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업계 오너 2·3세 잇따른 경영 참여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차남, 입사 2년만에 이사 자리에...오너 일가, 지분률도 확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오너 2·3세 경영이 또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사고를 가진 경영자의 필요성에 창업주의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오너일가의 '젊은 피'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소제약사, 오너 3세 '전면배치'

오너의 입김이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소제약사는 일찌감치 오너 2·3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대약품은 창업주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인 이상준(43) 사장이 지난해 공식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경영 전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국제약품도 창업주의 손자이자 남영우 명예회장의 장남인 남태훈(39) 대표를 2017년 1월 사장에 승진발령한 이후 현재까지 체제를 유지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대원제약과 일성신약 오너 2·3세가 주요 보직에 배치되고 있다.  

먼저 대원제약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백인환(35) 씨가 2월부터 마케팅본부 전무직을 맡았다.

백 전무는 2011년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한 후 상무를 거쳐 올해 승진했다. 

일성신약도 지난달 윤석근 대표이사 체제를 윤석근·윤종욱 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윤종욱(33) 대표는 윤석근 부회장의 차남이다. 윤종욱 대표는 2015년 입사해 4년 만에 대표 자리에 앉았다. 그는 2017년부터 기획부문 이사를 담당해왔다.

아울러 윤종호(36) 씨는 윤석근 부회장의 장남으로, 그동안 일성신약에서 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오너 일가가 주요 보직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는 중소 제약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보령제약에서는 오너 3세인 김정균(34) 보령홀딩스 상무가 기획전략실을 이끌고 있다. 

동화약품은 윤도준 회장의 딸과 아들인 윤현경(39) 상무와 윤인호(35) 상무가 경영에 참여 중이다. 

 

대형사도 오너일가 경영 본격화
셀트리온, 매출 1조원 앞두고 오너 2세 임원으로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는 비단 중소 제약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GC녹십자는 2016년부터 창업주 3세인 허은철 사장이 단독경영을 시작했고,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는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창업주 손자인 강정석 회장이 몇 년 전까지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고, 광동제약도 최수부 회장의 아들 최성원 대표가 경영 일선에 위치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1조원 매출을 앞둔 대형 제약사로 성장한 셀트리온도 오너 2세의 경영 전면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의 두 아들이 그룹 안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 

우선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35) 씨는 2017년 10월부터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 대표이사는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한 후 2016년 7월 화장품 자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에 선임됐고, 1년 후 대표직에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셀트리온은 임원 인사를 단행,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32)을 운영지원담당 이사로 선임했다. 

1987년생인 서 신임 이사는 2017년 운영지원담당부서 과장으로 입사, 2년 만에 임원을 달며 초고속 승진했다. 

 

오너일가 지분확대 잰걸음 "책임경영 취지"

오너 2·3세가 본격 경영에 참여하면서 오너 일가들의 지분 확대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약품 이상준 사장은 2016년 137만 6578주를 소유하며 4.92%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인 2018년 10월에는 보유주식 수를 205만 1612주까지 늘려 6.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한구 회장(17.88%)에 이어 현대약품의 2대 주주다.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도 2016년 9만 3821주를 보유, 0.56%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그쳤지만, 본격적으로 대표 자리에 오른 2017년 30만 4323주를 보유하면서 지분율을 1.75%로 늘렸다. 올해 1월에는 총 보유주식 수 36만 7869주로 2.04%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외에 보령홀딩스 김정균 상무는 보령홀딩스의 주식 10만 850주를 보유,25%의 지분율로 김은선 회장(18만 1530주, 45%)에 이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오너일가의 리더십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 지배력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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