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업무보고 진행...복지위, 제약사 연구용역 수행 이력 공격

이의경 식약처장이 국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국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취임한 이의경 처장이 3일 만에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은 신임 처장의 친 제약 성향을 보이는 과거 행적을 공격, 인사청문회를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사실과 제약사의 연구용역 수행이 이 처장의 공격 포인트가 됐다. 

특히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의뢰한 '우리나라와 OECD국가의 약가수준 비교' 연구용역 보고서가 꼬리표처럼 이 처장을 따라다녔다. 

제약사 사외이사-연구용역 '도마 위'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이 처장은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 두 곳의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리베이트 수사를 받거나 과태료 행정처분을 받은 곳"이라며 "식약처장은 전문성못지 않게 도덕성도 중요한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약사로부터 43건, 35억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며 "매출 상위 20위권 안에 드는 제약사들 연구용역이다. 이 같은 히스토리를 가진 식약처장이 인허가 관계에서 공정할 수 있겠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처장은 "지금까지 수행한 연구는 신약 가치평가 근거를 생산하는 내용"이라며 "이권과 관련 없지만 앞으로 공공성을 염두해 두고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처장이 수행한 KRPIA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의경 당시 교수가 수행한 국내 신약 약가관련 보고서를 작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며 "비밀계약, 이중계약 등으로 단편적인 가격비교가 불가능함에도 우리나라 신약 가격이 OECD 45% 수준이라는 내용이었다. 사회적 책임을 인지해 균형적이고 종합적인 식견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은 "국민 안전과 건강을 대변할 식약처장이 다국적사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를 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식약처장으로 적정한 인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윤소하 의원(정의당) 역시 "심사평가원 연구에서 항암제 해외 실제 가격파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음에도 KRPIA가 보고서를 근거로 국내 약가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는데 알고 있냐"면서 "다국적사가 신약을 국내에 싸게 공급한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처장은 "연구에서 참조한 외국 약가 자료는 공신력있지만 약가를 보정하는 방법론은 연구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하면서 "약가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게 사용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식·의약품 안전관리와 산업지원의 중요성을 똑같이 생각하는 태도도 질타했다. 

윤 의원은 "식약처장이 어디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안전관리와 산업지원을 동일 선상에 놓고 균형을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산업계를 대변하는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식·의약 책임자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의약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면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산업지원을 말한 것"이라며 "안전을 중심에 놓고 일하겠다"고 답했다. 

소아용 인공혈관 수급 문제 발생...뒷북 행정 '질타'

이와 함께 업무보고에서는 공급이 중단된 소아용 인공혈관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는 고어사가 2017년 10월 한국시장 철수 후 한번도 공급 재개요청을 한적이 없었다"면서 "재고가 바닥날 때쯤 공급을 요청했다. 이는 뒷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단 20개를 확보했지만 지속적으로 공급이 재개될 지 의구심이 든다"며 "고어사가 한국시장 공급중단을 통보하고 실제 철수할 때까지 6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손 놓고 있다가 결국 2년간 허송세월을 보냈다"고도 꼬집었다.

 또 "작년 소아당뇨환자들이 의료기기를 해외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 의료기기법 개정안이 발의돼 시행규칙을 마련 중"이라며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의약품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공급업무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고어사가 허가취하한 품목이 인공혈관뿐 아니라 48개인 것으로 안다"며 "희귀질환 치료제 등이 포함됐는지 파악하라"고 요구했다.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고어사 철수 때 대학병원이 사전주문을 해서 2년간 버틴 것이다. 글리벡과 리피오돌 등도 가격이 낮아서 철수했다가 결국 더 높은 금액에 공급되고 있다"면서 "인공혈관 역시 3개 부처가 굴욕적 협상을 해야 하는 처지"라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최성락 차장은 "유사사례가 있어 복지부, 환자단체, 전문가들과 협의해서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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