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결과, 초저칼로리요법으로 체중 줄인 비만 환자 3명 중 1명 당뇨병 관해 도달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식품영양이사 "국내 교육 수가 없어 도입 어려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체중 감량이 항당뇨병제 없이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DiRECT 연구 결과, 항당뇨병제를 복용하지 않고 초저칼로리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한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이 2년간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게다가 항당뇨병제 복용을 시작한 환자군도 줄어, 체중 조절만으로 당뇨병을 조절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모인다.

연구 결과는 6일 영국 당뇨병전문가컨퍼런스(Diabetes UK Professional Conference)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DiRECT 연구, '초저칼로리요법'으로 체중·혈당 조절 노려

DiRECT 연구는 1차 의료기관에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당뇨병 관해에 도달할 수 있는지 처음으로 평가한 연구다. 

연구에서 내세운 핵심 치료전략은 '초저칼로리요법'이다. 환자는 12~20주간 매일 특수 유동식(formula diet) 825~853kcal를 섭취한 후 단계별 식이 재개를 2~8주간 진행하는 방법으로, 환자들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1차 의료기관이 개입하도록 했다.

스코틀랜드, 영국 49개 1차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 298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은 20~65세로 체질량지수(BMI)가 27~45kg/㎡이었으며 최근 6년 이내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았고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았다. 

이들은 초저칼로리요법을 진행하는 개입군 또는 대조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각각 149명). 개입군은 기존에 복용하던 항당뇨병제와 항고혈압제 복용을 중단했고 대조군은 일반적인 치료를 받았다. 

1차 이중 평가 종료점은 15kg 이상 체중 감량 및 당뇨병 관해 도달로 설정했다. 당뇨병 관해는 항당뇨병제 중단 후 당화혈색소(HbA1c)를 6.5%(48mmol/mo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제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저혈당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장기간 코호트 연구에서도 저혈당 문제는 바뀌지 않고 있다.

2년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 개입군 36% vs 대조군 3%

먼저 지난해 발표된 1년 평가 결과, 평균 체중은 등록 당시 대비 1년 후 개입군에서 10kg, 대조군에서 1kg 줄어 적극적인 개입으로 큰 체중 감량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Lancet 2018;391(10120):541-551). 1년 후 체중을 15kg 이상 감량한 환자는 개입군이 24%였지만 대조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년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개입군 46%, 대조군 4%로, 비만한 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이 항당뇨병제 없이 체중 조절만으로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에 발표된 2년 평가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평균 체중은 등록 당시 대비 2년 후 개입군에서 7.6kg, 대조군에서 2.3kg 감소해, 두 군간 5.4kg 차이가 확인됐다. 

2년째 체중이 15kg 이상 감소한 환자군은 개입군이 11%로 1년 평가 결과보다는 줄었지만, 대조군 2%에 비해 여전히 높았다. 2년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개입군 36%, 대조군 3%로, 개입군 3명 중 1명은 당화혈색소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됐다(P<0.0001).

체중 감량 정도에 따른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0~5kg 감량군 5% △5~10kg 감량군 29% △10~15kg 감량군 60% △15kg 이상 감량군 70%였으며, 10kg 이상 감량한 환자 중 64%가 2년간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항당뇨병제 복용을 시작한 환자는 개입군이 등록 당시 75%에서 2년 후 40%로 급감했지만, 대조군은 77%에서 84% 오히려 늘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개입군이 9명, 대조군이 22명에서 나타났다.

1년간 지급해야 하는 총 비용 늘어…"국내에는 교육 수가 없어 진행하기 어려워"

이번 연구는 1차 의료기관에서 항당뇨병제 없이 체중 조절만으로 비만한 당뇨병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개입으로 발생하는 비용에는 간호사 또는 영양사 등이 환자를 방문해 관리하는 비용이 포함돼, 총비용이 늘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DiRECT 연구에서 진행한 체중 관리 전략에 필요한 비용을 추산한 결과, 1년간 1인당 총비용은 개입군 1913불(한화 약 282만원), 대조군 846불(한화 약 125만원)로, 개입군에서 1067불(한화 약 157만원)이 더 필요했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9;7(3):169-172). 

이에 대해 영국당뇨병학회(Diabetes UK) 연구이사인 Elizabeth Robertson 박사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 관해를 유지하면서 심각한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에서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전망했다. NHS는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환자 질병을 중심으로 예방, 검진, 진단, 치료, 관리 등에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당뇨병 교육상담 수가 및 관리 수가가 도입되지 않아 1차 의료기관에 이러한 체중 관리 전략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식품영양이사(부천성모병원)는 "초저칼로리요법을 진행하려면 전문적인 영양사의 도움과 정기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초저칼로리요법에 따른 영양 문제가 없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식사요법이나 운동 등 교육에 대한 수가가 없어 이를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김 식품영양이사는 "실제 임상에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면 당뇨병 관해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체중 감량으로 생활습관이 좋아지면 당뇨병뿐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도 함께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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