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2019] 정기적으로 전자담배 사용한 군 뇌졸중 위험 70% 이상 ↑
심근경색 또는 협심증/관상동맥질환 위험도 확인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으로 인해 전자담배 사용인구가 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자담배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분석한 결과, 정기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한 군은 비사용군보다 뇌졸중 위험이 7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캔자스의대 Paul M. Ndunda 교수팀은 전자담배와 뇌졸중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2016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진행한 건강위험행태요인 감시체계(Behavioral Risk Factor Surveillance System, BRFSS)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BRFSS 조사에 참여한 18세 이상 응답자 약 41만명 중 약 6만 6800명이 전자담배를 정기적으로 사용했고(전자담배군), 전자담배 비사용군은 약 34만 3900명이었다(비사용군).

평균 나이는 전자담배군이 44세로 비사용군(57세)보다 어렸고, 당뇨병 유병률도 낮았다(각각 9.8% vs 12.1%). 체질량지수(BMI)는 전자담배군 27.7kg/㎡, 비사용군 28.1kg/㎡였으며, 일반 담배 흡연자는 전자담배군 78.7%로 비사용군(37.4%)보다 2배가량 많았다.

나이, 성별, BMI 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전자담배군은 비사용군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1.71배 높았다(OR 1.71; 95% CI 1.64~1.8).

게다가 심근경색 또는 협심증/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전자담배군이 비사용군 대비 각각 1.59배(OR 1.59; 95% CI 1.53~1.66), 1.4배(OR 1.4; 95% CI 1.35~1.46) 높았다.

▲전자담배 사용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전자담배 사용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Ndunda 교수는 "그동안 일부 소규모 관찰연구에서 전자담배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코호트를 통해 전자담배 위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포함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통해,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거나 흡연하지 않은 이들에게 전자담배 또는 일반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추후 명확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Ndunda 교수는 "연구에서 전자담배군이 얼마나 많은 연기(vaping)를 흡입하는지를 정량화하지 않았다"며 "향후 이 같은 한계점을 고려해 전자담배와 뇌졸중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들의 장기간 예후를 평가한 연구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켄터키대학 Larry B. Goldstein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와 심각한 심혈관사건의 연관성을 본 첫 실제 데이터(real data)"라며 "전자담배가 가열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인식과 달리 이번 연구는 가열담배뿐 아니라 전자담배도 심혈관사건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6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2019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19)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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