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37001 인증 통한 리베이트 근절부터 산업안전·정보보호까지
업계, 글로벌 진출 위한 신뢰도 제고 노력 취지라지만..."인증 부담은 사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던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 

이 같은 국제적인 기준이 제약업계 안에서도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보다 많은 인증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국내사, ISO 37001 시작으로 인증 드라이브

제약업계는 최근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001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7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사가 중심이 돼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업계가 ISO 37001 인증에 나선 데는 제약업계 자정활동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처럼 부패한 경영이 적발됐을 때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타격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는 곧 제약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연에 방지하자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CP(Compliance Program)가 확대되는 추세도 한 몫 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이원기 원장은 "국내 제약시장은 제네릭 위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품목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리지널사는 한국 제약기업의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며 "그동안 CP는 선언적 의미가 컸지만, 현재는 강화되는 규제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들고자 ISO 37001과 같은 국제표준 인증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산업안전·정보보호까지..."넓혀라! 인증"

ISO 37001 인증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풍토가 생기자, 제약업계에서는 산업안전, 정보보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ISO 37001을 제약업계 처음으로 인증받은 데 이어 올해에는 정보보호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27001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ISO 27001은 정보보호 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이다. ISO 27001 획득을 위해서는 정보보호 정책, 물리적 보안, 접근 통제, 법적 준거성 등 14개 관리영역 114개 항목에 대한 적정성평가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미약품은 향후 지속적인 보완관리를 위해 전담조직과 인력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ISO 27001 인증을 바탕으로 보다 신뢰받는 글로벌 제약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ISO 45001도 관심을 쏟고 있다. 

ISO 45001은 조직의 안전보건 리스크 파악과 안전보건 사고 예방 등을 위해 국제표준화기구가 국제노동기구와 협의, 작년 3월 새롭게 제정한 국제표준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부광약품을 시작으로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에 따르면 규제준수 경영시스템,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국제표준, 모범지배구조 원칙 관련 국제표준 등 다양한 국제표준이 개발 중이다.

컴플라이언스인증원 이원기 원장은 "오는 2020년 인증 가능한 표준으로 개발 중인 규제준수 경영시스템 ISO 37301 등 다양한 준법 관련 국제 표준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제약업계 "우리도 해야하나..."

이처럼 다양한 ISO 인증이 개발·추진되고 있지만, 업계는 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부담스러운 기색은 역력하다. 

인증 추진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비롯해 인증 이후 지속적인 운영 등이 부담인 셈이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제약업계에도 여러 ISO 인증이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증을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 또 인증 이후 지속적인 운영을 하지 못해 박탈됐을 때의 이미지 실추 등이 직접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ISO 인증 종류가 많아지면서 '쫓아가기식' 인증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국내사 관계자는 "너도나도 여러 ISO 인증을 받으려 몰려다니는 모양새"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점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회사에 필요한, 향후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인증을 받는 풍토가 생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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