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사 올해 총 1조 8000억원 연구개발 투자 예정...항암 분야 집중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지난해 5조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일궈냈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도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2013년부터 지정하고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행보가 눈에 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 47곳 가운데 정보공개에 동의한 43곳의 올해 신약 R&D 투자액은 총 1조 7617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 1조 4315억원보다 23.1% 증가한 수치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파이프라인은 '항암'이라는 세계적 추세와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기업 100여 곳이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파이프라인은 약 1000여개에 육박한다. 

제약바이오협회가 국내 제약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573개였고, 10년 내 개발 계획이 있는 신약 후보군은 380개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바이오신약 433개(45.4%)가 가장 많았고, 합성의약품 396개(41.5%), 천연물신약·개량신약 124개(13%)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항암제는 320개로 압도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이런 기조에 따라 지난해 큰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유한양행은 레이져티닙을 이을 차세대 폐암 치료제의 전임상에 돌입한다. 

JW중외제약은 연내 Wnt 표적항암제 CWP291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의 임상 1상을 진행, 개발에 집중한다.

삼진제약은 혈액암 치료제 SJP1604 임상을 추진하며, 대화제약은 난용성 약물 가용화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이와 함께 LG화학과 GC녹십자는 각각 면역항암제와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해 올해 착수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줄기세포 치료제와 바이오 신약 등 혁신신약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기술을 활용한 개량신약 개발에 나서는 곳도 있다. 

SK케미칼은 항혈전제 리넥신의 서방형 제제 개량신약 개발에 나선다. 서방형 제제의 경우 기존 정제의 편의성과 단점을 개선한 제어방출 기술로, 복약 횟수를 줄인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국산신약 15호인 보령제약의 항고혈압제 카나브도 변신을 거듭한다.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4제 복합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이 활기를 띄는 데는 환경 개선이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정부는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개발 신약의 해외 수행 임상 3상에 대해 세액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공제율은 대기업 0~2%, 중견기업 8%, 중소기업이 25%였지만 올해부터 대·중견기업 20~30%, 중소기업은 30~40%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바이오 전문인력 교육사업도 실시된다.

또 충북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바이오신약생산센터는 올 하반기부터 예산 21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전문인력 15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 승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는 희소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혁신 신약에 대해 우선 심사와 신속 심사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이 같은 흐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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