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평균 수면 시간 5.7시간…성장하면서 수면 시간 짧아져
수면 부족으로 공격성, 자살충동 등 위험 높아져

대한수면학회 김혜윤 홍보이사가 15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대한수면연구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수면과 청소년 정서'에 대해 발표했다.
대한수면학회 김혜윤 홍보이사가 15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대한수면연구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수면과 청소년 정서'에 대해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상은 기자] 한국 청소년이 수면부족으로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청소년은 성장하면서 평균 수면시간이 짧아지고, 이로 인해 청소년기에 공격성, 자살 충동 등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수면학회 김혜윤 홍보이사(국제성모병원)는 15일 더플라자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 ·대한수면연구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성장기인 청소년들은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4년 질병관리본부 보고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 33.6%가 수면부족을 경험했고,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평균 수면시간이 8.5시간에서 5.7시간으로 급격히 줄었다.
 
또 6시간 이내 수면하는 청소년이 44%였고, 여학생 53%, 남학생 35.6%가 수면부족으로 보고됐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청소년 평균 수면시간이 최저인 상황이다. 한국 청소년은 미주·유럽 청소년에 비해 1시간 15분 늦게 잠들고 뉴질랜드 청소년에 비해서는 2시간 39분 늦게 취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미국 세인트조셉대 Jody Mindell 교수도 '한국 아이들은 적게 자고, 늦게 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 홍보이사는 청소년들이 적게 자는 이유로 수면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교육 환경과 청소년 수면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청소년들은 10대 후반으로 갈수록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자정 넘어 분비돼 영유아에 비해 취침 시간이 2시간가량 늦어진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정해진 등교시간을 맞춰야 해 자연스럽게 수면시간이 짧아지고 결국 멜라토닌 호르몬 결핍으로 낮시간에 '수면부채' 상황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학업 집중도 저하와 부주의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청소년의 수면부족은 학업집중 저하뿐만 아니라 정서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건강영향평가에서 여학생 1만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수면시간이 감소하면 우울과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확인됐다.
 
또 공격성 행동, 약물사용, 자살충동, 성 문제까지 나타났다. 이는 수면부족이 청소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수면위생이 청소년 건강문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2007~2016년) 결과 수면시간이 늘면 스트레스 인지율이 줄고 자살 생각도 줄었다.
 
김 홍보이사는 "청소년의 정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있으나 정책에서 청소년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만으로도 (청소년 정신건강을 지키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수면학회 정기영 기획이사(서울대병원)는 '한국의 형광등 조명문화'를 청소년 수면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 기획이사는 "밤에도 강하게 조명을 밝히는 일률적인 문화가 수면을 위협한다"며 "수면시간을 정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조명을 어둡게 해 수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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