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체질개선 움직임에 최장수 CEO도 자리서 물러나 
신사업으로 리모델링...재도약 노리는 제약업계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CEO 교체 움직임은 여전했고, 특히 기존처럼 제네릭 의약품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과 시설에 투자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체질개선 필요성에 오고가는 CEO

일동홀딩스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치 대표의 재선임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이 물러나면서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일동홀딩스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치 대표의 재선임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이 물러나면서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되면서 최고경영자(CEO)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맞춤형 배치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

먼저 삼진제약은 22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업계 최장수 CEO였던 이성우 대표의 사임을 알렸다. 

이 전 사장은 약사 출신으로, 1974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후 영업담당 전무,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 전 사장은 삼진제약의 대표격인 '게보린'을 대형 품목으로 키워낸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사장이 물러난 삼진제약은 오너 2명과 전문경영인 2명으로 구성된 4인의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삼진제약이 4인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홍순 부사장과 최용주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조의환, 최승주 대표와 함께 4인 체제에 합류했다. 

장홍순 신임 대표이사는 1985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이후 최근에는 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했다. 최용주 신임 대표도 1982년 입사한 후 영업부문 부사장을 맡아왔다. 

왼쪽부터 보령제약 안재현, 이삼수 대표.
왼쪽부터 보령제약 안재현, 이삼수 대표.

보령제약은 창립 후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체제 시작을 알렸다.

보령제약은 최태홍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퇴임을 결정하면서 이삼수 대표를 일찌감치 후임자로 내정한 바 있다.  
 
이에 보령제약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해 안재현 대표와 이삼수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경영 부문은 안재현 대표가, 연구·생산 부문은 이삼수 대표가 맡아 투트랙 경영에 나선다. 

동화약품도 23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한다. 동화약품은 지난 2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도준 회장이 14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박기환 신임 대표가 채우는 것으로 결정됐다. 

떠나는 CEO가 있는 만큼 재선임에 성공한 CEO도 있다.

왼쪽부터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 대웅 윤재춘 대표,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 일동홀딩스 이정치 대표.
왼쪽부터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 대웅 윤재춘 대표,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 일동홀딩스 이정치 회장.

대웅제약은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윤재춘 대표를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윤재춘·전승호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동국제약은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오흥주 대표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대표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일동제약 이정치 회장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이 갖고 있던 최장수 CEO 타이틀을 이어받았다. 

이 회장은 1967년 일동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해 2003년부터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2018년 분할된 일동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17년 동안 CEO를 맡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도 우종수 대표이사를 주총을 통해 재선임했다. 우 대표는 2017년 권세창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바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제약사 최초의 여성 CEO 타이들을 쥐고 있는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도 올해 주총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재도약 노리는 제약업계...사업다각화 관심 UP

올해 주총의 또 다른 관심거리는 국내 제약업계의 사업영역 확장이다. 

그동안 제네릭 의약품을 위주로 사업을 해왔지만, 규제가 심해지면서 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올해 주총에서 정보통신 관련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자문 및 유지보수업을 추가한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많았던 서정진 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와 원격진료 사업 구상을 꾸전히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서 회장은 두 국가와 AI를 활용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JW홀딩스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도소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할 계획이며, 휴온스는 작년 3월 출범한 골프단 운영 강화를 위해 티켓 예매 및 판매대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시장은 전통 환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과 기술이 융·복합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뀐다"면서 "보수적이었던 제약업계 관행을 깨는 수장 교체와 신사업 발굴로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사업 다각화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오는 27일 GC녹십자, 29일 동아쏘시오홀딩스, 안국약품 등의 주주총회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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