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정부 투쟁의 성공을 위해서는 회원들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정부 투쟁의 성공을 위해서는 회원들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강경 투쟁'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최 회장은 당선 당시부터 이슈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특히 당선 이후에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보장성강화 정책에 맞설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과격한 언행을 보였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의협 회장이 일반인들한테까지 이토록 주목받은 것은 이례적이었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정부 투쟁'을 외쳐온 그를 만나 현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리를 추구해야 하지 않나. 

정책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실 없이 대정부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건 환상 아니겠나.

지난 8개월 동안 의협은 정부와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안 해결을 위한 진정성이 담긴 행동이었다. 

혹여 발생할 부작용을 두고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해야 하지만, 그간 정부는 일방통행식 정책을 추진해왔다. 

의협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과 정부의 정책 방향이 큰 틀에서 일치한다면 적극적으로 같이 협력해 논의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통보 받는 현 상황이라면 의협이 실리를 얻을 수 있더라도 논의에 참여하긴 어렵다. 

일례로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책 추진 시 일본의사회와 모든 사안을 두고 긴밀하게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 

정부는 정책 추진 방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번 대정부 투쟁을 통해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추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투쟁은 희생을 담보로 해야 한다. 

- 정부와의 대화채널을 닫은 상태다. 5월 수가협상도 보이콧인가. 

상임이사회를 통해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이 주최하는 협의체와 회의에 일체 불참하기로 했지만, 내년도 수가협상 참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수가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고, 건보공단도 복지부 산하기관이기에 수가협상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향후 상황이 변할 수 있어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향후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다면 수가협상 참여는 가능하다. 이에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작년 12월부터 준비단을 구성,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 투쟁 방법 중 하나로 2기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최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를 특별위원회로 구성키로 의결했다. 의사들의 정당한 권익과 국민 건강권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의쟁투는 상임이사회와 분리된 대정부 투쟁 전담 조직이다. 

의쟁투의 위원장은 내가 맡게 되며, 부위원장은 각 지역과 직역을 대표하는 인물 4인, 그리고 22명의 위원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조만간 의쟁투 출범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 정부의 태도 변화, 즉 협상 재개의 조건은 무엇인가. 

정부에 요구한 초·재진료 30% 인상, 원외처방료 부활 등에 재정 추계와 시기 등 구체적인 답변을 줘야 한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를 다시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큰 정책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의약분업 재평가, 한방 문제, 전공의 수련환경 및 의사 근로시간, 의료기관 폭력 등에 대한 제도 개선안도 의협과 정례적으로 회의를 갖고 함께 만들겠다는 제안이 있어야 한다. 

물론 정부도 우리의 제안에 단기간에 답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짧은 시간에 응답한다면 그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의협의 계획을 보면 출구전략이 없는 것 같다. 

정부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 

사실 의협은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대정부 요구사항은 이미 전달된 만큼,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투쟁 동력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 향후 투쟁 로드맵은 무엇인가. 

상황이 유동적이기에 시점별로 로드맵을 말하기 어렵다.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만큼 어느 시점에 무엇을 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는 건 실효성도 없고 전략적으로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약속한 게 있기에 24시간 집단휴진은 언젠가 꼭 하겠다. 다만, 직역·지역 대표자들과 방법론을 논의해 결정하겠다. 독단적으로 결정하진 않을 것이다. 

의협의 대정부 투쟁은 정치 일정과 궤를 같이 하겠다는 방향은 있다. 의협의 투쟁도 정치의 일종인 만큼 현 시점의 정치 시계와 맞물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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