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충남의대 교수
충남대병원 신장내과

최근 '단백뇨 감소 효과 입증된 항혈전제 Sulodexide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충남의대 이강욱 교수가 맡았으며, 건양의대 황원민 교수, 을지의대 김경민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황원민
건양의대 교수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Sulodexide의 기본 이해와 적용 

국내 당뇨병 조사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동반 질환자가 140만명 정도로 많다. 이런 환자들은 만성 신장질환의 위험이 높은데, 이는 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서로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있다면 염증과 내피세포 기능 이상을 잘 일으키게 되고, 고혈압 또한 심장과 신장의 섬유화를 일으키며 신장 기능 악화와 동맥경화를 유발해 결국은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질환, 신부전으로 이어지는 혈관 질환으로 귀결된다. 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당뇨병성신증의 유병률이  32%의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이처럼 혈관에 문제가 있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초래되고, 치료 후에도 재협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혈전 유발형(thrombogenic) 상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항혈전제가 출시돼 사용되고 있다. 

Sulodexide의 이해
Sulodexide는 화학 구조상 dermatan sulfate 20%, fast-moving heparin 80%가 혼합된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 GAG)이다.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은 세포외 기질에 존재해 무릎 관절, 연골, 배아 등 우리 몸의 구조에 포함돼있는 풍부한 물질이다. 혈관 내피세포에서 안테나처럼 나와서 혈관에 혈전 유발형 상황을 인식하는 것도 주요 역할이다. Sulodexide를 복용하게 되면 와파린, 헤파린보다 항응고 약효가 떨어지긴 하지만 대신 출혈 위험이 낮고, 위장관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효를 낮출 때 사용할 수 있다. 기전을 보면 항응고 효과와 fibrin 용해 효과를 둘다 갖는다. Factor Xa를 저해함으로써 트롬빈 생성을 억제하며, 또한 tPA (tissue plasminogen activator)를 촉진해서 fibrin의 용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충분한 항혈전효과를 갖는다.

Sulodexide의 효과
Sulodexide는 항트롬빈 효과와 더불어 fibrin 용해 효과, 지질 대사와 관련한 혈류학적 효과, 항증식성 효과도 있기 때문에 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당뇨병성신증과 더불어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알부민뇨 감소 효과도 있다<그림 1>.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이 높을수록 피가 끈적이고 응집이 잘 될 수 있는 상태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fibrin 생성에 연관된 fibrinopeptide A (FTA)를 측정했을 때 sulodexide 복용군의 평균값이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fibrinogen을 측정한 연구에서도 70일 정도 sulodexide를 투여했을 때 위약군은 수치에 변화가 없었으나 sulodexide군은 감소했다. FTA뿐만 아니라 fibrinogen도 낮아졌기 때문에 sulodexide가 제2형 당뇨병을 지닌 혈전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 혈관을 보호하고, 혈전 유발 사건을 예방하는 역할이 있다는 단서를 제공했다.

지단백과 관련한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긴 하지만, 이 약이 지단백 리파아제를 활성화시켜 지단백이 분해돼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되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실제 지질개선효과를 확인한 연구에서 중성지방 감소뿐만 아닌 HDL 콜레스테롤 증가도 확인됐다. 다음으로 항증식 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sulodexide를 헤파린과 비교했을 때 동맥 평활근 증식 억제에서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

