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병원협회, 간병비 급여화 필요성 주장
환자 단체 "적극적 찬성" ... 정부 "일단 봅시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2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세미나를 개최하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토론을 개최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2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세미나를 개최하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토론을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노인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요양병원의 간병비가 급여화되면 간병서비스 질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간병 인력의 처우향상, 서비스 표준화 등을 꾀할 수 있다는 게 노인요양병원 측 주장이다. 

2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국립한경대 박정연 교수(법학과)가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측이 박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한 결과를 소개한 것이다.

박 교수는 고령화의 가속화에 따라 노인 인구는 증가하지만 가족 내 돌봄의 가능성은 줄기 때문에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재 노인 간병 문제는 요양병원에서 해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하면 환자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줄고, 간병서비스 질에 대한 제도적 관리도 가능해진다. 또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안전과 존엄케어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간병비 급여화의 걸림돌은 건강보험 재정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단계적 적용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환자를 분류해 의료 필요도가 가장 높은 환자(의료최고도), 높은 사람(의료고도) 등으로 나눠 시작하는 것이다. 

의료최고도(환자 비율 2.13%)만 적용했을 때 필요한 요양보호사는 2462명, 공단이 부담해야 하는 간병비는 월 39억 5000만원이다.

의료고도(환자 비율 24.13%)를 대상으로 했을 때 요양보호사는 2만9568명이 필요하고, 비용은 월 447억 4000만원이 소요된다. 또 의료중도(환자 비율 28.82%)에 적용하면 요양보호사는 3만 5728명, 비용은 월 534억 5000만원이 소요된다.  
 
이윤환 기획위원장, "처음부터 100% 실시하자는 것 아냐"

노인요양병원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은 의료최고도부터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에 묶여 있거나 욕창이 있는 노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조치하라는 것. 

이 기획위원장은 "모든 노인요양병원에 간병비를 급여화해달라는 게 아니다. 요구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해달라는 것"이라며 "국민과 정부가 이 문제에 공감을 해 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2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세미나를 개최하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토론을 개최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2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세미나를 개최하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토론을 개최했다.

환자단체연합, 두손 들어 찬성

노인요양병원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환자단체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한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당연히 급여화해야 하고, 간호사도 간호조무사도 아닌 전문적인 간병사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진행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고도중증환자에게 적용되지 않고, 어중간한 중증도 환자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요양병원은 이제 새로운 판을 짜야 할 때"라며 "양질의 간병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법을 바꿔야 한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병사라는 직업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처우 조건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병비 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하자는 노인요양병원협회 측의 주장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환자들이 간병비 때문에 병원을 옮기는 것이 현실이고, 병원들도 간병비를 제대로 받는 곳이 많지 않다"며 "처음부터 건보재정에서 모두 부담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간병 비용의 본인부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급여화 10년 걸려"  

정부는 이와 관련된 연구 용역을 발주하겠다는 답변을 했지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토론에 참여한 보건복지부 오창현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급여화도 거의 10년 걸렸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도 사회적 합의는 물론 명분, 국민의 마음 등을 얻어야 한다"며 말했다. 

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해 협회가 간병사 10만명 양성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 일하는 조선족 요양보호사들은 어떻게 되는지, 의료최고도부터 시행하면 같은 노인병원에 있는 다른 환자와의 갈등 등 좀 더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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