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대사증후군학회, 국내 데이터에서 비타민C·커피-대사증후군 연관성 분석
비타민C,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 없어…커피 소비 늘어도 대사증후군 유병률 감소하지 않아

연세의대 김장영 교수는 22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타민C 및 커피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연세의대 김장영 교수는 22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타민C 및 커피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타민C와 커피를 섭취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 성인에서는 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심대학, 회장 고광곤)가 국내 성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이 없는 성인은 비타민 C 보조제를 복용하더라도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또 커피를 매일 섭취하더라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감소하지 않았다. 

심대학은 22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비타민C의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건강한 생활습관 때문"

심대학 연구위원인 고대 안암병원 주형준 교수(순환기내과)가 안성안산코호트(4~6기)에 포함된 총 3238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C 보조제가 대사증후군 발생 및 유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약 8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 없었던 성인에서 신규 대사증후군 발생률은 비타민C 보조제 복용군(비타민C군)이 12.6%, 복용하지 않은 군(대조군)이 11.6%로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이 있는 성인에서 대사증후군 유지율은 비타민C군 57.1%, 대조군 54.9%로 유사했다. 

일반인에게 비타민C가 대사증후군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이유는 비타민C 보조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추적관찰에 앞서 진행한 단면연구에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성인은 비타민C군이 60%로 대조군(49%)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많았던 것(P<0.01).

흡연 또는 음주를 하는 남성 비율도 대조군이 비타민C군보다 높았다. 흡연하는 남성은 비타민C군이 17%, 대조군이 31%였으며(P=0.01), 음주하는 남성은 각각 55%와 74%였다(P<0.01).

아울러 비타민C 보조제를 복용하는 성인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학력이 높았으며 사회경제적 여건이 양호했다. 

연세의대 김장영 교수(심장내과)는 "단면연구에서 비타민C 보조제를 복용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비타민C 보조제를 복용하는 성인은 비교적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었다"며 "단면연구는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려워 정확한 판단을 위해 추적관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비타민C가 새로운 대사증후군 발병에는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매일 프림 첨가 커피 2회 이상 마신 남성, 대사증후군 위험 2.21배 ↑

연세의대 김장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연세의대 김장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커피 소비도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추는 효과가 없었다.

커피 소비가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본 연구마다 동일한 결과를 보이지 않지만, 서양에서는 커피가 대사증후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5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매일 커피를 3잔 이상 마신 성인에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5% 감소했다(Eur J Nutr 2015;54(7):1129-1137).

김 교수는 "서양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커피 소비가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춘다고 보고됐다"면서 "국내 커피 소비자 중 첨가물을 포함한 커피 소비자는 약 82%를 차지한다. 국내 커피 소비 형태와 특징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와 대사증후군 유병률의 연관성은 서양과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심대학 연구위원인 아주의대 박진선 교수(순환기내과)는 우리나라 커피 소비 형태를 고려해 한국인에서 커피 소비와 대사증후군 유병률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참여한 성인 총 994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커피를 섭취한 성인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다. 

매일 커피를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서 대사증후군이 없는 성인은 22.46%, 대사증후군이 있는 성인은 20.91%였다. 매일 1회 커피를 섭취한 성인은 각각 19.26%와 19.24%로 비슷했다. 

매일 2회 이상 커피를 섭취한 그룹에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성인은 50.02%, 대사증후군이 없는 성인(45.88%)보다 약 5%p 더 많았다. 

이어 나이, 소득·경제수준, 신체활동 등을 보정해 커피 첨가물 및 섭취 빈도에 따른 대사증후군 위험을 평가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커피 섭취에 따른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매일 프림 첨가 커피를 2회 이상 섭취한 남성에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2.21배 상승했다(95% CI 1.01~1.6). 무첨가 커피를 매일 2회 이상 섭취한 남성에서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2.27배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95% CI 1.04~4.93).

매일 1회 미만 커피를 마신 여성은 첨가물 유무와 관계없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았지만, 1회 이상 섭취하는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와 달리 커피 소비가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남성은 프림 첨가 커피를 많이 마시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았다. 첨가물이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커피 섭취 횟수와 첨가물이 포함된 커피를 마시는지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로, 1회 섭취 시 어느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지 또는 그 안에 포함된 첨가물 함량은 연구에서 고려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건영 자료의 커피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한 연구로, 1회 섭취 시 어느 정도 양을 마셨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설문조사에 커피 섭취 횟수와 첨가물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그 내용을 중심으로 연구했다"며 "이번 연구는 단면연구로, 향후 이에 대한 추적관찰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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