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최재영·정진세·현영민 교수팀, 녹농균 억제하는 코클린 단백질 발견
정진세 교수 "중이염 치료제 개발에 주요 실마리 제공할 것"

(좌측부터)세브란스병원 최재영, 현영민, 정진세 교수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만성 중이염의 주요 원인균을 억제하는 단백질이 새로운 면역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최재영·정진세 교수(이비인후과), 현영민 교수(해부학) 연구팀은 만성 중이염의 주요 원인인 녹농균의 침입과 증식을 억제하는 ‘코클린(cochilin)' 단백질의 새 면역 기능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21일 국제 학술지 Cell Host & Microbe(IF 17.872)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코클린 단백질은 면역 세포들이 녹농균을 쉽게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몸의 내이 기관은 귀의 가장 안쪽 부분에 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다양한 세균들이 침입할 수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 그러나 아직 인간의 내이가 세균에 대해 어떤 기전을 통해 면역반응을 수행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진은 내이에 선천성 면역반응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자 했다. 또한 이러한 면역 기전을 유도하는 핵심 단백질의 활성화를 통해 기존의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 항균 물질을 발굴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서 지난 10년간 난청 혹은 만성 중이염 환자의 유전자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법을 통해 탐색한 결과, 코클린이라는 단백질이 내이에서 세균 침입에 저항하는 선천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클린 단백질
▲코클린 단백질

코클린은 녹농균의 침입과 증식을 억제하고, 내이 기관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내이로 침투하는 세균들(섬모가 있는 녹농균)의 길목에 집중적으로 분비돼 청력을 담당하는 코르티 기관을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세균을 서로 뭉치게 해 뒤늦게 모인 각종 면역세포가 손쉽게 포식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동물 실험에서 코클린이 제거된 생쥐에서는 녹농균이 과도하고 증식했고, 조직이 파괴돼 청력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내이의 선천적 면역반응에 코클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규명됐다.

정진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이염과 이에 따른 청력 손실에 대한 새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코클린은 선천성 면역 반응 기전에 대한 이해와 면역 반응 기전을 활용한 새로운 면역 증강 요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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