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지난해 11월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학회(AHA·ACC)가 5년 만에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오랜만에 개정판이 나왔지만, 고지혈증이 ASCVD(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사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전반적인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위험 강화 인자(risk-inhancing factor)'라는 평가를 추가했고, 관상동맥 석회화(CAC) 검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일부 변화를 줬다. 또 초고위험군의 목표 LDL-콜레스테롤(LDL-C)을 70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주문하면서 목표 수치도 다시 등장했다. 이런 변화가 갖는 의미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내분비내과)에게 물었다.

 

ASCVD 예방 위해 초기부터 스타틴 처방

당뇨병 동반 환자는 집중 관리

폐경 환자서 아토르바스타틴 효과 입증

 

- 맞춤형 관리의 일환으로 '위험 강화 인자'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배경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기본적으로 2013년 개정판을 보면 고지혈증을 모두 같은 위험도로 보지 않고 위험요소를 잘 평가해서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강조했는데 그 내용이 명쾌하지 않았다. 따라서 새 개정판에서는 제대로 된 위험도 평가를 위해 위험 강화 인자라는 구체적인 개념을 추가함으로써 쉽게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담고 있는 내용은 가족력, 연령, 인종, 대사질환, 흡연, 당뇨병, 고혈압, 콩팥병, 지질/바이오마커 등으로 이를 통해 전체 위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고 치료 강도를 결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반드시 물어봐야 할 것을 물어보지 않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표현방식이 다를 뿐 기본적으로 위험도를 평가한 후 치료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위험도 평가 항목으로 CAC 검사가 등장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AHA·ACC는 40~75세이고 당뇨병이 없으며 LDL-C가 70mg/dL 이상이지만 ASCVD 위험도가 확실하지 않다면, CAC 점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즉 ASCVD 위험요인은 없으나 CAC 점수가 높을 수 있으니 검사를 통해 환자 모니터링에 한 번 더 신경 쓰도록 한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는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는 CAC보다는 경동맥 초음파를 많이 추천한다. 다만 비용 문제와 방사선 노출 때문에 고위험군 즉 당뇨병, 고지혈증이 확인되고, 흡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고려해야 한다. 
 
- 목표 LDL-C 수치도 다시 등장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HA·ACC가 2013년 콜레스테롤 개정판을 내면서 목표 LDL-C를 없앴다. 그러면서 "처방하고 잊어라"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에 대해 의사로서 상당한 반감이 있었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면서 얼마나 개선됐는지 또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은 의무다. 결국 한국 가이드라인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돈을 내고 검사하는데 수치에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문제가 미국 의학계에서도 있었고 결국 다시 돌아온 것이다. 수치를 일일이 기억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목표치에 접근하면 위안을 받고 계속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목표치를 제시했을 때 장점이 더 많다.

- ASCVD 1차 예방 전략에서 이전 개정판과 달라진 점은?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다. 환자 평가를 좀 더 세분화하고 이를 통해 초기에 스타틴을 쓰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당뇨병 동반 환자는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기조를 읽을 수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LDL-C가 130mg/dL 정도만 돼도 생활습관 개선을 제시한 반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고, 필요하면 최대 55mg/dL까지도 낮출 수 있다고 제시했다. 

- ASCVD 2차 예방 전략에서 핵심적으로 제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초기부터 강력하게 고용량 스타틴을 처방해 지질을 관리하라는 주장이다.  IMPROVE-IT 연구가 나온 이후 LDL-C를 55mg/dL까지 낮춰도 괜찮고, 안전성 마지노선인 40mg/dL까지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매우 걱정하는 수치였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그 수치까지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 고강도 스타틴 요법 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대목은? 

환자에게 심혈관질환이 있었는지를 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슈바스타틴 중 콩팥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토르바스타틴이다. 로슈바스타틴은 근거가 조금 부족하다.


- 최근 아토르바스타틴 제제인 리피로우가 폐경 여성에서 위험도를 낮춘다는 근거가 나왔다. 어떤 의미인가? 

여성이 폐경 후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남성보다 심혈관질환이 더 많이 발생한다. 여성 호르몬의 좋은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 치료를 잘 해야 한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폐경기 여성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과, 리피로우를 사용해 위험도를 낮췄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리피로우 20mg을 처방했을 때 LDL-C가 약 40% 떨어진다. 만일 환자의 LDL-C가 150mg/dL이었을 때 90mg/dL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되니까, 1차 목표인 100mg/dL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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