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절제술 받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 생존 기간 줄고 합병증 늘어나
난소암 가이드라인 개정에 영향 미칠 것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림프절절제술이 진행성 난소암(advanced ovarian cancer) 환자에겐 효과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NEJM 온라인판에 실린 LION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림프절절제술을 받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는 수술 받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 기간은 낮고, 합병증 발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N Engl J Med 2019; 380:822-832).

'진행성 난소암'에 림프절절제술의 효과를 평가한 전향적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실험 참가자 통제, 관리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냈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할만한 무작위 임상 연구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독일 클리니켄 에센-미테 연구소 Philipp Harter 박사팀은 이에 난소암 병기 IIB~IV인 환자 647명을 대상으로 림프절절제술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는 2008부터 2012년까지 진행됐으며, 림프절절제술을 받은 환자 323명과 받지 않은 환자 324명의 예후를 분석했다. 난소암 병기는 국제산부인과학회(FIGO) 기준을 따랐다. 환자 연령은 21~83세로 중앙값은 60세였다.

환자들에게서 제거한 림프절 개수의 중앙값은 57개였으며, 35개는 골반 림프절, 22개는 대동맥주위 림프절이었다.

이후 1차 종료점에서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2차 종료점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림프절절제술군의 OS 중앙값은 65.5개월로 비수술군(69.2개월)보다 짧았다. 사망 위험은 림프절절제술군이 비수술군과 비교해 6% 높았다(HR 1.06; 95% CI 0.83-1.34;P=0.65). 또한 난소암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림프절절제술군이 비수술군과 비교해 11% 높았다(HR 1.11; 95% CI 0.92-1.34; P=0.049)

수술 후 중증 부작용 발생률도 림프절절제술군에서 높았다. 림프절절제술군과 비수술군의 재수술률은 각각 12.4%, 6.5%였고, 수술 후 60일 이내 사망률은 각각 3.1%, 0.9%였다.

또한 건강 및 삶의 질에 있어서도 두 군 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arter 박사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골반 및 대동맥 림프절절제술은 비수술군과 비교해 OS 또는 PFS 향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오히려 높았다”고 말했다.

연구와 함께 실린 편집자 논평에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 Eric L. Eisenhauer 박사는 “종양을 완전히 줄이려는 과정에서 부수적인 위험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개선하려면 림프절절제술과 같은 비효율적인 수술 방법을 적용하는 데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영향 미칠 것

국내에서도 난소암 치료에서 림프절절제술에 대한 경각심은 낮은 수준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의 ‘2016년 부인암 진료권고안’의 난소암 일차치료 권고를 살펴보면 ‘난소암 환자에서 체계적 골반 그리고/또는 대동맥주위 림프절절제술을 임상적인 판단하에 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권고수준 2B).

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2018년 난소암 가이드라인’에서는 ‘의심스러운 림프절은 가능한 절제해야 하며, 골반 외부에 2cm 이하 종양이 있는 환자(병기 IIIB기 추정)는 골반 및 대동맥 림프절을 절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권고수준 2A).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차후 국내‧외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부인암 진료권고안 개정을 총괄했던 서울대병원 김재원 교수(산부인과)는 “수술 중 눈으로 보이는 잔류 종양이 없는 상태(residual zero, R0)이고, 수술 전 영상 검사와 수술 중 촉진으로 확인한 결과 림프절비대증(lymphadenopathy)이 관찰되지 않는다면 체계적 림프절 절제술은 시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이드라인 권고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체계적 림프절 절제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수술 시간 지연 및 재수술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LION 연구는 기존에 부족한 근거로 광범위하게 시행된 수술방법을 다국가 무작위 임상 3상을 통해 뒤집었다는 점과, 수술법과 관련한 무작위 임상 연구가 어려움에도, 연구 중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을 최대한 억제해 신뢰할만한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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