Sulodexide와 알부민뇨 감소 효과
당뇨병성신증의 위험은 당뇨병의 장기화, 조절되지 않는 혈당, 높은 혈압, 이상지질, 비만, 흡연 여부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는 ACE 억제제, ARB를 사용함으로 혈압과 상관 없이 신부전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RAS 저해제의 경우 안지오텐신 수용체를 통해 영향을 주지만, 글리코사미노글리칸같은 경우는, 포도당 전달체 경로를 저해해서 결국 섬유화를 억제하고 혈관사이세포(mesangial) 증식을 억제한다. 본 이론을 근거로 사구체의 압력을 낮춰주고 단백뇨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단백뇨와 관련한 가설 기전은 정상적으로는 황산화된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사구체기저막과 혈관사이세포에서 음전하를 띈 전하 장벽을 만들기 때문에, 음전하를 띈 알부민이 들어왔을 때 잘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증이 생기게 되면 사구체기저막이 두꺼워지면서 전하 장벽이 엉성해진다. 그렇게 되면 알부민이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본래 알부민 자체는 크기가 작아서 구멍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전하 장벽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Sulodexide를 사용하게 되면 다시 황산화된 글루코사미노글리칸이 자리를 차지하게 돼서 다시 전하 장벽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sulodexide 투여 시 사구체기저막의 넓이와 음이온 전하 장벽이 개선됐으며,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황산화와 사구체기저막의 투과 개선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2002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sulodexide를 4개월 정도 투여했을 때 알부민 배설률이 74% 감소했다. 이를 근거로 사용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sulodexide는 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충분히 도움되는 약제다.

 

김경민
을지의대 교수
을지대병원 신장내과

 Sulodexide의 임상적 유용성 

혈관벽 내피의 구조를 보게 되면 당질층(glycocalyx)이 털처럼 나와 혈관벽 내부를 덮고 있다. 이를 구성하는 주성분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며, 혈액의 전반적인 평형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과 더불어 혈관 지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항응고효과뿐만 아니라 산화질소를 합성해 혈관 확장 작용을 한다. 2010년 연구를 보면 sulodexide 투여 전과 투여 후 당질층 두께를 측정했는데, 투여 후에 확실히 당질층 면적이 넓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sulodexide는 혈액의 점도를 감소시킨다기보다는 내피를 잘 채우고, 평형상태를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 항혈전효과를 발휘한다고 추론된다.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은 없고 기전을 3~4가지 설명하는 논문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항혈전효과는 확실히 존재한다.

Sulodexide와 순환기내과 관련 연구
IPO-V2 연구는 sulodexide 투여군을 대조군과 비교해서 급성 심근경색 후 환자의 사망률과 혈전색전 사건에서 효과를 보는 연구이다. 처음에 근육내주사로 600 LRU를 투여하고, 다음 11개월 동안 1000 LRU (하루 4cap)를 경구투여했다. 

1차 연구결과는 축적된 사망률, 심혈관 사망률, 심혈관 사건이었다. 결과를 보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은 32% 감소했고, 심부전 재발을 58%, 심근경색 재발 28%, 좌심실 혈전 53% 감소시킴으로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Sulodexide는 말초혈관폐색질환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가 있다. 말초혈관장애가 있으면 조금 걸어도 다리 통증으로 인해 못 걷고 다시 쉬었다 걸어야 되는 파행증(claudication)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sulodexide 100mg를 투여했을 때 결과를 보면, 통증 없이 걷는 거리가 길어졌고 최대 보행 거리가 길어지는 효과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연구는 SURVET 연구로,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이 있는 환자에게 처음에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로 치료한 다음에 이 약을 중단하고 sulodexide 500 LSU 투여한 환자와 대조군을 비교해 사건 재발을 본 연구다. Sulodexide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재발성 정맥혈전색전증에서 2배의 효과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맥혈전색전 재발률이 10%인데 대조군은 9.7%로 비슷했으며, sulodexide는 4.9%로 절반이 줄어들었다. 이로 보아 와파린을 가이드라인에 나온 기간만큼 투여한 다음에 중단하는 것보다는 sulodexide를 유지하는 것이 재발률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Sulodexide와 신장내과 관련 연구
대략 200명의 당뇨병 환자에서 sulodexide 용량을 다르게 투여해 알부민뇨가 감소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있다. 결과를 보면 알부민뇨 감소 효과는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해 하루 200mg를 4개월간 투여했을 때 43%로 가장 컸다. 투여 기간을 8개월로 연장했을 때도 알부민뇨 감소 효과는 30%로 동일한 효과가 있었다. 

