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 임태환 회장 취임 기자 간담회
임태환 회장 "과학적이고 객관적 리포트 출간 희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임태환 회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임태환 회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떤 단체에서 의견이나 성명서를 발표했을 때 얼마나 대중의 이목을 끄느냐는 그 단체가 얼마나 존중받느냐에 달려있다.

안타깝게도 의료계에는 이 같은 단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다양한 의료 관련 단체가 있지만 이들 성명서는 자기 단체의 입맛에 맞는 자료를 낼 뿐이다.

그래서 이들 단체의 입장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의료계의 존중받는 전문가단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8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의학한림원 임태환(울산의대 영상의학과) 회장은 국민이 존중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롤모델로 제시한 것은 미국의학한림원.

임 회장은 "의학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서 나오는 리포트는 국민 모두가 인정하고 따른다"며 "의사도 실수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처음 낸 곳도 미국의학한림원이다. 근거에 기반하고 과학적이기 때문에 국민이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미국 사회가 의사를 존중하고, 전문가를 존중하는 토대가 있기 때문에 이런 보고서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미국의학한림원처럼 좋은 리포트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학한림원 박병주 부회장은 좋은 리포트를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재정 자립을 꼽았다. 

미국 의회에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정부외 민간 등에서도 미국의학한림원에 연구를 의뢰한다는 것. 

박 부회장은 "미국의학한림원이 발간하는 리포트는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다. 힘은 여기에서 생기는 것"이라며 "보고서가 외부 힘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재정자립이 우선인데, 미국은 그것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원 선발 기준은 얼마나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할 것이냐다. 우리와는 다른 기준"이라며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의의 연구 실패는 인정하는 분위기 필요"

임기 3년을 시작하는 임 회장은 연구 풍토가 달라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없는 이유와 같은 맥락인데, 빠른 성과를 기대하는 정부와 기다려주지 않는 국민이 그 이유라고. 
  
임 회장은 "만일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아마도 외국 기관에서 공동연구를 하는 연구자일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천기술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정부는 연구비를 주고 결과를 빨리 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또 "연구 성과를 내려면 연구비를 지원하고 정부나 국민이 참을성 있게 기다려줘야 한다. 또 만일 실패했더라도 선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계 규제 철폐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좋은 의료기술과 수입 창출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먼저 봐야 한다는 것. 또 세계에서 인정받는 뛰어난 기술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제시하는 기준 정도는 너끈하게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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