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수면의학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성인 환자 양압기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
증상 등 고려한 9가지 권고안 제시…근거 수준에 따라 STRONG·CONDITIONAL로 분류

환자가 양압기를 착용하고 수면하고 있는 모습
▲환자가 양압기를 착용하고 수면하고 있는 모습. <서울대병원 사진 제공>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AASM)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최적 양압기(positive airway pressure, PAP)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AASM은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지난달 15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성인 환자의 PAP 치료전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증상, 동반질환 등에 따른 총 9가지 PAP 치료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PAP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권고안의 권고 등급은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해 근거 수준에 따라 'STRONG(강하게 권고)', 'CONDITIONAL(조건부 권고)'로 명시했다. 

권고 등급이 STRONG이라면 모든 환자에게 권고안을 적용해야 하며, CONDITIONAL이라면 대부분 환자에게 적용해야 하지만 환자 특징 및 선호도 등을 고려해 최종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

국내 임상에서 AASM 가이드라인 활용도가 높고, 지난해 국내에서 PAP 치료에 급여가 적용돼 의료진과 환자들의 PA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종합했을 때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성인 환자 치료에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특히 동반질환이 있거나 뇌에 문제가 있는 환자일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에 PAP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PAP 치료가 있으므로 이들 환자는 반드시 PAP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PAP 치료 필요한 환자 증상은?

가이드라인에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증상, 동반질환에 따라 PAP 치료 권고안을 달리 제시했다. 

먼저 과도한 주간졸림증이 있다면 PAP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했다(STRONG). 무작위 대조군 연구 38개를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 과도한 주간졸림증을 동반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중 PAP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받지 않은 이들보다 주간졸림증이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수면 문제로 삶의 질이 저하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도 PAP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건부 권고했다(CONDITIONAL).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한 'Calgary Sleep Apnea QOL Index', 'Functional Outcomes of Sleep Questionnaire' 설문조사 결과, PAP 치료를 받으면 수면과 관련된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다만 치료에 따른 전반적인 삶의 질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어 권고 등급을 약하게 제시했다.

고혈압을 동반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PAP 치료 시 야간, 주간 혈압이 감소했고 24시간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조절됐으므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 동반 환자에게 PAP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CONDITIONAL).

CPAP 또는 APAP로 꾸준히 치료 받아야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지속적 양압기(CPAP)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지속적 양압기(CPAP)

울혈성 심부전,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동반질환이 없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라면, PAP 치료를 시작할 때 가정에서 자동 조정기능이 있는 양압기(auto-adjusting PAP, APAP) 또는 진료실 내 양압기를 이용해 적정압력(titration)을 측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STRONG).

APAP는 압력을 자동으로 측정해 환자는 가정에서 편리하게 적정압력 측정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환자의 평소 수면 환경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APAP의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AASM이 10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분석한 결과, APAP를 이용해 산출한 적정압력으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진료실 내 양압기를 이용한 환자군과 비교해 치료 순응도, 졸림 증상, 삶의 질 등 개선도가 유사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APAP 사용에 대한 권고안의 권고 등급을 강하게 제시했다.

이와 함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지속적 양압기(continuous PAP, CPAP) 또는 APAP를 통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STRONG). CPAP 또는 APAP 치료에 따른 치료 순응도, 졸림 증상, 삶의 질 등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며, 위험 역시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울러 이중형 양압기(bilevel PAP)는 CPAP 또는 APAP 치료에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했다(CONDITIONAL). 구체적으로 CPAP 또는 APAP로 제공되는 양압보다 더 높은 압력이 필요한 환자가 이중형 양압기를 사용해야 하며, 의료진이 환자 특성에 따라 최종 치료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치료 효과 높이기 위해서는?…'환자 교육' 중요

AASM은 PAP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의료진의 적절한 개입(intervention)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가 PAP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의료진이 치료에 대한 환자 교육을 진행해야 하며(STRONG), 치료 초기에는 인지행동치료 또는 동기강화 등의 행동적 개입 및 PAP 치료와 관련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개입(troubleshooting)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CONDITIONAL).

이어 PAP 치료 초기에 원격모니터링(telemonitoring)을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CONDITIONAL). 치료 초기 원격모니터링을 진행한 경우 치료 순응도, 졸림 증상, 이상반응 등이 개선됐다는 판단에서다.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Susheel P. Patil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성인 환자, 특히 과도한 주간졸림증이 있거나 고혈압을 동반 또는 수면장애로 인한 삶의 질이 악화된 이들에게 PAP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의료기관뿐 아니라 수면장애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들에게 이번 가이드라인이 PAP 치료를 일찍 시작하고 꾸준히 받으면 혜택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AASM은 향후 PAP 치료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신경인지 기능, 사망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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