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국 퍼스트 제네릭 진출 전략 세미나' 개최
국내사, 제네릭 개발·특허소송 경험 강점...퍼스트제네릭-180일 독점권 확보해야 승산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2008년 72%였던 미국 제네릭의약품 처방률이 2017년 90%까지 상승했다. 현재, 미국에서 처방되는 의약품 10개 중 9개는 제네릭 의약품이라는 뜻이다.

또한 작년 미국 제네릭 시장은 690억 달러(약 78조원)에 달해 중국, 호주, 일본, 아프리카 등과 비교해 규모가 월등히 큰 것으로 조사됐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장려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제네릭 개발에 경쟁력을 가진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지금이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위한 적기인 셈이다.

미국, 처방약 10개 중 9개는 제네릭 '기회의 땅'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6일 개최한 '미국 퍼스트 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선 Perkin Coie LLP의 윌리엄 J. 맥케이브 변호사에 따르면, 작년 미국 제네릭 시장 규모는 690억 달러(약 78조원) 였으며 올해는 730억 달러(약 82조원), 2022년에는 860억 달러(약 9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제네릭 처방율도 2008년 72%에서 2017년 90%까지 상승했다. 

맥케이브 변호사는 "미국은 제네릭 처방률이 90%다"며 "미국 제네릭 개발사인 마일런(Mylan)이 173개의 제네릭 허가신청을 진행 중이고, 그 금액은 858억 달러에 이른다. 그만큼 제네릭 시장 규모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DA에서 제네릭이 미국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며 "한국 제네릭은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제네릭 개발사들에게는 기회"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제네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진입도 어렵다. 때문에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Perkin Coie LLP의 이진환 변호사는 "제네릭 의약품 허가신청서(ANDA)를 제출할 때 구비하는 서류가 복잡하고, 제조사는 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제약사들로부터 약을 구매하는 바이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리지널 보유 제약사들의 특허 존속기간 연장 전략 등 특허소송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 제네릭사 미국 시장 진출 성공사례는?

그럼에도 기회의 땅인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회사가 있다. 

이스라엘 제네릭사인 테바는 1984년 해치만왁스액트(국내 허가특허연계법) 도입에 따른 제네릭 확대에 맞춰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W.R Grace와 합작법인인 TAG Pharmaceutical을 설립했다. 1993년에는 미국 매출이 이스라엘 내수시장 매출을 상회할 정도의 실적을 올렸다.  

일본 다케다 역시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오랜시간 축적된 R&D를 통해 해외 진출 전 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했다는 것이 테바와 차이점이다. 실제 다케다는 1977년 미국 애보트와 TAP Pharma를 설립한 이후 1985년 전립선암 치료제를 비롯 위궤양치료제, 당뇨약 등 블록버스터 신약을 잇달아 출시했다.

썬파마는 만성질환 처방약으로 인도 내수시장 1위에 오른 회사다. 썬파마는 적자상태의 회사를 인수해 1997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주로 경영권, 라이선스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고, 피부과 또는 안과 등 특화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변호사는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며 "국내 시장에서 강점분야가 해외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진출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인수나 합작법인, 공동연구개발 등의 진출 방식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며 "이후 현지 네트워킹 강화, 전문가 확보, 리스크 점검, 재무계획 수립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st제네릭 개발비용 110억원...180일 독점기간에 회수 가능
개량신약 보다 제네릭으로 승부해야

제네릭은 신약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며 성공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 같은 완제 제네릭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엘렉스글로벌 김광범(제약특허연구회 전 회장) 대표는 "미국 제네릭 시장은 180일 독점권을 획득할 경우 자금회수가 빠르다"며 "제네릭 개발 경험이 많고 특허소송 경험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국내사들에게는 도전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실제 미국에서 퍼스트 제네릭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3~4년이다. 특허 무효 또는 회피를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해 허가서류를 제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대 110억원. 

하지만 퍼스트 제네릭 독점권을 획득했을 경우, 투자액을 회수하고도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들어 1조원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퍼스트 제네릭으로 180일 독점권을 얻었을 때, 예상 이익은 1560억원에 이른다. 3개사가 퍼스트 제네릭 독점권을 획득했다고 가정해도 각 회사가 올리는 예상 매출은 440억원이다.  

실제 테바사가 지난 2010년 로사르탄과 로사르탄+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의 퍼스트 제네릭을 출시한 이후 6개월 동안 총 3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를 제외하더라도 실질적으로 24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국내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염변경 약물 등 개량신약보다는 완제 제네릭으로 승부를 해야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김 대표는 사견임을 전제로 "한미약품의 에소메프라졸은 미국에서 대체처방이 불가능하다. 염변경 약물은 해외시장 진출보다는 내수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며 "완제 제네릭에 개발역량을 집중하면 더 큰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제네릭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3~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CMO(원료), CRO(생동), CSO(판매) 업체를 조사하며, △해치만왁스 허가특허연계법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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