특히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알부민뇨 감소 효과를 관찰했을 때 모든 당뇨병 환자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또 ACE 억제제 사용 유무에 상관없이 알부민뇨 감소 효과를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50mg의 일반용량으로 sulodexide 장기간 투여 시 알부민뇨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결과에서 대조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알부민 배설률이 증가하는 반면, sulodexide 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연구는 당뇨병성신증이 있는 환자에서 sulodexide군, sulodexide+captopril군, captopril군을 비교한 연구이다. Captopril만 사용했을 때도 알부민뇨가 감소했지만 sulodexide군에서는 captopril군 보다 더 높은 감소율을 보였으며, 병용투여 시에는 단독투여보다 기저치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특별히 언급할 이상반응은 없었다.

면역글로불린 A 신증 환자에게 sulodexide를 투여할 때 단백뇨를 줄이는 효과를 측정하는 무작위대조 연구가 있었다. 결과를 보면 75mg 투여 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아니었으나, 150mg을 투여했을 때는 유의한 단백뇨 감소를 보임으로 면역글로불린 A 신증에서도 sulodexide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2015년의 메타분석 연구는 sulodexide 투여가 단백뇨를 감소하는 효과가 확실하다고 결론지었다. 안전성 프로파일을 살펴보면 혈전, 사망, 뇌졸중, 말초혈관관련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Sulodexide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다양한 질환에 허가를 받았고, 관련 연구가 많아서 가장 광범위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발표됐지만 현재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서 향후 더 기대되는 약이다.

 

패널 <왼쪽부터>
권순길 충북의대 교수 /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방기태 을지의대 교수 / 을지대병원 신장내과

 Discussion 

이강욱: 신장 기능이 나쁜 경우는 약물대사에 따라 약 용량을 줄여야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sulodexide는 어떤가?

황원민: 특별하게 제한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보통 글리코사미노글리칸, 펩티도글리칸 종류가 대부분 간 쪽 영향을 받게 된다. 

이강욱: 워낙 안전역(safety margin)이 넓은 약이다. 아마도 약물 대사가 신장 쪽보다는 간으로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신장 기능이 저하돼도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의외로 출혈과 관련한 부작용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도 내시경이나 발치 경우에 복용 여부를 의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혈 지표인 PT나 aPTT가 늘어나는 약물은 아니다. 실제로 정맥주사로 쓰는 저분자량 헤파린이나 와파린 같은 강력한 항응고제에 비해서는 직접적이지 않은 영향이기 때문에 출혈 경향은 덜 신경 써도 되지 않나 생각이 된다.

권순길: 심장내과에서 심근경색으로 이미 ARB 투여 후 크레아티닌 상승으로 신장내과에 오면 추가할 약이 많지 않아 sulodexide를 많이 처방한다. 혈관 보호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중증의 만성신부전 환자의 단백뇨에서도 추가할 수 있는 약이라 생각한다. 

방기태: 저는 주로 2cap씩 하루 두 번 총 100mg을 쓰고 있는데, 용량과 비례해서 부작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가끔 1cap을 두 번 쓰는 표준 용량에서 점상출혈이 나타났고, 멍이 잘 들었다. 자색반도 가끔 봤다. 이럴 때는 용량을 줄여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중단해야 한다. 

황원민: 이 약은 효과에 있어 용량 의존도가 좋고, 발표에서 말한 것처럼 하루 6cap까지 줬을 때도 효과가 좋았다. 그런데 실제 식약처 허가로는 1cap씩 1일 2회 용법이다.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말이 있어 용법 용량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하기에, 저도 2cap씩 쓰다가 문제가 생길까봐 1cap로 바꿨다. 실제로 진료하는 부분에 그런 어려움이 있다.

방기태: 저도 3cap씩 하루 두 번 써봤는데 출혈 관련한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용량이 증가한다고 특별히 이상 반응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이강욱: 우리가 원하는 sulodexide의 효과는 혈관 내피를 안정화시키는 효과다. 혈관 내피는 혈관과 혈액을 분리하며, 내피의 기능이 떨어지면 동맥경화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그 다음 우리 신장내과 영역에서는 좋은 쪽으로 다면발현 효과(pleiotropic effect)를 바라게 되는데, 이 약은 항증식 효과와 fibrin 용해 효과 또한 갖고 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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