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인력 없다는 현장 아우성에 뒷짐지고 있는 醫·病·政
의사 인력 없다는 현장 아우성에 뒷짐지고 있는 醫·病·政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3.12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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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병협,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 인정하지만 소극적 입장
의협, 의사 수 증가 속도 OECD 평균 5배…2028년 OECD 상회 반대입장 고수
의대학장협의회, 의대교육 정원 100명 수준 적당 제시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의료계, 병원계는 자신들이 이해관계 때문에 소극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의료계, 병원계는 자신들이 이해관계 때문에 소극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사인력 부족에 대한 의료현장의 지속적인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병원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어 의료현장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7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인력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정부측에 의료인력 문제 해결 및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요청할 계획을 논의했다.

병원협회측은 중소병원 및 종합병원들의 의사인력 부족문제에 대해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한계 상황까지 몰린 상황이다.

이에, 병협은 비대위를 구성해 의대정원 확대를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병협측은 의협의 반발에 밀려 의대정원 확대 요청 결정을 내린지 하루도 안돼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병협은 해명자료를 통해 비대위에서 의사인력 규모의 적정성과 임상지원 전문인력 업무범위, 간호인력 수급개선을 우선 논의 의제로 정했다며, 특정 직종에 비중을 두고 다룰 계획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즉,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협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상임이사회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며, 더 이상 병원계 자체 노력만으로 힘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하고 있다.

결국, 병협 측은 의협과 갈등관계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해 한 발 물러선으로 보인다.

의대정원 확대는 필요성은 인정하면도 의협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대목이다.

A 중소병원장은 "병협은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모른척 하고 있다. 중소병원장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잘 듣지 않는다"며 "그런 사이 의사가 부족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사고도 발생하고 있다"고 병협측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얘기하는데,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환자안전을 장담할 수 있겠냐?"라며 "지방에서 의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의사 공급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지만 병협은 의협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A 중소병원장은 "의협은 이제 이해관계를 떠나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병협도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병원계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협측은 의대정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한국의 의사 수 증가 속도가 OECD평균의 5배에 달한다며, 2028년이면 OECD 평균을 상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의사 1명을 길러내는데 약 10년이 걸린다"며 "지금부터라도 의대 정원을 오히려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의협측은 의사들의 과로와 의사 인력 부족 현상 문제는 정부의 보건의료 시스템 문제이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료현장 인력부족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 제기

하지만, 이런 의협 측의 주장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들의 기득권만 생각하고, 의료현장의 의사 인력 부족 실태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개원가와 중소병원계간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의대 정원이 증가할수록 개원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중소병원계의 시각이다.

복지부도 의대정원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교육부에 그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의대교육의 주무관청은 교육부이지만 의사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는 복지부가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복지부 관계자 역시 "의대 정원 확대 여부는 교육부의 소관이지만, 복지부의 의견이 그대로 인용된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의대정원 확대 여부를 놓고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면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의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병협, 의협 등이 의료현장의 의사인력 문제 눈을 돌리고 있는 동안, 의료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은 과로와 싸우고, 의료사고에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희철 회장은 복지부가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의사 인력의 적정수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의사 인력 적정수준 제시해야

즉, 지난 17년간 복지부가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의료전달체계와 의료인력 수급을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이제라도 정부와 의료계, 병원계가 머리를 맞대고 의사수급 문제에 대해 해답을 내놔야 한다"고 의사인력 수급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의료계, 병원계, 정부 모두에게 일갈했다.

한 회장에 따르면, 국내 40개 의과대학 적정규모에 대한 연구결과는 의과대학의 정원이 100명 수준이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도 입학정원 중 국내 38개 의과대학 중 입학정원이 100명 이상인 곳은 11개 대학으로 집계됐지만 나머지 대학들의 입학정원은 40명~93명 수준이었다.

한 회장이 밝힌 의대정원 적정규모인 100명 수준으로 의대정원을 확대하면 대략 현재보다 1000여명은 더 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의협, 병협은 서로 이해관계를 떠나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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