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법, 임세원 교수 및 유가족 유지와 다른 개악(改惡)
임세원법, 임세원 교수 및 유가족 유지와 다른 개악(改惡)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2.08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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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규 의원, 8일 임세원법 입법 공청회 개최
단순한 법 개정보다 인적·물적 자원 인프라 구축이 더 시급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故 임세원 교수의 사망으로 인해 발의된 임세원법이 임세원 교수 및 유가족들의 유지와 다르게 개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단순한 법률 개정만으로는 정신건강을 위한 치료와 시스템 구축은 불가능하며, 인적·물적 자원 인프라 구축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故 임세원 교수의 피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당 차원에서 결성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 팀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최근 TF 활동의 결과물로, '임세원법'을 발의했다.

윤 의원은 8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임세원법-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 법률안에 대한 공개 토론보다는 정신건강 치료를 위한 인적, 물적 자원 인프라 구축과 사회 인식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 법률안은 故 임세원 교수 및 유가족들의 유지와 다르게 개정됐으며, 과거로 회귀한 개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권단체인 파도손을 비롯한 정신건강 서비스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가혹행위 실태조사가 먼저 이뤄지고, 폐쇄병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도손 이정하 대표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임세원법이라는 명분만 빌려 고인의 유지에 반하는 악법을 강행하고, 법안의 중요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윤 의원 개정 법률안은 반임세원법으로 원천 무효이며, 구 정신보건법 보다 후퇴한 초헌법적 개정안으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하 대표를 비롯한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당사자가 치료받지 않은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정신병원을 전수조사하고, 정신질환자를 죄인 취급하는 폐쇄병원 즉각 폐쇄 및 정신적, 물질적 피해 보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응급입원과 응급치료를 제외한 모든 강제입원, 강제치료를 없애고, 지역사회에서 생활, 취업, 치료, 재활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주장했다.

공청회 발제를 맡은 발표자들 역시, 단순한 법 개정으로는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동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신건강복지법 제도개선 방안'에서 재원과 인력 투입 없이 법안 문구 변경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역 정신보건 기반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시행과 확산이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사회로 전원될 수 있다"며 "그런 사회적 변화 이후 추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이해국 교수는 '정신건강을 위한 치료와 지원시스템 개선방안'을 통해 의료진과 가족에 의해 결정되는 강제입원은 의사, 환자, 가족, 사회 모두에게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자발적 치료를 위한 의료비와 복지지원을 명확히해야 한다며, 국가의 공식적 입원결정과 절차보조인 제도의 도입을 통해 의무적 치료가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질환이 신체질환과 차별없이, 제대로 된 치료를 적기에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는 사회환경과 국가 정신건강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역설했다.

윤석준 고려의대 예방의학 교수는 '정신건강 공적 재원 확충의 필요성과 방향'에서 국내 정신질환관리 예산이 증가추세에 있지만, 보건 예산의 1.5%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19년 보건복지부 총 지출 예산은 72조 5148억원이다.

이 중 보건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은 11조1499억원으로 정신질환관리에 쓰이는 예산은 1713억원 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는 "정부는 현재 투입되고 있는 1.5%의 예산을 OECD 평균 수준인 5%까지 확대돼야 한다"며 "법만 가지고는 사회변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심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인식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입원일수에 따른 수가 차별화와 중증도 및 입원일 수에 따른 현행 가산제도의 차등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건강증진기금의 정신건강증진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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