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 위한 기자회견' 열어
"불법 대리수술 행정처분 의료인 정보 공개해야"

19일 오전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8개 환자단체와 함께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환자단체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9일 오전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8개 환자단체와 함께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환자단체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환자단체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촉구했다.

불법 대리수술에 가담한 의료인의 행정처분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8일 오전 8개 환자단체(한국백혈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대한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와 함께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환자단체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환자단체는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을 받은 환자가 뇌사에 빠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줄곧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주장해왔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들도 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1인시위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환자단체의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3건이 발의된 상태다. 법안은 무자격자인 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면허를 취소하고 10년간 재교부하지 못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환자단체는 이와 더불어 수술실 CCTV 설치를 법제화하고, 촬영된 CCTV영상 보호 및 관리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추가 발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한 개정안 내용에는 ▲수술 시 의료행위 장면을 촬영할 의무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를 받을 의무 ▲촬영자료를 보호조치할 의무 ▲촬영자료를 의료분쟁, 재판, 조정, 중재 등 목적 외 사용 금지할 의무를 담고 있다.

안기종 대표는 “대리수술이 이루어질 경우 병원의 상담실장, 집도의사, 대리수술의사, 무자격자인 영업사원까지도 모두 공범이다. 대부분 내부고발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며 “때문에 이를 근절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수술실 CCTV를 설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CCTV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환자인권보호도 필요하기 때문에 동의를 받도록 하고 환자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지된 대리 의료행위에 관여한 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 정보를 공개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발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인이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행정처분을 받게 될 경우 인적사항, 위반 사실, 처분 내용 등 보건복지부령에서 정하는 사항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환자단체는 진료실 폭력 근절을 위해 발의된 19개의 의료법 개정안에도 입장과 이유를 밝혔다.

이 중 반의사불벌죄 폐지 조항을 담고 있는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폭행은 순간적 감정에서 나오는 충동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의료인과 환자가 화해를 해도 양측 모두 전과자가 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환자와 의료인 간 불신만 가중된다고 피력했다.

안 대표는 “폭행이라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굉장히 넓어서 상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유형적인 행사가 있으면 성립된다”며 “멱살을 잡거나 큰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경미한 상황도 폭행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런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기관 안전기금 신설 ▲정신병원 보안검색장비 설치 및 경비지원 ▲진료거부권 도입 등의 법안도 건강보험 재정 부족, 사회적 논의 필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한편 환자단체는 진료실 안전과 관련된 법안에 비해 수술실CCTV 관련 법안은 발의조차 되지 않는 실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19개의 개정안을 보며 가장 섭섭했던 것은 수술실 CCTV에 대해 법률개정안 시위를 아무리 해도 발의되지 않았는데, 故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 이후 이에 대한 TF가 곧바로 구성된 것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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