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 있으며 치매 발병 위험 높아…수면장애 관리하면 치매 예방 가능
대한수면학회 정기영 기획이사 "약물치료보단 수면장애 관리가 우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인의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면 수면장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수면장애가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높고 이를 관리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기에, 노인의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면 수면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는 인지기능이 악화된 노인의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수면장애 원인을 찾고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수면학회 정기영 기획이사(서울대병원)는 15일 더플라자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대한수면연구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노인은 노화와 생리적 변화 때문에 수면 시간이 줄고 수면 중 자주 깨며 수면 시간이 불규칙해지는 등 수면의 양과 질에 문제가 생긴다.
최근에는 노인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에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제거되지 않아 알츠하이머병, 치매 등 퇴행성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된다.
2015년 미국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1000여명을 약 3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수면이 부족한 노인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1.2배 상승했다(HR 1.20; P=0.04)(Dement Geriatr Cogn Dis Extra 2015;5(2):286-295).
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는 일주기장애 등 수면장애를 더 많이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종합하면 수면장애와 치매는 양방향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면장애가 있는 노인은 치매가 발병하고 이로 인해 수면의 양과 질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 기획이사는 수면장애가 있는 노인이 수면을 관리하지 않고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기획이사는 "노인이라고 누구나 수면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건강하지 못한 노인이 수면장애에 취약하게 된다. 노인이 수면장애를 겪는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로 판단하고, 수면제를 처방하기에 앞서 수면문제가 나타나게 된 원인을 찾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노인의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치매치료제를 처방하기보단 수면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건강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 기획이사는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려지고,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가 치료받지 않은 이들보다 1~2점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는 노인이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피력했다.
대한수면학회 김지현 홍보이사(천안단국대병원)는 "수면장애 환자를 양압기 치료군과 비치료군으로 분류해 인지기능 점수를 평가한 결과 차이가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면장애 치료군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적게 축적됐다"면서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확실히 인지기능이 좋아진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인은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도록 평소에 수면위생을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기획이사는 "잠이 오지 않는 노인은 계속 자려고 하기 보단 필요한 만큼 자는 게 중요하다. 안 좋은 습관 중 하나가 잠자리에서 TV나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 것이기에 침실에서는 이를 보지 말아야 한다"며 "기본적인 수면위생을 잘 지키면 평소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면장애가 만성화되면 신체, 정신, 인지기능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수면장애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면장애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대부분 수면장애는 조절이나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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