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박정탁·인하대병원 지종현 교수팀, 한국 유전체학 및 역학 연구 2284명 분석 결과
박정탁 교수 “집, 직장 등에서 간접흡연 노출 줄여야”

▲ 세브란스병원 박정탁 교수, 인하대병원 지종현 교수(오른쪽)
▲ 세브란스병원 박정탁 교수, 인하대병원 지종현 교수(오른쪽)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간접흡연이 만성 신장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박정탁 교수(신장내과)와 인하대병원 지종현 교수(신장내과)팀은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될 경우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이 최대 66%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월 7일 미국 신장학회 공식 저널 CJASN(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발표됐다(CJASN March 2019, CJN.09540818).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만성 콩팥병으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빈혈이나 폐부종, 위장관 출혈 등이 나타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이 위험요인이며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흡연이 만성 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으나, 간접흡연이 콩팥병에 미치는 대규모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13만 1196명 중 장기추적이 가능한 비흡연자 2284명을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381명)과 노출된 그룹(1567명)으로 분류해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만성 콩팥병 진단 기준은 미국신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사구체여과율 60mL/min/1.73㎡ 미만으로 3개월간 지속된 것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의 경우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은 1.48배 높아졌다(OR 1.48; 95% CI 1.25-1.74). 이는 흡연자의 만성 콩팥병 위험이 비흡연자의 1.37배인 것보다 높은 수치였다(OR 1.37; 95% CI 1.22-1.53).

추가로 1948명을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과 주 3회 미만 노출된 그룹, 주 3회 이상 노출된 그룹으로 나눠 8.7년간 추적 관찰을 통해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3일 미만 노출된 경우 59%, 3일 이상 노출됐을 때 66%나 발병 위험이 높았다(HR 1.59; 95% CI 0.96-2.65, HR 1.66; 95% CI 1.03-2.67).

박정탁 교수는 “간접흡연이 신장 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많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제한되었지만, 아직 집이나 직장 등 여러 곳에서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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