 △칼슘 △PTH △비타민D 측정 시 사용하는 혈청 25(OH)D 등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또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칼슘 결핍을 막기 위해 환자에게 구연산칼슘 보충제를 매일 1200~1500mg 섭취하고, 비타민D 결핍 예방 목적으로 비타민D를 최소 매일 3000IU 복용하도록 권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환자 특징에 따라 표준 골밀도측정장비인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을 활용해 환자 골밀도를 측정할 수 있다.

현재 루와이 위우회술 후 DXA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국립골다공증재단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65세 이상 모든 여성 △젊은 폐경 후 여성 △70세 이상 남성 △흡수억제수술(malabsorptive procedure)을 받아 임상적으로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인자가 있는 50~69세 남성 등에게는 DXA를 고려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박영석 교수(외과)는 "비만대사수술 전 비타민D 결핍과 부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관리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최소 1년에 한 번 비타민D와 PTH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매일 구연산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DXA는 비만대사수술 후 추천하는 검사가 아니다"면서 "그렇지만 65세 이상 여성이거나 비만대사수술 중 흡수억제수술을 받은 고령 남성은 DXA를 진행할 수 있다. DXA 시행 시 내분비내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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