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75% 육박 재발 및 이차종양 발생 관리도 중요
국가지원하에 후속 치료와 관리 소아암 코호트 만들어야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세계소아암의날(2/15)을 기념해 국내 소아암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0~14세 소아암 유병률은 1.1% 수준이다. 매년 신규로 발생하는 환자 규모는 1100~1200명 정도인데 연령을 18세 미만으로 확대하면 1500~1800명으로 늘어난다.

가장 많이 생기는 암종은 혈액암으로 알려진 백혈병이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2015년 기준), 전체 소아암 중 백혈병이 차지하는 비율은 33%였다.

다음은 뇌종양으로 대표되는 중추신경계종양과 림프종(악성)으로 각각 15.3%와 11.1%를 차지했다. 이어 신경모세포종(8.0%), 생식세포종양(7.2%), 연조직종양(5.1%), 악성골종양(4.7%) 순이다.

소아암은 연령에 따라 발생 추이가 다른데, 5세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신경모세포종 망막모세포종, 신경외배엽성종양,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이 많고 5세 이후부터는 골육종, 연조직종양, 고환, 난소암 등 고형암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소아에서 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 후천적인 것으로 유전적 소인에 의한 비율은 5%에 불과하다.

가톨릭의대 정낙균 교수(서울성모혈액병원 소아혈액종양센터)는 "많은 사람이 소아암은 유전적 소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5% 미만이며, 망막모세포종과 같은 일부 고형암을 제외하면 2%로 더 낮다. 따라서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선별검사로 진단이 어렵고, 증상도 대부분 비특이적이다. 상당수가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다. 하지만 치료에 반응이 좋다는 점은 장점이다. 게다가 소아암의 항암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55%에 불과했던 소아암 5년 생존율은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76%(2005~2009)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비호치킨성 림프종은 80%에 달한다.

이처럼 생존율이 증가하면서 소아암을 앓았던 생존자도 누적되고 있다. 지난 20년 간 소아암 치료 후 장기생존자는 2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치료 종결 후 발생하는 주요 건강장애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관심이 적다는 데 있다.

소아암을 앓았던 환자가 치료 후 건강장애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미국에서 보고된 소아암 생존자 연구에 따르면, 소아암이 완치됐더라도 관절병, 심장병, 2차 종양, 인지장애, 뇌혈관질환, 신장병, 청력장애, 시력장애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2011년 Blood에 소아암 조혈모세포이식 보고된 장기생존자의 건강문제만 들여다봐도 치료 후 생기는 이차종양과 내분비장애, 근골격장애, 위장관장애, 신경감각장애, 비뇨기장애 등의 문제가 적제는 6배에서 많게는 76배까지 높아진다.

이에 따라 소아암 생존자의 67%가 재발로 사망하고, 후기합병증에 의한 사망비율도 전제 중 21%로 높다. 그외에 이차종양으로 인한 사망과 심장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도 각각 13%와 4.5%를 차지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아암 치료에서 끝낼 게 아니라 추적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차종양과 재발, 기타 만성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아무 문제없이 사회구성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소아암 치료가 종료되면 사실상 모든 역할은 환자 또는 보호자가 알아서 해야하는 상황이다. 만성질환은 물론, 영양치료, 재활 등 모두 감당해야 한다. 자칫 소아암으로 인한 이차질병인지 모르고 치료하면 증세가 더 악화될 수 도 있다.

정낙균 교수는 "소아암 환자를 위한 국가 코호트가 필요하다. 치료 종료 후부터 부작용 관리까지 장기추적 관찰을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면서 "이런 시스템이 만들면 국내 소아암 치료의 성적과 부작용 관리 등의 정보가 모아져 결과적으로 치료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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